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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마을>산마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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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1 17:07

창고 짓기

조회 수 190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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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6월17일 금요일

전철을 타고 남부터미널로 부리나케 뛰어갑니다. 5시 56분.
창구에서 예약해 놓았던 7시 표를 끊고는 혹시 좌석이 있을지 몰라 버스에 가보니 다행히 자리가 있답니다.  이렇게 좋을 수가~ ㅋㅋ  6시차 타고 출발입니다.

보통 주말에는 임시차를 운행해야 할 정도로 붐비던 터미널이 생각보다 한산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그 동안 진주행 요금을 비싸게 받아왔던 고속버스가 남부와 같은 요금으로 내렸답니다.
두 회사 간에 경쟁이 붙은 거지요.

같은 구간을 카드결제가 가능한 고속버스와 현금만이 가능한 시외버스,
그렇지만 저처럼 진주까지 들어가지 않고 산청이나 원지를 통해 중산리로 지리산에 오르실 분들에겐 역시 조금은 한가한 시외버스가 좋습니다.^^

남부터미널 측에서는 7월1일부터 진주행 노선을 더 투입하여 서비스로 승부를 하겠다니 앞으로 지켜볼 일입니다.

집에 도착,
한빛 머리감기는 동안 신랑은 햇감자에 한이가 반죽해 놓았다는 밀가루를 얍실하게 떼어넣고 수제비를 끓여옵니다.

이렇게 맛있을 수가~ ^^


★ 6월18일 토요일

햇감자 채 썰어 볶고, 고춧잎 데쳐 조물조물 무치고, 미역을 참기름 넣고 다글다글 볶아 미역국 끓이고 아침 상을 차립니다.
한빛은 밥상 들어온다고 박수치면서 제일 양이 많은 아빠 밥부터 시작해서 한번씩 포크로 찍어먹습니다. ㅋㅋ

아침을 먹은 신랑은 저보고 일찍 올라와서 창고에 비닐 씌우는 거 도와달라며 먼저 올라갑니다.
참으로 달걀이랑 오리알 삶고 수박 자르고 물도 챙겼습니다.
위로 올라가니 창고 뼈대가 다 세워져 있습니다. 무더운 날 신랑은 힘이 드는가 봅니다.
기운이 없어 보입니다.

둘이서 비닐을 씌우고 양쪽을 잡아당겨 고정시킵니다.
그 위로 비닐 삭지 말라고 차광망도 씌워줍니다.

한달이 넘게 ‘나무 보관할 창고를 지어야 할텐데~’ 하며 고심했던 창고가 드디어 지어졌습니다.^^ 양쪽에서 바람에 날라가지 말라고 중간중간 줄도 팅궈 주고~,,

신랑이 줄 끝에 흙을 담은 면장갑을 묶어 이쪽으로 던지면 한이는 ‘엄마 제가 할께요~ ‘하면서 부리나케 뛰어와 잡아당기고는 면장갑을 아빠에게 가져다 주고,
저는 줄이 풀리지 않도록 아래에 묶고 ‘다 됐어요’ 하면 신랑은 맞은편에서 줄을 잡아당겨서 마무리를 합니다.
그 사이 한빛은 비닐 하우스 안에 들어와 ‘까꿍’하며 고개를 내밉니다. ㅋㅋ

일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원지매표소에 근무하시는 현수어머님이 넘어오셨습니다.
저녁은 밭에서 길쭉하게 자란 풋고추를 따서 쌈장에 찍어 먹습니다.
약간 매콤한 것이 지금 먹기에 딱 좋습니다.^^

한빛은 처음에는 큰엄마에게 낯을 가리더니만 원두막에 가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엉덩이를 쑤욱 내밀고 현수엄마 무릎에 털퍼덕 주저 앉습니다.

어스름 주위가 어두워지고 원두막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논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개구리울음소리를 벗삼아 이렇게 있음이 참으로 좋습니다.


★ 6월 19일 일요일

돼지고기 넣고 김치찌개 끓여 원두막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오늘은 한이가 아주 맛있게 먹네요.
녀석을 자세히 보니 얼굴에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어깨도 넓어졌습니다.^^

하우스에 줄 팅구는 마무리 작업을 하고, 빨갛게 익은 산딸기 열매를 한웅큼 따서 일하고 있는 신랑 입에 넣어 주었습니다.
새콤달콤 오도독 씹히는 산딸기~  한이도 맛있다며 따먹습니다.

한빛은 졸린지 꾸벅꾸벅 졸다가 맨땅에 포데기를 끌고 다니며 그대로 땅위에 엎어져 자려고 합니다.
녀석을 황토벽돌 찍으려고 모아 둔 흙 위에 올려주었더니 오빠랑 흙장난 하면서 잘 놉니다.^^

우리는 큰 나무 둥치들을 경운기에 싣고 아래 창고로 옮겨 차곡차곡 쌓아갑니다.
위에서 놀고 있는 한빛 녀석은 “아빠~ 아빠” 하면서 부르는데 녀석의 눈은 저를 보고 있습니다. ㅋㅋ

나무들이 조금씩 치워져 집터가 훤하니 좋습니다.
이제 황토벽돌 쌓아놓고 문틀작업하기에 걸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한빛을 안고 머리를 감기면 녀석은 시원한지 눈을 지긋이 감습니다.
두 녀석이 한 목욕통에 같이 들어가 공놀이 물놀이 한다고 재미가 났습니다.
‘그래 앞으로도 지금처럼 사이 좋은 오누이로 자라렴~^^’

부추에 홍합을 넣고 부자가 좋아하는 부추찌짐을 합니다.
한이 거는 특별히 홍합을 더 넣고 신랑 거는 매콤한 땡초를 썰어 넣었습니다.
옆에서 한이가 뒤집겠다며 분유통을 발판으로 딛고 올라 서 있습니다.
햇감자도 삶고 밭에서 따온 가지도 삶아 미역넣고 냉국도 만들었습니다.

맛있게 냠냠냠 먹고 원지로 나옵니다.
한이랑 숨바꼭질 놀이하고 한빛은 아장아장 걸어 다니고~ ^^

자기야!
더울 때는 바쁘더라도 쉬어가면서 일하셔요.
우리에겐 건강이 전부인데 괜히 더위 먹고 건강 해치지 말고요^^


위성인터넷은 여전히 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중고로 15만원 선에 매매가 되는 것 같습니다만, 우리에게는 비싼 가격이라 차분히 기다려보려 합니다.

어디 굴러다니는 수신카드 없을까나? ㅋㅋ
  • ?
    오 해 봉 2005.06.21 22:29
    한이가 밀가루 반죽을 해놨다니 조금있으면 수제비도 만들겠네요
    (^_^),
    한이가 하는것보고 한빛이는 더잘할거고 끼득이님은 고생다했네요,
    오손 도손 한이네집 행복한 한빛이네집.
  • ?
    김현거사 2005.06.22 09:30
    '행복이 가득한 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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