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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산행은 원래 지난 번 12구간에서 주파했어야 하나 비 때문에 중도 철수하는 바람에 못 간 부분을 보충하는 성격으로 당일치기로 나서게 되었다. 김천역 대합실에서 새벽잠을 자다가 삼봉 씨가 약속시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고 하는 꿈도 꾸고 상주행 열차를 타러 갈 때는 하늘에 구름도 낮게 깔리고 해서 또 비가 오는 것은 아닌지 께름칙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다행히도 시간이 흐르면서 구름은 점차 엷어진다.
상주에서 보은을 거쳐 서울로 가는 버스는 직행이라 화령재에 세워줄 수가 없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화서면 소재지까지 가서 다시 택시를 타고 화령재로 되돌아왔다.
2) 모처럼 가벼운 배낭을 메고 눈에 익은 산길로 올라선다.  24도에 엷은 구름이 끼어 습도가 놓은 무더운 날씨이다. 숨이 차지도 않았는데 벌써 땀이 뚝뚝 떨어진다. 안내판에는 삼거리 입구(화령재에서 길따라 서쪽으로 3백 미터쯤 상곡1리 마을표석 지점)에서 산불감시초소까지 40분 걸린다고 되어 있는데, 지난 번에 큰 배낭을 메고 갈 때는 1시간 20분이 걸렸고 이번에는 아침 기운이고 배낭이 가벼운 데도 55분 걸렸다.(1시간 20분이 적절한 듯)
3) 15분 정도 급경사를 오르니 하늘이 트이면서 눈앞으로 봉황산이 우람하게 막아서는데 저길 언제 올라가나 싶은 게 겁이 더럭 난다. 앞만 보고 한발 한발 꾸준히 내디딘 끝에 어라? 하면서 봉황산에 다다른다. 정말 40분 만에 왔다. 20여명 앉을 만한 공터에 자그마한 자연석으로 된 표지석과 흰 나무로 된 표지목이 흔들거리면서 서 있다. 아이스백에 넣어 가지고 온 캔맥주와 순대로 정상주겸 이른 점심을 먹는다.
4) 비재에 내려서기 전, 지도에 나와있는 무덤은 관리가 되지 않아 거의 맨땅을 드러내고 있다. 비재는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곳으로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다. 길을 건너 철계단을 올라가 산길로 다시 들어선다. 15분 정도 엄청난 된비알을 올라가니 자그마한 봉우리(480m)에 이른다. 한숨 돌리고 다시 계속되는 오르막을 헉헉 대며 올라가는데 5분도 채 못 가서 쉬어야 할 정도이다. 510m 봉은 봉우리의 형태도, 별다른 표지도 없어서 자칫 모르고 지나치기 쉽겠다.(고도계와 지도로 분간) 조금 더 가니 거대한 암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우아! 저길 어떻게 넘을까 싶은데 가만 보니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열려 있다.
5)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숨을 헐떡이고 다리는 이제 서서히 기력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흐르는 땀을 닦기에 바쁘다. <억시기 마을 하산로>라는 곳은 흔적이 거의 없어서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지나갔다. 많은 자료에 <못제>, 일명 <천지>라는 곳이 소개되어 있는데 습지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바람에 이 역시도 모르고 지나친다. 상주市나 아니면 전문 산악회 단체등에서 안내표지를 달아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못제를 기대하며 올라가는 길에 앞이 확 트이면서 헬기장이 나타난다. 눈앞을 가로막는 형제봉의 웅장한 자태가 위압적이다.
