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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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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2 17:14

황토방에서 잠자기

조회 수 1528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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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1월 18일

신랑은 한주동안 맘이 바쁜 가운데 일을 계속 강행하다보니 몸이 조금 곤한가 봅니다.
목소리가 잠겨있네요. 한빛은 콧물이 쬐끔씩 나오고, 한이는 그래도 건강합니다.

토요일 몸이 여엉 아니었던지 신랑은 군불떼 놓고 조금 쉰다며 위로 올라갔습니다.
동안 밑반찬이 없어서 일주일동안 고생했다 하여서,
현준네에서 얻은 새 무우를 씻어 동치미 담그려고 굵은 소금 뿌려서 항아리에 재 놓고,
밭에서 잘 자라고 있는 튼실한 배추 뽑아서 소금에 절여 놓습니다.

다섯포기 정도를 절였는데 아무래도 고춧가루가 부족할 듯 해서 올해 말려놓은 고추라도 빻을까 싶어 고추 꼭지를 따다 보니 2~3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신랑은 위에서 저녁을 먹자며 내려왔습니다. 물기 빠지라고 건져놓은 배추도 위에서 버무리자 합니다.

찹쌀이랑 밀가루 섞어 끓여놓은 풀에 무우랑 생강이랑 고춧가루를 넣고 간을 맞춰 속을 버무렸습니다.
그리고는 배추가 담긴 바구니채, 양념을 담은 다라이채 차 뒤에 싣고 위로 올라갔습니다.

밥이 되는 동안 해물탕꺼리를 다듬어 올려놓고 저녁먹을 준비를 하고는,
다라이랑 바구니랑 방에 들여놓고 배추를 버무리기 시작했습니다.
배추 다섯포기로 꼭 김장하는 것처럼 벌려놓고 말입니다.ㅎㅎ

어천 아주버님이 놀러오셔서는 다섯포기로 하루종일 김치만 담그냐고 구박을 하십니다. ㅎㅎ
아래 제각에 계시는 일광님도  오셔서 깔끔한 해물탕을 끓여가면서 막 버무린 배추에 맛나게 저녁을 먹습니다.

한빛은 소금에 절여진 노오란 배추 속을 맛나다고 계속 먹고,
한이는 김치가 맛있다며 입안 가득 잘도 먹습니다.
어천 아주버님이 가져오신 돼지갈비를 코일에 싸고는 아궁이에 넣어서 구워도 먹고~
신랑이 좋아하는 대조영도 보고~
방바닥이 따뜻하니 아무데나 누워도 좋기만 합니다. ㅎㅎ

방이 넓으니 신랑은 TV보고, 한이는 숙제하고, 한빛은 돌아다녀도 서로 걸리지 않고 말입니다.
창 밖으론 능선이 한 눈에 보이고, 한이는 어디 모텔에 놀러온 것 같다고 합니다. ㅎ
화장실 가려고 밖에 나와보니 하늘에 별이 바로 머리 위에서 반짝입니다.
저번주에는 저녁 대신 고구마를 호일에 싸서 손이 시꺼매지도록 구워먹고,,,

일요일 아침에도 방바닥이 뜨끈하니 신랑은 더 쉬고 싶다 합니다.
옆에서 한이랑 한빛이랑 재미나게 놀고 뛰어다녀도 되고 참 좋습니다.ㅎ
"당분간 주말에는 여그서 자자고~" 모두들 OK~! 입니다.

벽 작업은 저번주 쌓아가던 거실(씽크대가 놓일 자리)의 벽이랑 창틀이 다 되어 흙이 가라앉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들어오는 현관 앞의 벽작업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신랑이랑 둘이서 앞에 있던 장승조각할 나무들을 뒤로 옮기고 작업하기 쉽도록 깔끔히 청소를 했습니다.
아래 바닥도 삽으로 깎아서 평평하게 만들고 작업대도 옮겨놓고 말입니다.^^  
  • ?
    김현거사 2006.11.22 19:07
    황토방에 지지면 사지가 녹작지근 하지요.
    좋겠네요.
  • ?
    오 해 봉 2006.11.23 23:15
    미소지으며 잘 읽고 갑니다.
  • ?
    moveon 2006.11.27 23:17
    어떤 모습의 장승이 나올지 기대 됩니다. 아마 한이와 한빛이를 닮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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