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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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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람이 신께 물었다.

"인간이 하는 짓 중에 제일 한심스러운 일이 뭡니까?"

신이 말씀하시길...

"짧은 생애를 살면서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먹고 사는
문제로 인해 계속 미루는 것이 인간들이 하는 가장 한심스러운
작태이다, 짧은 인생 원없이 살아도 아쉬울테데 말이다."

나의 이야기에 그녀의 찬성 박수 소리는 단호하고 간결했다.

그리고 나는 그윽한 눈길로 한 여인를 보며 말을 이어갔다.

사랑하는 사람이랑 두지터 에서 텃밭을 일구고,
마음 공부도 하며, 산을 타면서 살다가 돈 떨어지면,...

그녀는 밭으로 아르바이트 나가 배추 뽑고, 고추 따는 일을,
나는 마을로 내려가 막일을 하며 서로 돈이 조금 모아지면
또 다시 위와 같이 살고 싶어요.

어머 멋있네요,...반야님!!!
자연은 모든 것을 다 줄테니 그렇게 해요 꼭,...

그녀는 사랑하는 그 대상이 반야임을 직감했는지
내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주며 자연의 위대한 법칙을
반야에게 함께 이야기 하며 행복해 했다.

그녀는...40대라는 현실 나이가 믿기지 않은
10대 소녀처럼 해맑았으며, 건강한 아름다움과
순수한 영혼을 간직한 닉네임이 <착한별>이라 불리는
신비로움이 가득한 최고의 여인이었다.

외출하고 밤늦게 두지터로 돌아온 나와 반야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주방의 배수로가 막혀 물이 온통 사방에 고여 있음에도
천연덕스럽게 고추장에 밥을 비며먹던 그녀는 화달짝 놀라는
나를 보며 주방이 원래 그런줄 알았다며 배시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아티스트이자 왕자님이신
<금산>의 아기같은 얼굴이 고요히 고개를 쳐들고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분개로 치닫던 일순간의 감정이 푹 가라앉는 순간이었고,...

이 순간적이고 역사적인 첫 만남은 바로 우주 한 공간에 영원히
각인 되어 사라지지 않을것이다.

金山... 내가 그에게 붙여준 호이다.
쇠를 다루는 일에 있어 산이 되라는 뜻이다.
그리고 착한별이라는 닉을 사용하는 그녀가 금산에겐
왕자님이란 호칭을 주었다.

그와의 만남은 설 연휴가 끝난 그 다음주 두지터에 왔다가
함께온 일행들이 술취한 그를 남겨두고 모두 서울로 돌아간후...

고요한 밤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깊은 이야기를 쏟아냈을 때
나는 그의 경의로운 예술의 감각 앞에서 참으로 놀라웠다.

4년간 사귄 여자와의 이별, 그리고 이별전까지 그녀에게 받친
헌신적이고 조건없는 사랑을 이야기 할 때는 문득 금산이
사랑했던 그 여자가 보고 싶어졌다.

애인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간 금산은 8개월동안
헤어짐을 감수하고 돈을 벌어 빚 정리를 도왔던 로맨스트였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배신같은 이별 임에도 불구 그 여자를
이해하고 힘겨워하는 그 아기 같은 모습에서 참으로 순수한 열정을
대면하고 있었던 내 자신을 발견했다.

그런 그가 자신이 외계인이라 믿는 착한별을 만난 것이다.

그리고 금산은 착한별을 만난지 삼일만에...
아무런 연락도 없이 문득 두지터로 그녀를 데리고 왔다..
.
.
.
주방의 홍수를 대충 정리하고서야 반야와 금산 그리고 착한별은
어느새 차방으로 모여들었다.

반야와 둘이 고요히 깊은 이야기를 하며 보내고자 준비했던
술과 안주는 착한별님과 금산님의 합세로 더욱 더 흥겨워졌다.

착한별 그녀는 자신이 외계인이라고 했다.

그리고 참으로 오랜만에 다른별에 사는 왕자님을 만났는데...
그가 바로 자신의 관점이 아닌 우주의 신비로운 관점으로 작품을
쏟아내는 금산이라고 했으며....

그리고 내게 이 지구로 오기전 어느 별에 머물렀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 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다른 별에서 이 지구로 그리고 다시 외계로
가야할 존재임을 부인하지 않은 유일한 동일체였다.

"착한별님 지구에선 직업이 뭐에요?"

"무희에요,..."

"아! 그래요, 지금은 어디서 춤을 추나요?"

아무데서나... 그런데 춤추는 일도 잠시 멈추고
지금은 자유롭게 살고 있어요..

신의 말씀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짧은 인생
이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다 이 지구를 떠나고 싶어요.

착한별,...그녀는 내가 부럽다고 했다.

가슴속에 항상 그리운 존재 지리산에 처음 왔다던 그녀는

그녀가 진짜 좋아하는 산 지리산에 사는 허정님이 부럽고,
무욕의 나라 티벳을 사랑하는 허정님이 더욱 부럽다며...

그리고 매일 아름다운 별을 보며 사는 허정 그대가 그리울 것
같다던 착한별은,....

아름다운 머리결을 장식한 장식품을 내 손을 가져다 만지게 해준
너그러운 존재요.
두지터를 방문한 여성중 유일하게 인디언을 연상케한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항상 고요함 속에 묵묵히 술잔을 기울이던 금산은....

앞선 주말 리빙 두지터를 연출한 시드니 파 일행의 두지터 다녀간
이야기를 할 때서야 자신의 동지를 만난 듯 너털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오랜동안 시드니 파 일행들의 면면을 떠올리며,...
우리들은 참으로 아름다운 그들 하나 하나의 영혼을 별빛속에
수놓고 있었다.

시드니, 순이, 진이, 진다, 우바새, 가을, 그리고 행운아....

참으로 오랜만에.....

생각을 할려고 생각들을 놓은 시드니파 일행과의 황홀한 이틀과
문득 찾아온 착한별과 금산 일행의 방문는 새봄을 기다리는
두지터 허정가의 새로운 기운을 활짝 열어 제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칠선을 따라 천왕봉을 오르자는 두 외계인을 간신히
설득하여 봄을 시샘하는 마지막 눈발이 휘날릴 때...

펄펄내리는 눈을 맞으며....

나무하러 올랐던 두지터 뒷편 호두밭에서 우리 모두는
자유로운 영혼이였으며,....

눈의 결정체를 손바닥위에 나란히 올려 놓으며....
이 지구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진 바로 외계인 동일체 였다.

나는 알았다. 오늘,...

외계인이 제일 좋아하는 지구의 한곳이 바로 이 지리산 임을
그리고 이 지리산과 내 자신이 오늘따라 너무 멋져 보인다.
.
.
.
굳 지리산!,... 아이 러브 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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