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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주변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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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일 : 2월 9일(목) 약간 흐리다가 개임
   카트만두 - 루크라(Lukla 2,840m) -(0:40)- 체플룽(Chheplung 2,660m) -(1:30)- 팍딩(Phakding 2,610m)

나의 짧은 영어 덕분인지 아니면 여행사 현지인 직원의 짧은 한국말 때문이지,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해야 하는 것을 외부 식당에 나가서 식사하는 것으로 오해하여, 하마터면 아침식사를 굶을 뻔 하는 위기를 맞았으나 무조건 큰소리로 화를 내는 방법(요거 의외로 잘 먹힌다)으로 간신히 호텔에서 토스트에 계란프라이 두 개를 챙겨 먹고는 호텔로 찾아온 가이드와 함께 공항으로 향했다. 이 사건으로 이후부터 나는 졸지에 우리 팀의 영어 통역이 되어버렸다.(나도 안 믿어지는 일이다)
카트만두 공항에 06:30에 도착해서는 언제 뜰지 모르는 루크라行 국내선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우리의 산행을 지원해줄 스탶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의 사다(메인 셀파)는 이름이 "나왕 왕추 셀파 Ngawang Wangchu Sherpa"- 줄여서 왕추라고 부르는데 에베레스트를 5번에, 8천미터급 다른 고봉들을 또 5번이나 더 오른, 31살 나이에 비해서는 상당한 베테랑이었다.
"니마"라는 이름의 보조 셀파는 왕추의 이종사촌 동생으로 날씬한 체격의 미남이고, "다와"라는 이름의 요리사는 시골 아저씨 같은 인상에 한국어와 한국요리를 아주 잘하는 호인이며, 요리사 보조로 "수지"라는 청년이 또 있어서 우리 4명과 합해 모두 8명이 루크라行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간다.

☞ 셀파族들은 모두 이름 끝에 "Sherpa"가 붙는다.
    "셀파"라는 단어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 히말라야 쿰부 지방에 사는 高山族의 종족 이름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히말라야 高山을 등반하는데 필요한 등반 가이드라는 직책의 명칭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다른 셀파들과 요리사, 포터 등 전체 스탶진들을 총괄 지휘하는 우두머리 셀파를 "사다(Sardar)"라고 부른다.

루크라行 비행기(다른 국내선 비행기도 모두 비슷)는 내부가 중형버스 정도 크기에 15석 정도의 의자(관광버스 보조의자 수준)가 있는 쌍발 프로펠라 비행기로 육안에 의한 비행을 해야 하는 관계로 구름이 끼거나 날씨가 좋지 않으면 비행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기도 한단다.


     <카트만두 공항의 루크라行 국내선 비행기 앞에서>


     <우리들의 짐 보따리에는 계란도 들어있다. 무려 10판 300개>


3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우리 팀 8명만이 탑승한 비행기는 듣던 대로 여승무원이 사탕과 솜뭉치(소음방지용 귀마개)가 담긴 접시를 돌리고 나서 하늘로 둥실 떠올랐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시끄럽다.


     <비행기 내부 모습- 화물도 객석에 같이 싣는다>


     <비행기 날개 끝으로 보이는 설산들>

사량도 가는 배보다 훨씬 더 심하게 아래위로 옆으로 흔들리던 비행기는 왼쪽으로 하얀 雪山의 산그리매가 보이더니 땅 위의 짧은 활주로를 향해 꽂히듯이 내려 앉는다.(멜 깁슨이 나오는 어느 영화에 이런 장면이 있었는데) 짧막한 활주로를 잠깐 굴러가던 비행기는 오르막 경사 때문에 자동으로 제동이 걸려서 속도가 팍 줄어들더니 꼭 중산리 소형주차장의 절반 만한 계류장에서 승객과 짐을 풀어놓고는 다시 내리막 경사를 내리 달려 활주로 끝 절벽 밑으로 사라진 듯 하다가 다시 떠오른다. 마치 시외버스가 정류장에서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떠나는 것처럼 아주 간단하다.




     <루크라 비행장의 계류장과 활주로 모습>


     <루크라 비행장의 경사진 활주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도로 같은 것. 건물의 지붕과 경사를 비교해 보시길>

시골의 버스 터미널 빠져 나오듯이 철망 사이의 작은 문으로 간단히 비행장을 나와서는 마을 골목길 같은 길을 걸어서 한 롯지(찻집, 음식점을 겸하는 민박집)에 들어가더니 본격적인 지원부대 구성이 시작되었다.


