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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룡산 산행기)

ㅇ산행일자:2003년 04월 27일
ㅇ산있는곳:전남 강진,해남
ㅇ산행코스:소석문-동봉(420m)-덕룡산(서봉,432,9m)-425봉-472봉-작천소령(양란재배지)-427봉-412봉-401,5봉-362봉-오소재
ㅇ산행시간:Am08:30시 ~ Pm18:00시

산을 찾아가는 길도 멀고 산행 길도 멀다.이른 새벽 4시,안개 자욱한 서해안고속도로를 시속80km로 달려 목포 나들목으로 나가 대불공단을 지나 해남읍에서 강진쪽으로 방향을 잡아 70km를 더 달린 끝에야 소석문에 도착했다.
소석문은 석문리의 도암초등학교를 우측에 두고 아스팔트 길을 잠깐 지나면 비포장 길이 나타나는데 5분만 오르면 협곡사이의 봉황천에 이른다.
봉황천에는 돌다리가 놓여 있어 제법 많은 물이 흐르고 있음에도 건너는데에 전혀 지장이 없다.돌다리 건너 덕룡산 등산안내판을 지나며 산행들머리로 들어 서는데 잡목이 우거진 급한 오르막은 초반부터 진을 뺀다.
우측의 묘1기를 스치면서도 길은 계속 오르막이며 거칠어 산행길이 간단치 않음을 예단케 한다.
급사면의 암릉에 로프가 매여 있는 곳을 올라서고 길은 이어지며 암릉사이로 내림과 오름을 번갈으며 길을 잇는다. 양쪽 산 사면에는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여기저기 솟구쳐 솟아 있는 암봉은 아름답기 그지없다.올라 선 고갯마루에서 잠깐 편안했던 길은 다시 암릉으로 이어지며 바위에 820이란 글자가 쓰여 있는 소나무 그늘아래서 잠시 땀을 식힌다.
다시 내려서고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봉황저수지가 내려다 보이고 길은 급한 내리막으로 이어지는데 계속되는 능선에는 푸른 숲에 하얀 빛깔의 암릉이 줄을 잇는다.
발 편한 참나무 숲길을 지나고 조릿대 사이의 길은 우측으로 암릉을 우회하여 내리막이다.잠시 동안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지고 깔끔한 오솔길을 지나니 다시 암릉으로 올라서 걸음을 잇는다. 등산로의 곳곳에 붉은색의 화살표가 길을 안내하고 있다.

높다랗게 솟아 있는 암봉위에 앉아 계속 은근한 유혹의 눈길을 보내던 도암만의 바닷가로 시야를 돌리니 뿌연 안개속에 크고 작은 섬들이 줄을 잇는다.
신전면의 잘 다듬어진 들판은 짙푸른 녹음 사이로 물을 가두고 있는 논은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거린다.산 아래 유채밭은 노랑빛을 넘어푸른 빛으로 넘어가려는 듯 색깔이 연해지고 있다.

이렇게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는데,다시 걸음을 재촉하여 길을 계속한다.
좌측 산 아래 만덕광업소의 굉음이 요란하고 야금야금 산을 파 들어오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 금 할길이 없다.

10:00시.
삼거리로 지나 온 소석문 1,57km.동봉 0,86km 의 철제표지판이 서 있는 곳이다.암봉을 앞에 두고 길은 소나무와 철쭉사이로 이어진다. 곧바로 표지리번이 많이 매달린 삼거리에서 좌측의 급경사 오르막으로 들어 오르니 칼날같은 능선상의 봉우리다. 이 봉우리의 정상으로 길이 이어지니 주저없이 이 곳으로 발길을 들 일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운행 중 봉우리를 빼놓는 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날카로운 암릉을 내려서면 이 봉우리를 거치지 않고 우회한 등산로와 합쳐지게 된다.또 암릉을 돌고 넘나들며 길은 이어지고 로프가 매여 있는 곳을 지나 급사면에 로프가 매여 있는 암봉을 오르니 동봉이다.
시간은 10시 40분.동봉(해발 420m)은 암봉으로 지나온 소석문은 3km거리다.
이 동봉에서 수양리 쪽의 산 사면 조망이 매우 빼어나다.푸르러 가는 숲 사이에 기암괴석의 암봉이 아주 아름답고 기막히다. 바람 또한 시원하여 간담을 서늘케 하고 늘어서 있는 섬 사이로 반짝이는 바다도 아름답다.
철제표지판과 덕룡산 동봉이라는 한자의 표지석이 서 있는 정상을 내려서는데 암봉 사이의 바위가 흔들려 위험하니 신경을 써야 한다.

