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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나푸르나 연봉...히운출리, 남봉, 마차퓨차레....

 

 

- 구릉힐 너머 보이는 마차퓨차레 봉 -

 

-데우랄리 롯지-

구릉힐을 넘어서 한참을 걸으니

언덕이라는 뜻을 가진 ‘데우랄리’ 롯지에 당도한다.

해발 3,000의 고지,  갈림길의 롯지에서 만나는 따끈한 레몬차는

트레커의 피로회복에 맞춤하다.

강렬한 햇빛을 피하고 조망이 양호한 곳을 찾아 마차퓨차레 설봉을 바라본다.

계곡길을 한참 걸어 하산하다보니

굉음을 내며 쏟아지는 2단폭포 아래 은밀한 숲속에

小水力발전소가 돌아가고 우리가 가는 산길을 따라서

전봇대 설치공사 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윽고 점심장소로 예정된 ‘반단티’마을이다.

깍아지른 절벽밑을 흐르는 계곡가에 위치한 자그마한 마을로써

시설은 열악하지만 롯지가  몇 개 있는 마을인데

대낮 술에 취한 주인아저씨는 양지바른 곳에  아무렇게나 드러누워 자고 있다.

 

 

깊은 협곡(바라우디콜)을 건너 두시간 이상을 걸어오르니

한결 더 높아진 고도를 느끼면서

건너편으로  바라보이는 설산의 조망이 한층 더 가까이 다가선다.

 

우리는 해가 설픗 지는 석양빛을  받으며  걸음을 재촉한다.

조그만 능선과 평지에는 소규모 목장들이 눈에 띄는데

가축을 가두어두는 소규모 시설은

주인의 손길을 떠난지 오래되는 듯 낡아있다.

이윽고 어두어진 사방을 조심스레 의식하며

풀밭 테라스가 앞에 놓인  ‘췰레’에 도착하여 숙소를 배정받고

얼음장같은 물로 대략 씻고서 저녁식사를 한다.

전기사정이 안 좋은 지역인데

그날은 전기설비가 완전 고장이 나서

어둠은 근근히  촛불로 밀어내고 네팔 정식인 ‘달밧‘으로 저녁식사를 한다.

여흥으로 셀파의 노래와 춤을 주문하여 흥겨운  시간도 갖었다.

사방이 적막한 밤중에  잔디마당 테라스로 나서 하늘을 보니

별자리가 유난히 총총하고 우윳빛을 띤 은하수는 유유히 흐르고 있다.

 

 

- 마차퓨차레 설봉 -

 

제 5 일째 아침이 밝았다.

기상하자마자 마당에 내려서니

하늘은 툭 트여 쾌청하고 기온은 차가웁다.

일정대로 08시에 출발하여 급경사지대를 내려가 

다시 계곡을 넘어 산허리를 돌아간다.

고산지대인 네팔에서  쓰는 지명의 유래가 흥미롭다.

‘울레리’라는 말은 고개를 뜻하는데 보통 3~4천미터급의 높이이고 

‘데우랄리’는 언덕이라는 말인데  5~6천미터 급,

7~8천 미터급이라야 비로소 山이라고 부른다니

고산지역의 높이 기준 스케일에 놀라울 따름이다.

 

 

안나푸르나 지역에서 제일 큰 주거지역인 ‘촘롱’을 향하여

커다란 몸집의 산허리에 나 있는 오솔길을 

구비구비 돌아드니 간이 쉼터가 있다.

일일이 인력으로 운반하여 팔고있는 귀한 캔맥주를 사서

컬컬한  목을 달랜다.

 

 

조용히 걸으며 생각한다 .

지난 인생길에 어떤 목표를 두었고

그 달성을 위하여 이렇게 앞만 보고 꾸준히 걸어본 적이 있는가?

급하지도 게으르지도 않은 마음으로  얼마나 끈기를 발휘한 적이 있던가?

자책하는 상념들이  발길보다 앞서나간다.

 

 

- 모디콜라 협곡과 경사진 마을 -

 

 

점심때가 되어서 비교적 큰마을인  ‘촘롱’에 도착한다.