     <루크라의 한 롯지에서 포터 선발이 한창인 모습>

우리의 일정에 들어있는 <촐라 패스>를 야크가 지나갈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야크를 쓰지 않고 전원 포터를 써야 한단다. 요리기구와 먹거리들을 짊어지고 심부름을 할 키친보이 3명을 추가하고 포터 14명을 채용하여 우리는 총 25명의 인원이 되었다.(대원 4명, 사다, 보조 셀파, 요리사, 보조요리사, 키친보이 3명, 포터 14명) 손님은 4명인데 지원부대가 21명이라니, 내 참!
전체 인원이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결국 돌아올 때까지 사진은 커녕 한꺼번에 보는 것 도 불가능했다.
40분 정도 걸어서 <체플룽>에서 점심, 다시 1시간 30분 정도 걸어 <팍딩>에 도착, 숙박한다.


     <머나먼 트레킹의 시작>


     <주변 농가의 모습>


     <체플룽 마을- 지리로 가는 길의 이정표가 보니까 지리산이 생각났다>


     <체플룽에서 팍딩으로 가는 길의 계곡>


     <앞으로 자주 만나게 되는 출렁다리- 요건 아주 가벼운 수준이다>

이곳은 겨울이 건기이기 때문에 눈이나 비가 오지 않아서 길이란 것은 온통 밀가루 같이 고운 흙먼지(아마도 야크 똥 가루도 상당 부분 섞여 있을 듯)가 발 디딜 때마다 날아올라 신발은 물론이고 바지도 무릎 아래로는 흙투성이가 되어버린다. 거기다가 야크라도 만나게 되면 피어오르는 먼지구름을 도저히 피할 수가 없어 스카프로 입과 코를 가리다 보니 저절로 은행강도 패션이 되고 만다.
구간이 전반적으로 내리막이지만 이리저리 휘돌고 오르내리막이 뒤섞여 직선거리에 비해서는 2배 이상을 걸어야 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첫날이라 그런지 아직은 워밍업 하듯 가벼운 일정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팍딩의 롯지에서 저녁식사를 기다리며- 매우 즐거운 표정이다>


■ 제4일 : 2월 10일(금) 맑음. 실내 4˚c/실외 0˚c
   팍딩(Phakding 2,610m) -(2:00)- 조르살레(Jorsale 2,805m) -(2:30)- 남체 바자르(Namche Bazar 3,440m)

어제 비행장에서부터 보이던 웅장한 산은 <꽁데>산을 가리고 선 <버리> 라는 산인데 지역주민들에게는 "신(神)의 산"으로 추앙받고 있어서 등반이 금지된 산이라고 한다.


     <네팔에 들어와 처음 눈으로 보았던 雪山- "버리" 산>


     <롯지 앞에서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그럴 듯하게 폼을 잡았다.>


언덕과 계곡을 돌아들며 보기만 해도 아찔한 출렁다리를 몇 개 건너고 하면서 몬주(Monjo 2,835m)와 <사가르마타 국립공원 관리소>를 지나 2시간쯤 걸은 뒤 조르살레에서 점심을 먹는다.


     <언덕을 올라 한숨 돌리면서>


     <길 옆 계류에 자리잡은 소(小)수력발전소>


     <사가르마타 국립공원 관리소>

☞ 사가르마타(Sagarmatha)
    에베레스트를 티벳에서는 "초모랑마(Chomolungma)"라고 부르며 네팔에서는 "사가르마타"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남체바자르까지의 길은 계속해서 이 "두드코시" 강을 따라 간다- 석회질 때문에 물이 옥색이다>