길은 칼날의 암릉을 지나 낭떠러지의 암릉을 도는데 이곳에서 배낭을 조심해야 한다. 만약 배낭이 암벽에 걸리면 절벽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이 암벽을 돌면 길은 급경사로 내려서고 ㄷ자의 철 구조물에 의지하여 암릉을 지난다. 계속되는 날카로운 암릉은 힘들게 하지만 산행의 묘미를 듬뿍 안겨준다.

계속되는 암릉을 올라서니 11시 10분이 되면서 해발 432,0m의 서봉이다.
정상에는 표지판과 표지석이 있고 고사리 군락지는 진행 방향으로 0,6km거리라 알려주고 있다. 가야 할 능선은 길게 펼쳐져 눈에 들고 시원한 바람은 땀을 씻어 주고 푸른바다와 녹색의 들판은 평화스럽다.

다시 수직으로 내려 뻗은 암릉을 내려선다. 정말 대단하다.만만하게 보아서는 절대 안될 암릉을 내려서면 잠깐 동안 철쭉이 널려있는 능선을 지난다.이어 암봉을 넘고 또다른 암봉을 지나니 암봉은 쉬임없이 나타났다 뒤로 멀어진다. 마치 설악의 공룡능 같은 생각이 드는데 길게 펼쳐진 암릉은 용의 모습과 흡사하다.
이 암릉을 오르기 직전의 표지판은 양란재배장(작천소령)이 4,19km 떨어져 있음을 알려주니 아직 먼 길이다. 이 암릉을 우측에 두고 사면으로 길게 이어지는 오름길은 지루하고 힘든다.올라선 후 다시 내려서고 또 고래등 처럼 날을 세운 암릉 위에 서는데 이 암릉은 정말 힘든 구간이다.
아주 험하기도 하려니와 로프에 의지하여 내려서는 암벽이 아찔하다.이런 구간에서 산행속도를 이야기 한다는 것은 참으로 실없는 것이리라.이 구간을 통과하는데 20여분이 걸렸다.

12시 20분.너무나 무덥다.땀은 비오 듯 쏟아져 옷을 적시는데 길은 아직 멀다.힘겨운 암릉지대가 끝나고 이제 봄빛 진해지는 육산의 부드러운 능선길이다.바람은 산들거리고 새소리들은 귀를 즐겁게 한다. 길 좋으니 속도를 재촉하여 길을 잇는다.
서봉을 1,98km 지났다는 표지판이 서 있는 곳을 지나니 첨봉을 가르키고 양란재배지는 2,61km 남았다.사람 하나 만날 수 없는 호젓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헬기장(93-5-20)을 지나니 시간은 13시가 되었다. 태양은 머리 위에서 이글 거리고 어제의 월령산행이 힘 들었음인지 이대로 누워 버리고 싶다.
길을 재촉해 너덜지대를 지나니 진한 더덕향내가 코끝을 파고든다.길은 오르막으로 계속되고 땀은 주체할 길이 없다.

부드럽고 완만한 능선을 한동안 이으니 14시가 되면서 양란재배지의 작천소령이다.嶺이니 곧 고갯마루다.비닐 하우스에서는 많은 양란이 재배되고 있고 비포장의 임도가 돌며 산을 오르는 곳이다.양란재배농가에 들러 두개의 물통을 가득 채운다.마음이야 이곳에서 산행을 마치고 싶음이 간절하지만 욕심은 임도를 지나 사면으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선다.
오름길은 부드럽지만 힘든다.다시 암릉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능선으로 올라섰다.한껏 부풀어 곧 터져 버릴것 같은 철쭉 사이로 길은 계속되고 다가서는 암봉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암봉은 거칠고 오르고 내림이 무척 심하여 체력소모가 크다.
로프가 매여 있는 곳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고 덕룡산 코스에 비하여도 무엇하나 빠지는게 없다.아슬아슬 하고 험난한 암봉들을 넘는데 질릴 만큼 그 숫자도 많다.

15시 30분이 되면서 90년도에 설치한 삼각점이 있는 암릉에 올라섰다.계속 눈 앞으로 펼쳐져 있는 암봉 들. 로프에 의지하여 오르고 내리며, 때로는 간담 서늘한 암봉을 뒤로 밀어낸다.
계속 길을 이으니 또 암봉 하나가 앞을 막고 일어서 있고 로프가 매여 있다.높이도 아득한데 어디 발을 들이밀 곳이 없다.힘겹게 암봉을 올라서는데 이 곳의 암봉이 이 코스 중에서는 가장 힘든 곳일 것 같다.

