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빚다

by 끼득이 posted Oct 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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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유치원에서 송편을 만들었다고 자랑이다.
한 사람앞에 4개씩 만들어 쪄서 먹었다나!!
암튼 추석에 송편을 만들고 싶다는 녀석의 말에 시장보는 김에 신랑이랑 떡방에 가서 쌀가루를 샀다.

금요일 아침
눈뜨자 마자 녀석은 '언제 송편 만드느냐며 재촉이다.^^'
산적거리 준비하고, 굴, 호박, 고추전,생선포 뜬 거, 해물 동그랑땡, 새우튀김 준비하고.

창원에서 둘째 아주버님네 가족이 왔다.
중학생인 현진이와 한이와 동갑내기인 설희,
송편만들자 하니 모두들 눈빛이 반짝반짝거린다.

쌀가루 반죽,
색깔을 넣어 보자며 당근, 부추와 쑥을 도깨비 방망이로 갈았다.
송편 속으로는 깐밤을 삶으며 꿀을 넣은것,
참깨와 설탕을 넣은 것,
두가지이다.

전 붙이는 파와 송편 만드는 파 둘로 나뉘어졌다.
녀석들에게 각각 그릇을 주고 송편을 빚으라 하고~ ^^















한이와 설희, 한빛은 송편을 빚다 밖으로 나가 놀고,
중학생인 현진이는 진득허니 끝까지 만들고 있다.
모양도 어찌나 곱게 빚는지 녀석 시집 잘 가겠다고 한마디씩 거든다.ㅎㅎ



굳어진 반죽을 다시 치대며 ~



흰색과, 쑥을 갈아 넣은 약한쑥색, 당근을 갈아 넣은 당근색.



신랑이 끊어다 준 솔잎을 솥 바닥에 깔고 송편을 쪘다.
생각보다 송편이 쫀득허니 맛이 난다.

추석 내내 밤하늘의 달님은 어찌나 밝던지,
어찌나 달리기를 잘하던지, 흰구름 사이를 쏙쏙 잘도 달려간다.
어스름한 저녁 동쪽 하늘에서 떠서는 바깥에 커다란 달무리와 함께
밤하늘에 곱게 떠서는 서쪽으로 사라져 간다.
잠자기 전 한빛이랑 손을 잡고 달님을 쳐다보며 "동그란 달님이 참 곱다' 했다.

월요일
신랑은 일한다 하고는 나만 오면 잠이 온단다.ㅋㅋ
맨날 떨어져 있으니 이럴 때 마누라가 있는게 실감이 나는가 보다.
아이들도 학교 갔다 오자마자 '엄마 배고파요~' 한다.
그러다 '아!~ 오늘 엄마가 계시길래 토요일인 줄 알았어요~^^'
녀석들에게는 엄마가 '밥'인가 보다.ㅋㅋ

풍성한 추석이다.
알알이 달려있는 과실처럼
나날이 알찬 시간이 되기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