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

by 끼득이 posted Mar 1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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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3월 2일 오전 10시30분

오늘따라  바람이 제법 붑니다.
올해 입학하는 초등학교 1학년들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맨 앞에 두줄로 서고,
그 뒤로 2학년부터 6학년생들은 입학하는 동생들을 환영하느라 서 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흰 머리칼을 바람에 멋있게 날리우면서 오늘따라 봄바람이 1학년들 입학을 시샘하는 것 같다며 말문을 여십니다. ㅎㅎ
애들이 학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학원을 등록해 선행학습을 하지 말아달라는 것과
점심인 12시까지는 한참이니 배 곯아 있는 아이들 없게 바쁘더라도 아침을 꼬옥 먹여서 보내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하십니다.

나이 지긋하신 담임 선생님 뒤를 따라 교실에 들어가보니 다 고만고만한 병아리들 같습니다.

남자아이 10명, 여자아이 20명,
시골치고 참 아이들이 많습니다.


☆ 3월 3일 금요일 아침 7시

6시반에 알람을 맞춰놓고 일어나 녀석의 아침을 준비합니다.
동안은 울 식구들이  올빼미띠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었는데 오늘부터는 새벽별을 보아야 합니다. ㅋㅋ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이녀석 뭔가 엄마에게 할 이야기가 있는듯 울먹울먹 합니다.
"왜 그래~ 얼른 준비하고 학교 가야지~" 하니,,
"엄마, 이거 엄마가 싫어하는 이야기인데 말 해도 되요?"
하면서 학교 안가면 안되냐고 그럽니다.

한이가 이제 애기도 아니고 작년처럼 유치원도 아닌 학교는 이제 가야하는 거라고~
엄마도 한이랑 함께 있고 싶지만 5일을 서울에서 보내고
아빠도 편히 쉬고 싶지만 우리 식구 따뜻하게 살 수 있게 허리 한번 안펴고 집 짓고, 한빛 보고, 살림 하듯이,
한이도 이제는 학교에 가는 거라고 이야길 했더니 알아듣는 눈치입니다.

한빛은 잠속에 한참 빠져 있으니 동안 양보했던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지 한이녀석 한빛처럼 제 무릎에 앉아 밥도 떠 먹여 달랍니다. ㅋㅋ
그렇게 아침을 먹이고 옷 챙겨 입혀주고 가방 메고 아빠에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는 학교 버스가  도착하는 마을까지 함께 걸어갑니다.

도로에는 현준이, 성준이, 수현이, 수연이 언니, 영아까지 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려니 노란 학교차가 쌔앵 하니 달려옵니다.

기사 아저씨가 "한이 오랜만이네~ 이제 1학년 되는기가~" 하면서 "어머니 걱정마시고 시간되서 한이만 보내시면 됩니다" 하시며 반갑게 인사를 하십니다.

노란차를 보내고 집으로 오는 이른 아침, 맑은 공기와 하늘이 좋습니다.^^
이렇게 한이의 1학년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

학교에 다녀온 녀석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도 배가 고프다며 밥을 달라고 합니다.
우리는 위에서 일하는 동안 황토방 안에서 숯불을 피워 첫날은 돼지갈비를 재어서 먹고, 둘째날은 소 곱창을 양념해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첫날~ "학교에선 재미있었니?" 하고 물으니 '엄마  학교가면 재미 있는데요 이상하게 집에 오면 학교가기가 싫어져요' 그러더니
둘째날엔 재미있다고 고개를 끄덕끄덕 거립니다. ^^

알림장을 보여주는데 선생님 성함이랑 연락처랑 숙제를  잘 적어왔고,
준비물은 받아쓰기가 뭐했는지 작은 알림장을 접어서 가져왔습니다.

펴보니 그림으로 그려왔는데  하나하나 가리키면서 '요건 자구요, 이건 풀, 색연필, 크레파스, 스케치북......'
"한아~ 니 짝꿍은 잘 적드나?" 했더니 "아니요 짝꿍도 글자 몰라서 저에게 물어보는데요"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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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묘목을 심었습니다. 3년생 900주로 육송 450주, 해송 450주
한달전에 주위 아는 분께 신청을 해 놓았는데 이번에 가져다 주셨습니다.  

몇년 자랄 것을 생각해 간격을 넉넉히 주고 우선은 밭에 일부를 심고 땅이 모자라 산 중턱에 심었는데 둘이서 하루 꼬박 심어도 반도 못 심었습니다.

한빛은 졸립다고 업어달라는 녀석이 나무 심는 밭에 데려가니 언제 그랬냐는 듯 흙 만지고 풍뎅이랑 노느라 눈이 반짝반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