이 곳을 지나도 암봉은 계속 나타난다.시퍼렇게 날이 서 있는 날카로운 능선에서 짜릿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양쪽의 절벽이 깊은 가느다란 이 외길 능선은 상당히 위험하다.통과하는데 상당한 조심을 해야 한다.
이 암릉을 지나 조금 길을 이으면 암릉은 끝이 나고 부드러운 육산의 능선이 이어진다.그러나 철쭉 사이의 이 능선길은 정말 무척이나 길게 이어져 아주 지루하다.
아주 발의 진을 빼 버린다고나 할까.

362봉에 서면서 오소재의 아스팔트 도로가 눈에 들어오고 우측으로 도는 급경사 길을 내려서면 또 사면을 도는 길이 길게 이어진다.
그리고 거센 바람에 피해를 입은 소나무가 앙상히 서 있는 모습이 드러나면서 오소재로 내려서며 소석문에서 오소재까지의 기나긴 산행은 끝을 맺게 된다.

<덧붙임>
덕룡산은 험한 암봉의 산이다.지도상에 표시되어 있는 봉우리를 실제 산행길에서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오로지 동봉과 서봉만이 표지되어 있을 뿐 그외의 봉우리에는 아무런 표지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솟아 있는 암봉들의 수가 많아 몇 개인지 확인하기도 어렵다.이런 까닭에 소석문에서 오소재까지의 종주 산행을 하려면 암벽 등반의 기초 실력은 있어야 되고 몇 군데는 위험하기 조차 하다.보조 자일을 지참하는게 좋을 듯 하고 초보자가 있다면 상당히 어려운 산행이 될 것이다.당연히 어린애는 절대 동반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소나무와 철쭉이 암봉과 어우러져 매우 아름답다.그리고 이 산을 오르면서 해발에 대한 의미는 절대 두지 말아야 한다.채 500m도 되지 않는 해발만을 믿고 산행을 한다면 큰 고생을 할게 틀림없다.
이 산행중의 조망 또한 빼어난다.우선 두륜산이 장쾌하고 월출산,천관산,제암산 그리고 완도의 상황봉에 이르기까지 남도의 명산들이 온통 눈에 드니 미리 조망에 대한 지식을 갖고 가면 더 없이 좋을 듯 하다.

또한 암봉과 암봉 사이의 고저가 깊고 암릉을 타는 관계로 일반 육산에 비하여 많은 체력소모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아울러 산행 거리를 도상 거리로 예단하지 말고 가급적이면 이른 아침에 산행을 시작해야 조급함의 실수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차를 가지고 갔다면 오소재를 하산길로 잡는 것이 돌아 오는데 유리하다.오소재에는 차가 많이 다니고 운 좋으면 요금 저렴하게 돌아가는 택시도 이용할 수 있다.

"자신의 인내와 다리힘을 시험해 보려면 이 코스를 가라" 마지막으로 덧 붙이고 싶은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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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메 2003.05.02 16:42
    한번 산행해보려고 마음만 여러번 먹었던 덕룡산의 자세한 안내에 감사합니다..이영진님의 산행기는 언제 보아도 철저하게 분석적이고 자세하여 좋은 산행길잡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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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2003.05.02 17:07
    덕룡산, 그 산,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새로워 집니다. 몇 구간은 정말 위험하기도 하구요. 세세한 산행기가 마치 덕룡산에 있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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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해 봉 2003.05.04 20:05
    틈날때는 가끔 400산행기를 살펴 보는데 그 책은 아쉬움이 많은데 비해 이영진님의 산행기는 솔메님 말씀처럼 현장중계방송같은 자세함에 항상 감사를 드립니다. 문의사항이 여러가지 있으니 E-Mail주소나 전화번호를 남겨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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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2003.05.05 00:26
    이영진님 이번에는 사진이 없나요????소석문이라는 곳이 제가 기억하는 곳과 같은지 궁금해서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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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진 2003.05.05 21:09
    오해봉님께! 저의 작은 글에 관심을 가져 주심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산을 오르면서 메모를 하게된 것은 순전히 저의 이기심입니다. 올랐던 산도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면 잊어버려 기억하기 위함이 그 하나요 또 다른 하나는 산 오름에 대하여 게을러질 수 있는 저를 채근함이 또 다른 이유 입니다.그런만큼 내용이 체계적이거나 깊이는 없습니다.그 점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라며 저의 E-mail 은 ehfgksk(한글로 돌하나)@dreamwiz.co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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