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황매산 철쭉제

by 끼득이 posted May 1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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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이들은 학교로 떠나고
우리 일행은 과일과 김밥 물을 준비하고 황매산으로 출발하였다.

원지에서 좌회전하는 길,
뒤에서 누가 차문을 두드린다.
자세히 보니 한빈마을 자중님네 앞집아주머니시다.

내일 모내기라 자식들이 온다고 쑥떡 할거랑 시장본 것을 옆에 두고 버스를
기다리던 중 우리 신랑이 한눈에 뜨이더란다.ㅋㅋ
신랑이 남 같지 않고 동생같아 이쁘다며 편해서 부르셨단다.
선생님이랑 뒷좌석에 같이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한빈마을에 내려드리고,
커피 한잔 마시고 귀한 생수도 한병 얻었다.

황매산.
여기는  한쪽은 산청군, 한쪽은 합천군이 관리를 하고 있다.
산청군 쪽 보다는  합천군 쪽이 전망이 좋다. 또한 작년에 산꼭데기까지 도로가 뚫려 쉽게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차를 주차시키고 뽀송뽀송한 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직 절정은 아니지만,
사람도 그리 많지 않고 햇살은 뜨겁지만 바람은 무지 시원하다.





고3 담임이신 유용화선생님,, 2박 3일동안 밤이 깊도록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이 황매산 철쭉은 내 생애 마지막 가는 길 아름다운 추억의 목록에 추가하시겠다고 ...
삶을 참으로 열정적으로 부지런히 따스하게 바라볼 있는 넉넉한 마음과 눈을 가지신 분이다.



중학교 동창이신 영숙님.
두분이 학교다닐때 전체 성적  1, 2위를 다투셨단다.ㅋㅋ



50여년 전 라이벌이 지금은 오랜 친구로 변함없는 우정을 나누고 있다고,..^^



선생님과 나
20여년전 우리는 오방떡 반장에 육방떡 담임교사로 만났었다.ㅋㅋ
반 친구들이 지어준 별명이니 아마도 닮긴 닮았나 보다.







황매산 철쭉에 맞게 연분홍 조끼를 차려입은 멋장이 두분과
안꾸미고 다닌다고 혼난 저와.ㅋㅋ





연분홍 이불꽃이 산 자락 가득 펼쳐져 있다.
사람이 안에 들어가면 머리만 간신히 보일 정도이다.
이. 뻐, 죽. 겠. 다.





사진 찍으라고 마련해 둔 계단에서
머리 위에 철쭉 이불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탄성을 자아낸다.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는 영숙님을 우리는 공주라고 부르기로 했다.



한이, 한빛이랑 같이 왔으면 더 좋았을 것을,
녀석들은 오늘 학교가는 날.ㅋㅋ



활짝 웃는 선생님 표정과 활짝 웃으며 안긴 철쭉꽃이 어우러졌다.





내년엔 더 멋진 철쭉제가 될 것 같다.
우리는 하산하여 홍어를 안주로 조껍데기술을 마셨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 말랑말랑한 길이다. 발 바닥에 착착 안겨드는 촉감이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