안나푸르나 지역을 트레킹할 때 거쳐야 하는

고산의 이마같은 곳에 자리잡은 최대의 주거지이므로

안나푸르나 지역의 다운타운이라고나 할까?

기념품가게와 상가, 롯지가 즐비하고  제과점도 있으며

자그마한 학교도 있는 큰 마을이다.

 

조리팀에서 준비한 볶음밥으로 점심요기를 하고나서

원주민 집들과 다랭이 밭 사이로 난 3천여개의 계단이

지루하고 힘들게 연속되는 골짜기로 내려선다.

소수력 발전소가 돌아가고 있는 곳을 지나 계곡으로 내려서니

지난 우기에 산사태로 유실된

출렁다리와 계곡길을 보수하는 공사가

많은 인력이 동원되어 한창 진행중이다.

 

 

-촘롱의 초등학생-

 

 

- 타르쵸 너머로 보이는 마차퓨차레 설봉 -

 

 

  -구릉족의 놀이마당 -

 

 

오후 4시간여를 걸어서 구릉족이 주로 살고있는 ‘시누와’ 에 당도한다.

쉘파롯지에 여장을 풀고 5일만에 얼음장같이 차거운 물로 머리를 감았다.

고산증세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샤워나 세발을 하지말라는 지침을 충실하게 지키려다보니

불편해도 참아온 날들이다.

 

 

네팔산 닭으로 만든 닭도리탕으로 저녁을 먹고

롯지 마당에 나가 산허리의 촘롱지역을 바라보니

개똥불처럼 조명 불빛이 하나둘 밝아온다.

이윽고 삼삼오오 구릉족 원주민들이 모여들어 마당에 자리잡고 

마을 처녀들은 마당가에 둘러 앉은 우리 트레커들에게

메리골드 꽃으로 만든 레이를 목에 걸어준다.

 

남자는 길쭈름한 소형 북을  양발에 끼고 양손으로 두드리는데 

그 리듬에 맞춰 놀이마당 공연이 시작된다.

처녀들은 교대로 앞에 나와 전통 춤을 추고

원주민들은 추임새와 노래를 한다.

단순한 듯 하지만 미묘한  리듬을 따라

높은 옥타브의 카랑한 노랫소리가 밤하늘에 퍼진다.

그 가락장단과 노랫소리의 뜻이야 헤아릴 수 없지만

춤사위와 노랫소리 만으로 내재된 의미를 새겨본다.

흥이 고조되자

둘러앉은 트레커를 끌어내어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그 시간 만큼은 언어적 소통은 없어도

문화적 감성의 소통이 되는 듯 싶었다.

 

공연이 마감되자

2층의 조망이 탁 트인 쾌적한 방은 다른 여성트레커들에게 양보하고

우리 남자는 조망이 안 되고 열악한 뒷방으로 들어간다.

간간이 개짖는 소리와 소울음이  들리는 고산마을의 밤이 깊어간다.

하루 여정을 그렇게 마감했다.

 

 

 

- 시누와 롯지를 지나 본격적인 안나푸르나 협곡으로 들어 간다 -

 

 

제 6 일째 -

롯지주인인  네팔리 아주머니의 낭낭한 讀經소리와 함께 기상했다.

앞마당에서 집단 스트레칭을 하고 여늬 날보다 30분 먼저 출발하니

기분은 더욱 상쾌하다.

출발 3시간만에 '밤부'라는 롯지에 도착한다.

이곳은 주변지역에 대나무가 넓게 자생하고 있어 얻은 이름이고 한다.

셀파는 역시 따스한 차 한잔을 권한다.

오랜 시간을 트레킹하는 틈틈이 마셔주는 이 차 한잔은

고소증 예방이나 체력보강, 정서적 안정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오전 5시간을 걸어서 ‘도반’에 당도하니

‘안나푸르나 어프로치롯지’간판이 눈에 들어오고

우리의 목적지가 멀지않음을 보여준다.

