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금수산

by 이안 posted Feb 21, 2007 Views 1860 Replies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일시 : 2007-02-19 (3시간 정도)
장소 : 충북 제천시~ 단양에 위치한 금수산 작은동산~교리 휴양지
동행 : 가족(남편과 아들)

설날 행사 마치고 귀경했습니다.
수고했다고 말로 때우려던 남편을 꼬드겨  중앙고속도로로 올라 오다가 제천  
청풍호에  묵으면서 금수산 다녀왔습니다.

넓기는 무자게 넓더만 사전 지식이 없이 가서 이리 저리.. 고생도 좀 했구여
학현마을에 차를 주차하고 동산 쪽으로 오르다가 작은 동산으로 좌회하여
밋밋한 봉우리들.. 바위들.. 넘고 넘어.. 교리휴양지로 내려오다가 길이
나 있길래 후딱 내려니 바로 찻길이고.. 10분 넘게 투덜 거리는 남편 달래서
히치하이킹에 성공하여 수산중학교 선생님이 (무자게 터프하고  신칼라)
학현마을까지 태워 주셨습니다.
- 학현마을에서 더 진행해보니 단양 가는 길입니다.

배낭을 챙겨 가는것 까진 잘했는데.. 코펠은 넣고 버너를 빼고..가서..
비상식량 째끔 챙겨 가지 않았다면 식구대로 배 곯을 뻔 했습니다.
작은동산에서 자동차 때문에 망설이는 남편을 두고 진행하니 할 수 없이
따라 온 남편과 아들넘.. 티덜 티덜..
-또 다시 식구들과 산에 가믄 내가 이안이 아니다.. 결심!

재 하나 넘으니 뫼山字 처럼 생긴 산이 자꾸 나를 유혹합니다.
- 저 산 이름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하는데 오늘은 그렇고 내일 제천군에
물어 봐야겠습니다.
그 산 아래로 일요일 밤에 묵은 레이크호텔이 보이고 청풍호가 좌우로.. 쫘악~
경관이 끝내 줍니다. 헤헤~
그런데 청풍호를 보면서 자꾸 남도의 다도해 국립공원이 생각 나는 것은..
그 주변이 수몰 되면서 섬처럼 되어서인가.. ㅠ.ㅠ

태조 왕건 촬영지도 남아 있었고.. 주차비가 3천원인데 가던 날은 무료였습니다.
- 아마 설 쇠러 간 것 같으니..  3천원 벌었습니다.

학현마을 팬션촌에서 우측으로는 미인봉~신선봉 가는 곳이구여..
우리는 반대편 동산쪽으로 올랐습니다.
밋밋하고 나즈막하며.. 오솔길이었구여.. 얼다 녹다한 산길이 폭~신하니..
걷는데 그만이었습니다.
식구들만 아니면 내내 걷고 싶은 날씨였지만 안개가 서려.. 흐릿한 조망이
아쉬웠습니다.

등산 시간은 별로 없고.. 밥 묵을 곳 찾느라 시간 다 보내고..
청풍호 주변 경관이 참 괜찮은게.. 여태까지 지나만 가본 제천의 청풍명월..
금수산 산악마라톤 코스라고 합니다.

당초 떠날 때는 동해안으로 돌아서 오대산 전나무 숲길도 걷고 부처님도
뵈려 했는데..
고집쟁이 남편.. 도로 막힌다고 제천에서 원주를 거쳐 돌아온.. 설 연휴..
미진하여 아쉽기는 하지만 다행히 이번에는 금수산 하나 건졌습니다.


*
아직까지 설날 연휴에 길 나서면 밥 묵을 곳 마땅치 않은 충청도입니다.
그래서인지 양반이라는 느낌이.. 배어서 고생은 했어도 좋았습니다.
산길에 사람도 드물고.. 대개는 혼자 이거나 가족이거나..
우리집 아들늠.. 입이 툭 튀어 나와서..  
우유 먹이고.. 재롱 떠는 예닐곱살까지가  효도를 다 하는 것이라더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레이크 호텔에 묵으면서 청풍호를 바라 볼때는 경관이 좋아 행복했는데..
산 위에서 내려다 보니 그 늠의 호텔들이 경관을 헤치고 있어서..
그 또한 마음이 씁쓸합니다.
편리하게 이용하고 나서.. 아쉬움이 드는 이기심..
자연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한꺼번에  빚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