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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로 찾아가는 신화의 산(태백산)


우리민족사의 기원인 고조선과 단군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일연스님이 지은 「삼국유사」 기이편紀異篇에 나오는 내용으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옛날 환인의 서자庶子 환웅이 자주 세상에 내려가 인간 세상을 구하고자 하므로 아버지가 환웅의 뜻을 헤아려 천부인天符印 3개를 주어 세상에 내려가 사람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이 무리 3,000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꼭대기의 신단수神壇樹 밑에 내려와 그곳을 신시神市라 이르니 그가 곧 환웅천왕이다. 그는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穀,명命,병病, 형刑, 선善, 악惡 등 무릇 인간의 360여 가지 일을 맡아서 세상을 다스렸다.』


즉 우리나라 시조인 단군의 탄생과 고조선의 건국은 하늘에서부터 태백산의 신단수라는 매개체로 지상으로 이어져 한민족의 독자성과 유구성을 검증받게 된다.

물론 태백산에 대한 논란은 많다. 학자들간에는 묘향산이나 백두산을 정설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으나 고어에 보면 “백”은 “밝”을 뜻하고 이런 명칭이 붙는 산은 성산이나 신산으로 숭배받는 산으로 “태백산” 즉 “한밝산”이라는 명칭 자체가 “세상을 크게 밝히는 산” 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민족신앙적인 견지에서 보면 그중 가장 으뜸이 백두산이요, 태백산은 원명을 그대로 같게된 명칭이므로 꼭 어느 한 장소라는 신화적 해석에 국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현재 남한에 남아있는 제단은 마니산 첨성단과 태백산 천제단 둘뿐이고 성전 또한 이곳에 지어져 있어 신화적 의미하는 장소로서도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았음이 다행이다.

여기서 잠시 단군신화의 탄생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신화는 보는 사람에 따라 허구에 가까운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신화는 시대의 관념이나 사회상이 깊이 스며 있어 민족적 견지에서 해석하고 풀어야지, 수학적, 과학적 시각에 입각하여 허구라거나  인물의 실존 여하를 규명한다는 것은 가치가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 나라 민족사와 생활의 뿌리를 기반으로 형성된 인문 사회에 관한 복합적 기술이지 숫자와 공식으로 증명되는 정형된 논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단군신화에서는 가장 먼저 우리 민족의 생성과 국가 건립에 신성성神聖性을 부여한다. 이는 신화의 전승자, 즉 최초 작성자는 신화는 진실되고 신성하다는 인식하에서 기록을 시작하는데서 기인한다. 따라서 그 내용은 일상적인 상황이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아주 특별한 경험과 당시의 상태에서 유추할 수 있는 아득한 옛날의 일을 시발점으로 잡는다. 장소 또한 하늘, 즉 천신과 연결되는 특별하고 신성한 장소가 주 무대이고, 주인공은 당연히 보통 사람보다 탁월한 능력을 지닌 신성한 인물이 등장한다.

내용적으로 보면 천상과 지상의 결합, 광명(환웅)과 암흑(웅녀)의 조화 속에서 인간(생명)이 탄생하는데,  여기에는 신과 인간의 결합, 동물과 식물이라는 매개가 있다. 이는 탄생신화의 전형으로 ‘특별한 탄생, 신성한 결혼, 등극, 사후의 이적'이 주논리이며, ‘환인, 환웅, 단군'으로 이어지는 삼대기(三代記)를 살펴보면 “환인”은 하늘의 상재로 역사적인 시간을 초월해서 존재하고, “환웅”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와 초월적인 시간에서 지상의 역사적인 시간 안으로 들어오며, “단군”은 지상에서 새로이 탄생하여 신이 아닌 인간 역사의 시간 속에서 새로운 지평을 만들고 일정한 수명을 다한 후 다시 신으로 환원되는 신성함이 내포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의 단군신화가 시사하는 것은 천상의 것보다는 지상의 것이, 초월적인 시간보다는 역사적인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환웅이 인간세계에 내려온 것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을 위해서이지 천신을 숭배한다거나 자신의 영화를 위해 내려온 것이 아닌 인간 중심의 사상이 나타나 있는 것이다.

또한 신화의 증거는 시공을 떠나 포괄적으로 이루어지므로 그 범위 내에서는 민족적인 범위 내에서 전승된다. 따라서 우리는 단일민족이며 한 뿌리임을 인식시켜준다.

일연스님이 처음으로 「삼국유사」에 단군신화를 기록한 것도 혼탁한 고려 말의 풍조 속에서 민족의 정통성과 구심점을 찾고자 함이었고, 「세종실록지리지」의 기록 역시 민족의 정통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었다. 세종 또한 건국한 조선의 정통성 연결과 민족의식의 고취가 필요함을 느껴 왕명으로 평양에 단군사檀君祠를 두었던 모두가 우리의 역사가 한민족, 한뿌리임을 자각하는 매체로 쓰였음이다.

이러한 설화는 해모수, 고주몽, 박혁거세, 김알지, 석탈해, 김수로 등에서도 같은 의미로 나타난다. 다만 탄생시점이 대부분 알에서 태어나 특별한 어린아이로 영특하게 성장하는 난생卵生설화인 반면, 단군신화는 하늘에서 성인이 직접 강림하는 천부하강天父下降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신성함의 차원을 한단계 더 높여주었다는 것이다.

최근에 일어난 단군상 훼손에 관하여 기독교계에서는 단군신화에는 역사적 요소와 신화적 요소가 혼재해 있으므로 “단군신화의 신화적 요소만 들어 무조건 거부한다든지, 반대로 이를 비신화화나 학문적 검증 없이 이를 역사적 사실로 무조건 수용하려는 것은 둘 다 편향된 사고”라고 전제하고 “한국교회는 단군신화를 ‘민중의 이야기’로 민족의 중요한 정신적 유산으로 인식하고 그 민족적 민중적,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 의미를 존중하여야 할 것이다.”고 하였다(국민일보, 1999. 10. 17)

다만 그것을 종교화 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일부 종교인들이 자기종교의 매너리즘에 빠져 타종교나 신화를 배타적 리얼리즘으로 이단시하는 것은 한민족이라는 우리 역사인식과 민족성을 배격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 따라서 교계에서 정립하였듯이 “민족의 중요한 정신적 유산으로 인식하고 그 민족적 민중적, 정치적, 경제적 의미를 존중”하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계속)



천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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