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꽃 피고 새가 우는~

by 끼득이 posted May 12,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토요일.

운동장 위쪽으로 정리를 해 나가던 신랑, 물이 뽕뽕 솟아나는 그곳에서 한참을 쭈그리고 있다.
뭘하고 있나 가보니,
위에서 미꾸라지가 넘어온단다.

그런데 아주 큰 녀석이 하나 있는데 물고기보다 잽싸다고~
하여 그 녀석을 잡겠다고 한참을 그러고 있다.

조금 있으려니 저기서 꿀렁꿀렁,
그 녀석이다.
어찌나 동작이 날랜지 한참을 사투를 벌여 잡았다.
그러고는 다른 녀석들과 비교해 보니 정말 월등하게 차이가 난다.

잡은 미꾸라지를 어머님과 아이들에게 보여주고는
연못에 풀어주었다.

사물놀이 연습을 마치고,
입석초등학교 동창회가 열리는 곳으로 잠시 넘어갔다.
올해는 섭이아주버님 기수가 행사를 주최하는 고로
아침부터 여기저기 설치하느라 바쁘셨던 아주버님
기분좋은 얼굴로 허허 웃고 계신다.^^

어버이날이 어서 그런지 동네 어르신들도 많이 보이고
부채춤, 민요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창원에서 둘째 아주버님네가 넘어왔다.
오늘은 어찌나 차가 막히던지 한참이나 걸렸다고~
함께 저녁을 먹고~
어머님이 덖어 놓으신 햇차도 마셨다.

일요일
어머님이 햇차를  덖으시고 계시다.
거실에 구수한 현미차 맛이 은은하니 좋다.
보통때는 한두번 덖고 기냥 말려 놓으셨다는데 오늘을 9~10번을 덖으신다고,
확실히 맛이 더 우러나 구수하다며 덖고 비비고 식히기를 반복하신다.





나는 그 옆에서 신랑과 애들 겨울옷을 창고로 옮기고,
여름옷을 꺼내놓으며 대대적인 옷장정리에 들어갔다.
한이는 작년에 비해 훌쩍 커버려 작아진 옷이 많고,
어렸을때 입었던 체육복을 꺼내들고 '니가 입었던 거라' 하니 "이 작은 걸 제가요?"^^
옆에 있던 한빛이 오빠 체육복을 입고는 좋다고 한다.

해가 뉘엇뉘엇 넘어갈 즈음
운동장이 북적북적 해진다.
동창회를 마친 섭이아주버님 동기분들이 넘어오시고,
조금 있으니 조은아빠님이 아는분을 모시고 함께 오셨다.

아이들은 범퍼카로, 야구, 축구, 배드민턴을 하고~
어른들은 삼삼오오 모여 서로 인사를 나눈다.

이 세상에서 울 마눌이 가장 섹시하다는 조은아빠님
금슬좋은 부부다.^^



함께 오신 분들~
사진을 찍는데 기왕이면 활짝 핀 철쭉에서
다시 한번 더 찍어달라 하신다.
꽃보다 화사하다.





말은 별로 없으시지만
진솔해 보이는 부부



이 참에 우리부부도 꽃 앞에서 같이 찍었다.



모두들 집으로 떠나고
신랑이랑 한이랑 운동장을 정리하고 차를 집어넣는 동안
저녁 준비하러 한빛을 업고 위로 오른다.

녀석이 울먹울먹
'엄마 서울 안가셨으면 좋겠어요'
요새 들어 녀석이 부쩍 하는 말이다.

머리위 전신주 위에서 2~3마리 참새가 지지배배 지저귀는데 그 소리가 어찌나 청량한지..
한빛에게 "새 몇마리가 울고 있게?" 하니 가만히 귀기울이다 우는 소리는 쏘옥 들어가버렸다. ㅋㅋ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오는 풀들과
활짝 피어나는 꽃들
하늘을 활보하고 마음껏 날아다니며 지저귀는 새들,
한참 물이 올라 연두색 잎파리를 힘차게 키워내는 나무들,

그 속에서 생활하는 우리
정말  행복한 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