6) 몇 번의 암봉을 지나서 드디어 <갈령삼거리>이다. 자그마한 공터에 퇴색한 나무판자로 이정표가 나무가지에 달려있다. 갈령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능선길을 타야 하는데 입구가 약간은 애매하다. 15분 정도 바위길을 넘나들면서 고도를 그대로 유지하며 가다가 급경사 내리막길로 이어지는데, 길바닥이 굵은 모래보다 약간 큰 정도의 작은 돌맹이로 덮여있어서 미끄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신발 밑에 베어링을 달고 내려간다고 하면서 웃었다. 죽죽- 주루룩. 몇 번을 엉덩방아 찧으면서 바위를 타고 넘으니 몇 개의 참호와 교통호들이 나타나면서 드디어 갈령에 내려선다. 갈령은 좁은 2차선 포장도로에 커다란 자연석에 갈령이라고 쓴 표지석이 있고 몇 개의 돌벤치와 이동식 화장실이 있는 가로공원이 조성돼 있다. 안내자료 지도에는 갈령삼거리에서 하산에 20분, 등산에 40분이라고 돼 있는데, 우리가 내려온 것은 45분이 걸렸고, 이정표에는 형제봉까지 1시간 30분이라고 써 있는 것으로 보아 하산에 20분은 무리이고(길 상태로 보아 뛰어 내려오는 것도 무리) 최소 40분은 잡아야 할 것 같다.
7) 버스는 이미 지나갔고 지나가는 차에게 열심히 손을 흔들다 보니, 대구에서 온 산악회 관광버스가 세워서 태워준다. 얻어탄 차에서 시원한 맥주를 얻어 마시는 맛이란! 이번 산행 구간은 지도를 보고 생각한 것과는 딴판으로 급경사의 연속이고 길 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가 날씨마저 무더운 탓에 예상 밖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배낭이 가볍고 당일산행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일에 지난 12구간에서 날씨가 좋아 계속 진행을 했더라면 무거운 배낭에 이틀째 산행으로 지친 다리로 엄청난 고행길이 될 뻔했다. 아마도 비 때문에 도중 철수한 것이 하늘의 도움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기록≫  
6월 21일(토) 영등포 역 출발(23:40)
6월 22일(일) 김천역 도착(02:36), 대합실에서 좀더 자다가 삼봉 씨 합류, 점촌행 통일호 열차로 출발(05:40), 상주 도착(06:22), 택시로 시외터미널 이동하여 아침식사 후, 보은 경유 서울행 직행버스(06:55) → 화서면에 도착(07:15)  → 택시로 화령재에 도착(07:20)
산행 시작(07:30) → 산불감시초소(08:25/09:10, 휴식) → 봉황산(09:46/10:50, 점심) → 비재(12:45)  → 510봉(13:32)  → 못제 지나 헬기장(14:58/15:20, 휴식) → 갈령삼거리(16:00) → 갈령(16:45) → 상주
산행거리 13.0km/백두대간 구간 11.5km(지리산에서 누적거리 250.4Km)

≪정보≫
ㅇ 영등포-김천(기차) \12,700    김천-상주(기차, 통일호) \1,200   상주 시내(택시) \1,900/3    
    아침식사(상주에서 백반) \3,500    상주-화서(버스)  \2,500   화서-화령재(택시) \3,000/3
    음료수  \700        상주-서울(우등고속) \15,800       계(1인당) \38,000
ㅇ 식수 구할 수 있는 곳 - 화령재(서쪽으로 5분 거리, 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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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유화 2003.06.25 16:27
    언제가 될는지 모르지만 체력과 시간만 된다면 저도 구간구간 꼭 해보고 싶다는 소망 마음으로는 늘 품고 사는데.. 김수훈선생님께서 산행기록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잘 써 주셔서 백두대간 계획하신 분들께 정말 귀한 자료가 될 거 같습니다. 특히 일일이 시간 기록 다 체크해주신 깊으신 배려 감동이에요. 밑그림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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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메 2003.06.26 14:59
    백두대간종주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소중한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계속 안전산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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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하빛 2004.02.19 23:57
    우리고향 코스였네요
    저도 금년 3월6일부터 발진 합니다
    비록 안내산행이지만 백두대간 종주를 목표로 시작하고자하는데
    항상 "님"이 부릅습니다
    구간별로, 떠나기전에 종주기를 꼭 한번식 보고 참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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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의 동경 2005.04.25 13:31
    저희 가족은 화령재에서 갈령까지 등산을 하였습니다. 오후 2시에 비재에서부터 갈령삼거리까지 갔는데 무척 힘들었습니다. 하산길인 갈령까지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등산로였습니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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