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란?

by 끼득이 posted Dec 0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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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타일에 글자가 어떻게 써지는지 사진을 따라가 보자.















아래 신랑 신발이 보인다.^^



흰색으로 윤곽을 잡아 글씨가 두드러지게 한다.



한.. 아래
재주는 크고 작음이 없다.



재주는 나의 것이 아니다.



재주란?
나만이 가지고 있는 재주는
진정 재주를 가졌다 할수 없을 것이다.
그 재주를 나누고 전달하였을 때에야
비로소 재주를 가졌다 할 것이다.



썰렁하던 나눔의 마당에
하늘과 구름을 그리고 푸른 풀을 그리고,
기와를 켜켜히 쌓고 지붕기와를 얹고
양 옆에는 둥그런 항아리로 보초를 세워놓았다.

그러고는 평소 생각나는 글들을 기와에 타일에 한자 한자 새기고는
글이 살아있는 듯 자리를 잡아놓았다.
오늘 아침까지 신랑이 마무리한 일이다.^^

지붕위의 파아란 하늘과 하나 되어 보기만해도 따스함이 베어난다



11월 마지막 일요일엔 아침부터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덕분에 꼼짝않고 실내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었는데,
오후 들어 신랑이 한숨 자고 일어나 뭐 먹을 거 없냐고 기웃기웃, 누룽지를 만들어 먹잔다.

좀 전에 한이가 만들어준 누룽지를 야금야금 먹고 아빠거라고 남겨 놓았었는데
남은 거는 달랑 한개.
못내 아쉬운 신랑 얼굴을 보니,
안되겠다 싶어 얼른 압력밥솥에 밥을 안쳤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퍼서 한이에게 주고 누룽지 만들자 했더니
녀석이 누룽지기계 앞에 장갑을 끼고 자리를 잡았다.
한번에 만들어지는 양은 8개,
한이가 밥을 눌러 내놓자 마자 식기도 전에 접시는 깨끗하게 비워졌다.

또 한판 만들어내니
신랑 4개, 나 2개, 한빛1 개, 한이 1개
누룽지 쟁탈전이 벌어진다.ㅋㅋ
이럴때 신랑은 애기같다.

그렇게 아들이 만들어준 누룽지를 맛나게 먹으며 비오는 일요일을 보냈다.
.
.
.

한참있다 저녁 상을 들였는데
다들 배가 부른지 밥을 조금씩만 달라고 한다.
오늘 저녁은 오징어를 삶아 브로커리랑 초장에 내고,
남은 김치와 두부를 넣고 졸인 것이다.

밥을 조금만 먹겠다던 한이는 더주세요 더주세요 하더니 밥 3그릇,
나중에 남은 거는 내거라며 엄마밥까지 넘보는 한빛도 3그릇,
나도 먹다보니 3그릇
신랑은 누룽지를 많이 먹어 한그릇이다.ㅋㅋ

주말마다 이리 배부르게 먹으니 내 살은 언제 빠질런지 모르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