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임자체 산행기-1

by 김수훈 posted Mar 09, 2006 Views 3489 Replie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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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하기 전에

◈ 히말라야에 대해서
    히말라야는 주로 네팔과 티베트의 접경을 따라 동서로 길게 뻗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에베레스트가 위치해 있는 지역을 "쿰부"라고 부르며, 그 들머리에 해당되는 마을인 <루크라>까지는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거나, 아니면 <지리>라는 곳까지 차를 타고 갔다가 다시 3일간 걸어가야 한다. 즉, 루크라와 그 위로는 찻길이 없으므로 오로지 두 다리로 걸어가거나 조랑말을 타는 수 밖에 없다.
네팔에서 등반할 수 있는 산은,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8천미터급과 7천미터급, 그리고 그 이하의 "트레킹 피크"라고 불리는 봉우리 등으로 몇 가지 등급이 매겨져 있고 허가 조건과 입산료도 차이가 난다.  
임자체 峰은 트레킹 피크에 해당하며 입산료는 1인당 $100이다.

◈ 임자체(Imja-tse 6,189m) 峰  
  <임자체 Imja-tse>는 에베레스트에서 남쪽으로 7.5Km, 남체 바자르라는 마을에서는 북동쪽으로 25Km 거리에 있다. 이 봉우리는 <아일랜드 피크 Island Peak>로도 불리우는데, 이것은 1952년 에릭 쉽튼(Eric Shipton)隊가 정찰등반 중 임자체의 사방이 빙하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얼음바다 속의 섬(an island in a sea of ice)같다는 의미에서 명명되었다. 딩보체(Dingboche)에서 바라 보는 이 봉우리는 실제로 얼음바다에 떠있는 섬처럼 보인다. 그 후 1984년, 네팔 당국에 의해 임자체로 개명됐다
초등은 1953년 에베레스트 등반의 훈련 등반으로서 찰스 에반스, 알프 그레고리, 찰스 윌리, 텐징 노르게이와 7명의 셀파들에 의해 남서봉이 초등되었으며 그 당시 셀파들에게는 무척이나 신기하게 여겨졌던 산소통을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물론 훈련을 위해서였다.
그 후 1956년, 스위스의 에베레스트隊가 역시 고소 순응을 위해 북동봉을 초등했다. 페리체와 딩보체 사이의 모레인(빙퇴석)에서 보이는 이 봉우리는 바로 옆에 위치한 세계 최고의 거벽 중 하나인 로체(Lhoche) 남벽에 비하면 난쟁이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로체 빙하로부터 솟아 있는 서벽을 포함해 그 자체로도 흥미롭고 매력적인 정상을 가지고 있다.
임자체는 실제로 로체 샬(Loche Shar) 남릉의 연장이며 단지 작은 안부에서 구별될 뿐이다. 여기에서 남쪽으로 솟아오르는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능선이 정상으로 이어지고 더 내려가면 남서쪽으로 연결되는 이 능선은 대표적인 노멀 루트이고, 추쿵(Chhukhung)근처에서 바라볼 때 바위에 모자를 씌운 것 같은 남봉이 있다. 임자체는 즐겁게 등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쿰부에서 가장 멋진 전경을 제공한다. 즉 북쪽으로는 눕체(Nuptse 7879m), 로체(8501m), 로체 중봉(8410m), 로체 샬(8383m)이 로체 샬 빙하 위로 솟아 있으며 동쪽에는 쵸 폴루(Cho Polu) 그리고 멀리 마칼루(Makalu 8475m)의 붉은 화강암벽을 볼수 있다. 또한 임자 빙하의 남쪽에는 바룬체(Baruntse 7720m), 아마 다블람(Ama Dablam 6812m)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 출처 : <치악산악회 김영진 씨의 "히말라야 임자체 보고서">


◈ 해발 고도에 따른 산소량 비교
   높은 산에 올라가면 공기가 희박해진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과연 어느 정도일까?

