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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화의 원본 장가계 여행(上)

問君何事棲碧山 그대에게 묻나니,왜 푸른 산에 사는가.
笑而不答心自閑 웃고 대답않으니 마음 절로 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 복숭아꽃 떨어진 물 묘연히 흘러가는 곳
別有天地非人間 그곳이 별유천지 인간세상이 아니로다.

이태백의 '산중문답'(山中問答)에 나오는 별유천지가 무릉이다.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별천지가 무릉도원이다.
안견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 그림 속이 무릉도원이다.
삼척에 무릉계곡 있고,남명선생 지리산 시에도 무릉이 있다.

서울서 서안(西安)으로 날라가는 2시간 내내 나는 선비들의 이상향 '무릉도원'(武陵桃源)을 생각했다.장가계(張家界)가 바로 '무릉원'이기 때문이다.
밀턴의 '실낙원'이나 바이불의 '에덴동산'도 유토피아의 실재(實在)를 전제로 전개된 이야기다.선비들의 이상향 무릉도원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꼭 봐 둘 곳이다.

서안에 착륙하여 웨이팅 시간에 잠시 아방궁(阿房宮)을 둘러보고, 한시간 비행하여 장가계에 닿았다.
아방궁은 초패왕 항우(項羽)가 진나라를 멸망시킬 때 불태운 뒤,그 십분지일로 축소된 이미테이션 궁전이라 무슨 말을 하겠는가.
나는 그 옆 흐르는 위수(胃水)가 감회깊었다.
400K 황토밭 관중평야를 가로질러 흐르는 위수 강가에서 우리 동이족(東夷族) 강태공 여상(呂尙)은 때를 기다리다가 주(周) 문왕(文王)을 만났다.그리고 무왕(武王) 때 은(殷)나라 폭군 주왕(紂王)을 몰아내지 않으셨는가.

'장지아제에'(張家界)

장가계란 명칭은 한(漢)고조 유방의 오른팔 장자방이 가솔을 데리고 와 살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 진나라를 멸망시킨 것은 역발산(力拔山) 기개세(氣蓋世) 항우다.유방은 항우에게 세번이나 졌다.그러다가 모사(謀士)장량과 대장군 한신을 얻었으니,해하(垓下)에서 항우를 포위하여 자결케 한 것은 한신이다.
천하가 평정되자 장량은 한신에게 '이제 우리 할 일은 끝났으니,초야로 은퇴하자'고 권한 후,자신은 장가계에 숨었고,한신은 남았다가 유방에게 죽음을 당했다.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말이 여기서 나온다.'토끼 사냥 끝나면 사냥개는 삶아죽인다'는 뜻이다.
  
장가계는 예상한대로 중국 내에서 오지다.우리나라 백두대간 화전민촌 연상하면 된다.나중에 유방이 장량을 잡으려고해도 찾아오기 힘든 곳이었다.
시가지엔 택시 대신 삼륜차가 다니지만,몸매 호리호리하고 키 작은 원주민 토가족(土家族)은,밤에 전기가 아까워 불을 끄고 암흑속에 촛불 켜고 살며,주식은 국수다.호텔방 전기가 밤에 두번이나 나갔다 들어오는 그런 깡촌이다.

무릉원(武陵源)

이튿날 아침은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년중 200일 비 오고 평균온도는 17도란다.대밭과 가옥의 파초를 보며 비안개 속에 버스로 무릉원에 도착하니,
'천원!천원!'
입구에 장사진 친 토가족 할머니들이 복숭아 석류 군밤 사라 외친다.
무릉원은 장가계국가산림공원,천자산자연보호구,삭계육풍경구 셋으로 나눠있다.2000년 초부터 한국에 알려진 이곳은 관광객의 70프로가 한국인이고 한국말 한국돈으로 거래한다.
거기 파는 복숭아 보니 얼씨구 여기가 무릉도원(武陵桃源) 맞다.