     <조르살레 롯지에서- 모자 안 쓴 청년이 보조 셀파 "니마">


     <강변을 따라 가는 길. 저 위에 가늘게 걸린 출렁다리가 보이시는지?>


     <출렁다리 하나를 건너기 위해서는 이런 오르막을 헐떡거리면서 올라가야 한다>


     <출렁다리를 건너는 일행들>


     <갈수기라서 가늘게 얼어붙은 빙폭을 배경으로. 우기에는 볼 만한 폭포가 되겠는데>

다시 2시간 30분쯤 더 헥헥거리며 오르내리막을 반복하며 걸어서 <남체 바자르>에 도착했다. 이곳은 루크라와 함께 쿰부 지역에서는 제일 큰 마을에 속하고 에베레스트, 아마다블람, 푸모리 등을 등반하거나 쿰부 지역을 트레킹하려면 꼭 지나가야만 하는 병목 같은 위치에 있다.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계단식으로 다듬어진 집터에 주로 돌로 벽을 쌓아 지은 집들이 계곡 아래의 합수점을 향해 마치 야외극장처럼 반원형으로 자리잡은 모습이 이채롭다.


     <남체바자르 마을>


이곳은 또한 전화와 인터넷이 되는 마지막 마을이기도 하며, 빵집과 당구장도 있고 등산장비점도 7군데인가 있어서 장비를 팔거나 빌려주기도 한다.  
여기 오는 중간에 "홍익대-데이콤 혼합원정대"를 만났는데, 전체 대원 24명이 임자체 등정을 도전했다가 2명만이 성공하고 나머지는 모두 포기했다고 하며 체력과 시간이 부족했음을 강조한다.
저녁을 먹으면서 왕추 셀파가 다른 트레킹 루트(고쿄-촐라 패스-칼라파타르)를 돌고 난 뒤, 지친 몸으로 임자체 등정에 나서는 것 보다는 체력이 왕성한 초반에 임자체 등정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의해서 찬성하고 일정 변경에 대해서 협의를 했다.
저녁부터 머리가 약간 무거움을 느끼지만 내일은 고소순응을 위해 남체에서 머무르며 쉬는 날이니까 그냥 버텨보기로 했다.
디카 배터리를 충전했다(100루피/시간).


     <본격적인 산행을 앞두고 체력 보강하라고 통닭이 저녁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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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마 2006.03.11 06:09
    루클라 가는 그 비행기가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아서 골치가 되기도 하던데요. 특히, 낡은 로얄네팔항공은 악명이 높다지요.
    비행기삯이 만만치 않아서 트레킹을 할 경우엔 지리(JIRI)까지 버스타고 가서 걸어 오르기도 합니다. 21명의 지원부대...멋지네요.
    히말라야에서 통닭을 드시고...혼자다니면 꿈도 못꿀 것입니다.

    근데, 남체까지 가면 에베레스트가 보일텐데요. 안보이던가요?
    배터리 충전하는데도 돈을 내야 되다니...
    칼라파타르는 그렇다쳐도 촐라패스 넘어 고쿄까지? 철인입니까...
    히말라야의 롯지들을 보니 자꾸만 그립네요.
    그냥 다시 돌아가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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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훈 2006.03.11 09:26
    남체 마을이 산기슭의 남쪽으로 둥글게 반원형으로 모여 있어서 북동쪽에 있는 에베레스트는 마을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일단 마을 북쪽의 언덕을 올라가서 <에베레스트 뷰> 호텔이 있는 능선에 오르거나 아니면 남체 북동쪽 능선을 올라서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는 다음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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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도옹 2006.03.11 16:25
    손님 4명에 지원부대가 21명이라....
    조조가 아무리 뻥이 심하기로서니 백만대군이 전투에 참가했다면
    지원부대까지 오백 이십오만 정도~~~ ^^;
    아직까지는 힘든 기색이 전혀보이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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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거사 2006.03.14 09:48
    그 많은 달걀 보고 히말라야에 양계장 세우러 가는 줄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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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경 2006.03.15 11:08
    역시 빨간두건의 김수훈님이 멋지십니다^^*
    앞으로의 산행을 위하여,,,체력보강,,,화이팅!!! 김수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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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없는여행 2006.06.11 18:19
    ㅎㅎ 통닭을 보니 생각나는 말이 있는데...
    한국팀이 어디든 네팔 산기슭 한번 스치고 지나가면 그 동네
    닭들은 전멸이라는 말들이 회자되던데... 설마 그러신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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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호정 2006.11.07 19:33
    우리고유의 기호식 통닭을 몸보신하시며
    등정하신다니 안심됩니다
    건강 잘 지키가시는 모습에 감사..
    늦게 꼬리말 올리며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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