        해발고도         공기의 비율
              0                   100%
         1000m                  88%
         2500m                  73%
         3000m                  68%
         4000m                  60%
         5000m                  53%
         5500m                  50%
         6000m                  47%
         7000m                  41%
         8000m                  36%
         8848m                  33%      - 자료 출처 : 야크존(http://trek.pe.kr)


◎ 임자체 산행기(2006년 2월 7일 ~ 2월 28일, 21박 22일)

"형, 해외 등산 한 번 가볼까요? 동남아 쪽에 있는 키나발루山이라고, 4천 미터쯤 되는데-"
백두대간 어느 산줄기에서 불쑥 내던진 후배의 말이 화두가 되어 시작된 인연은 귀신에 씌운 것처럼 결국 재작년에 중국의 쓰구냥山(다꾸냥峰 5,355m)으로 몰고 가더니, 그렇게 시작된 <해외 高山>을 향하는 나의 상사병은 지리산 남부능선의 삼신봉에서 깨질 듯 새파란 하늘 아래에 속살을 내보이는 주능선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 보다 몇 배 강렬하게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주변에 아무리 둘러봐도 같이 갈 만한 사람은 없는 것 같고, 그래서 해외산행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의 홈페이지를 기웃거리기 몇 달- 6천미터가 넘는 다음 등급으로는 어디가 있지? 킬리만자로(5,895)? 아콩가구아(6,959)? 아마다블람(6,856)? 엘부르즈(5,642)?
결국 소요일자와 비용, 난이도 등을 감안한 끝에 전문 암벽등반의 기술이 없어도 쥬마링과 하강기를 사용하는 최소한의 기술만 있으면 오를 수 있다는 말에 임자체峰(그래도 명색이 히말라야 아닌가!)으로 결정하고, 3번인가 연기된 끝에 드디어 날짜가 결정되고 일행이 구성되었다. 대구에서 온 허兄(52), 부산의 김兄(48), 그리고 수원(이번 산행 때문에 직장을 그만 두는 바람에 그동안 광주에서 수원으로 이사했다)의 정君(37) - 모두가 국내 등산에는 일가견이 있어 보이는 것이 정상 등정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에서 각 한 명씩 4명이니 가히 전국 대표선수들이다. 그런데 내가 제일 연장자라고? 은근히 체력이 걱정된다.

우리의 이번 산행 코스는 고쿄-촐라 패스-칼라파타르를 거쳐 임자체峰 정상을 등정하는 것으로 쿰부 지역의 주요 트레킹 코스를 모두 포함하는 완벽한 내용이다.

■ 제1일 : 2월 7일(화)
   인천공항 - 타이페이 - 방콕

눈발이 내리는 가운데 카고백(80리터)과 배낭(50리터)을 안고 메고 낑낑대며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는 일행들을 처음 만나 인사하고 혜초여행사의 김병구 대리로부터 최종적인 안내를 받았다. 우리는 인원이 적어서 여행사의 인솔자가 없이 우리끼리 알아서 카트만두까지 날아가야 한다.
각자의 카고백과 여행사에서 현지에 보내는 식자재 2상자를 화물로 부치고, 배낭 하나씩은 객실에 메고 들어가기로 했다.
17:30, 예정 시간에 출발한 TG635편은 타이페이를 거쳐 방콕공항에 도착. 공항에 붙어 있는 <아마리>호텔에서 숙박.

■ 제2일 : 2월 8일(수)
   방콕 - 카트만두

호텔에서 언제 다시 맛볼지 모를 성찬을 꼭꼭 눌러서 집어넣고 육교 하나 건너서 공항으로(이건 참 편하다). 공항세를 내야 하는 곳을 찾아야 하는데 "Airport Tax"라고 물어보니 아무도 제대로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간 곳에는 "Passenger Service Charge"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사실 세금이 아니라 공항이용료라고 해야 맞는 말이겠지.


     <방콕 공항에서 카트만두행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10:30, TG319 편으로 갈아타고 카트만두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는 오른쪽으로 멀리 히말라야의 하얀 설산들이 보이기 시작하자 모두들 카메라와 얼굴을 창문으로 들이대기 바쁘다.


     <비행기 창문으로 내다 보이는 히말라야의 연봉들>


     <조금 끌어당긴 모습- 유리창이 깨끗하지 못해서 사진이 선명하지 못합니다.>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해서- 여기에서도 환영의 뜻으로 꽃목걸이를 걸어주었다.>

원래는 카트만두에 도착해서는 타멜 시장에 들러 부족한 개인장비를 살 계획이었으나, 때마침 카트만두 시장(市長) 선거 때문에 관공서나 상점들은 물론이고 버스 택시 등의 교통편까지 모두 휴업 상태인지라(거 참, 이해가 안 되네), 부득이 적당히 소일하다가 한국식당에서 저녁을 먹고는 호텔로 들어갔다.


     <한국식당에서 장도를 자축하는 뜻에서 삼겹살에 이슬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