보봉호(寶峰湖)

가이드가 마련해준 우의를 입고 450미터 산 속에 있는 보봉호로  가니,안개 속에 기암들이 보인다.죽순처럼 종유석처럼 삐쭉삐죽 하늘을 찌르고 솟은 봉들이 신비롭다.중국인들 그림은 산이 삐쭉 높아 과장이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그 원본 보니 이해간다.
'와아!'
'쥑인다!'
사람마다 카메라 꺼내든다.

비오는 호수는 산과 물 절묘한 산수화 펼치고,낡고 운치있는 누선(樓船)은 사람을 싣고간다.
보봉호는 말 그대로 봉오리 하나하나가 보물(寶物)이다.베트남의 하롱베이 바다의 섬같은 기묘한 봉들이 비취빛 호수물에 비치니,유람하는 사람 신선이다.배가 지나가니 물가 토가족 처녀가 배 위에서 일어나 우릴 보고 가냘픈 음성으로 요정처럼 노래를 불러준다.음성은 인간의 소리보다 새소리에 가깝다.하이비스커스꽃 목에 걸고 요염한 허리로 춤추던 하와이 민속촌의 폴리네시안 처녀들 생각난다.
중국 관광객의 '아리산도꾸냥' 합창에 이어,나도 마이크 잡고 '소양강 처녀' 한곡조 물결에 띄었다.

계림은 여성적이고,장가계는 남성적이란다.그래서 먼저 계림을 본 후에 장가계를 봐야한단다.장가계 먼저 보고나면 계림관광이 시들해지기 때문이다.

황룡동굴(黃龍洞窟)

황룔동굴은 4층인데,굴 안 800미터는 배 타고 구경하도록 되어있다.무려 618 헥타르에 달하는 거대한 동굴 속 석순들이 적절한 조명 속에 신비로운데,그 하이라이트는,굴 속 높이 100미터 지점에 있는 높이 19미터의 석순이다.백년에 3미리 정도 자란다는 석순 의 중간부분이 잘룩해졌다가 그 위로 다시 굵어져서 보기에 아찔하다.이 석순은 1억위안(元) 보험에 들었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자연과 인간을 가장 운치있게 조화시키고 있다.
보봉호도 사실은 협곡 막아 연출한 인공호라 한다.하산길은 90도 수직절벽에 인공 계단을 달아붙이고,정자까지 만들어,인간이 거대한 산수화 속을 걸어내려오는 착각이 들게한다.
황룡동굴 안의 수로도 인공이라 한다.그러나 누가 그걸 인공이라 하겠는가.그들은 자연에 인공을 가미해 완벽을 만들었다.유네스코 인류 문화유산인 장가계를 다룬 중국인의 예술적 안목을 보면서,'설악산 모노레일과 지리산댐 건설은 무조건 반대요'하는 사람들 생각을 좀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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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kjs38 2003.10.17 16:09
    항우와 유방을 읽은 지 꽤나 되는데 그 광경, 초가집 밥 짓는 연기 온 들녘 퍼지듯 뇌리에 다시 펼쳐집니다. 야! 이제사 먼저 올리셨던 그 사진들의 흥취가 눈과 가슴에 와닿습니다.... 가 보고 싶어집니다.. 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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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없는여행 2003.10.18 13:45
    정말로 장가계 같은곳은 은둔생활하기에 딱이겠네요.
    이 젊은 나이에도 장가계 같은 곳에서 신선노름 하고 싶은데...어쩌죠?
    ㅎㅎ 큰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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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메 2003.10.20 11:41
    長江大河같은 중국역사의 한자락과 같이 듣는 여행기가 유익하고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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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해 봉 2003.10.20 14:16
    산중문답.도화원기.몽유도원도.여행기와 더불어 좋은공부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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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유화 2003.10.23 18:21
    別有天地非人間, 이태백의 산중문답에 나오는 곳이 그곳이라니.
    얼마나 경이롭고 좋으셨을지 짐작이 됩니다.정말 좋으셨겠어요.
    저도 언제가 될런지 모르지만 반드시 한번은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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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도 2003.10.25 22:48
    화롯불 피워놓고 어른애기듣는것 처럼 재미있고 유익하였습니다.
    무룽도원에서 먹는 복숭아 중국산이라 맛이 어떨런지^^^
    언제한번 가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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