오랜만에 라면에 밥을 말아먹는 점심으로 먹는등

때 아닌 호사도 누리고  삶은 계란도 지급받아 먹는다.

 

 

 

 

계속되는 해발 3천미터의 고지대  사면루트이다.

한 쪽은 장대한 협곡을 따라 급사면이고

협곡건너에는 설산으로 부터  장쾌한 폭포들이 줄지어 흘러내린다.

지구생성과 지각변동의 세월을 지나

억겁의 생명력으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흘러내린다.

저 물길이 모여 모디콜라로 흘러들어

마침내는 갠지스강의 실뿌리같은 상류물줄기가  된다.

협곡의 밤은 빨리온다.

헤드렌턴의 불빛에 의지하여 나아가다가

드디어 높은 언덕이란 뜻의 ‘데우랄리‘에 도착한다.

 

해발 3,200의 지대-데우랄리 숙소는

성수기라서  숙소사정이 악화되어 3인1실의 방으로 배정받는다.

내일 ‘마차퓨차레 베이스캠프(M.B.C)’로 향하기 위한 준비로

아쉽지만 저녁 伴酒도 생략하고   침낭 속으로 기어들어 잠을 청한다.

 

 

 

 

제 7일차,

쾌청하지만 기온이 많이 낮아 밖에 널어둔 수건이 꽁꽁 얼었다.

08시에 출발한 우리는 얼음 빙폭을 거치고

모디콜라 강 협곡에 피어나는 안개속의 일출을 보며 앞으로 나아간다.

일출 후에는 의외로 따스한 햇빛이 협곡을 비춘다.

 

오고가는 트레커들 중에는

반바지에 웃통을 벗어제낀 외국인도 보며 놀라기도 하는데

이미 목적지에 갔다가 오는 듯 한 女僧 두명도 만난다.

그들의 복장은 운동화에 회색빛 승복 그대로이고

등에는 역시 회색바랑에 물컵 하나가 달랑거린다.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그들  모습에서

복장과 장비에 과도하게  신경쓰는 우리네 산행 문화에 대한 성찰도 해본다

 

 

 

-능선 너머  보이는 마차퓨차레  -

 

 

 

 

M.B.C(마차퓨차레 베이스캠프)가 가까워오는 언덕에 올라서 바라보니

‘안나푸르나 신성지역 annapurna sanctuary’의 설산들이 가까이 다가서며 손짓한다.

마차퓨차레, 강가푸르나, 안나푸르나 3봉, 안나푸르나주봉, 남봉, 히운출리...

숨이 가빠짐도 잊고 감동스럽게 올려다 본다.

 

 

- 모디콜라 강의 협곡을 따라 오른다  -

 

 

 

- 고개마루에서 본 마차퓨차레 봉 -

 

조금씩 서서히 옮기는 발걸음도 무겁고

숨이 턱에 차기를 반복하며 견디는 시간도 지나고

11시 반,

드디어 해발 3,700미터의 마차퓨차레 베이스캠프에 도착한다.

 

 

- M.B.C.( 마차퓨차레 베이스 캠프 ) -

 

- M.B.C (마차퓨차레 베이스캠프)에서 보는 안나푸르나 남봉 -

 

 

-안나푸르나 남봉에서 일어나는 눈사태....

 

몰아쉬던 숨을 가다듬고

높은 고도에 적응력을 발휘하라며 셀파가 준 레몬차로 목을 축이며

우리의 목적지인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쪽을 올려다보니

안나푸르나 남봉이 정면에 솟아있고 히운출리 봉이 좌측에 우뚝하게 솟아있다.

한참을 응시하는 내 눈에

남봉의 남사면에서 갑자기 일어난 눈사태가 보인다.

하얀 설벽이 쏟아져내리는 속에 엄청난 눈구름이 피어난다.

 

  • ?
    푸르니 2012.12.26 15:07
    좋은 곳 다녀오셨네요^^
    잘 읽고 다음을 위해 저장해 놓아야겠어요
    저는 11월 말에 그랜드 캐년 트래킹을 하고 왔는데
    조만간 이곳에 트래킹기 올리도록 노력하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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