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굽고 옻닭 끓이기

by 끼득이 posted Aug 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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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일 토요일이다.
근처에서 토종닭 한마리를 사와 옻닭을 해먹기로 하다.
한빈마을 자중님내외에게 연락을 하고 신랑은 솥에 물을 한가득 붓고 옻을 먼저 넣고 푸욱 고우는 중이다





마침 김치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작년 밤을 꺼내놓으니,
신랑 저쪽에 올밤도 있을거라면서 아들을 데리고 산으로 갔다.
한참후 알이 조그마한 밤들을 주워왔고, 기왕 몸보신으로 먹는 닭이니 밤도 까서 넣자고 하며
한빛은 감자 깎는 칼을, 한이는 밤 깎는 칼을 쥐고 않았다.
옆에 한둥이가 보인다.











토실토실한 밤 한쪽에 조그만 밤이 올해 첫밤이다.



닭집에서 사온 토종닭



옻나무를 넣고 1~2시간을 푸욱 고왔더니 진국이 뿌옇게 우러났다.
하얀 것은 마늘.



옻나무를 건져내고 밤과 함께 닭을 넣었다.



밤의 절반은 솥에 넣고 삶고 나머지 반은 군불에 구웠다.





찐하게 우러난 옻닭 국물
구수하고 부드럽고 닭고기 또한 고소하다.
자중님네와 저녁을 함께 먹으며 별도 보고 벌레소리도 들으며 토요일 밤이 흘러간다.
저녁바람은 가을내음이 벌써 난다.
오래 앉아 있으니 팔에 소름이 오도독... 긴팔을 하나 꺼내 입을 정도이다.



일요일.
해가 잠시 들어가고 시원한 바람이 분다.
신랑은 밤산에 풀을 벤다고 나갔다.
잠시 후에 땡비가 작년보다 많다고 하면서 애프킬라를 뿌려달란다.

그러기를 두세차례,
등이며 손이며 팔을 물린 신랑 왼쪽 손등이 점점 부어 오른다.

요즘 전어철이라고 하여 자중님네와 다시 만나 삼천포엘 갔다.
바다생선을 구경하고 넉넉히 회를 떠서는
바다가 보이는 정자 옆에 돗자리를 깔고 여유를 즐기다.

아이들에겐 새우와 소라를 삶고,
우리는 바다회와 매운탕을 먹으며
빨갛게 지는 해와 바다에 떠 있는 요트를 바라보며 감탄을 하곤 했다.
그렇게 주말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