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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 18 구간
▣ 일시 : 2006년 5월 20(토)  
▣ 일출 : 05:15  일몰 19:47  
▣ 구간 : 이화령-조령산-조령3관문-하늘재

▣ 산행기
다시 또 2달 만에 나서는 대간 산행이다. 3일 전까지는 금요일부터 토요일에 걸쳐 비가 올지 모른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계획을 취소하지 않고 기다렸더니 다행히도 금요일 오후부터 비가 그쳤다.
천안역에 들러서 전주에서 오는 삼봉君을 태우고는 10시 조금 넘어서 출발했다. 병천에서 오창 가는 길과 연풍에서 이화령으로 가는 길에서 조금 헤매기는 했지만 그래도 예정했던 시간에 이화령 주차장에 도착해서 수면제로 맥주 한잔을 하고는 잠을 청한다.

04:40  시계 알람 소리에 잠을 깨서는 하늘을 보니 날씨는 좋을 것 같다. 이번 구간은 대간 전체에서 가장 험난한 암벽구간이라고 해서 짐을 가볍게 하기 위해 야영을 피하고 당일치기로 주파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보온병에 담아 온 커피를 마시고 출발 준비를 갖추었다.
05;10  어슴프레 여명이 밝아오는 속에 이화령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산길로 접어드는데, "홀딱벗고 새" 소리가 환영인사를 하는 듯 하다. 비교적 완만한 경사의 오솔길을 30분 정도 걸어 올라 헬기장을 지나서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직진을 하면 조령산까지 능선을 따라 곧장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조령샘을 들려서 가는 길이다. 우리는 아침식사도 하고 물도 채우려고 오른쪽으로 접어들었다. 비탈면을 따라 비스듬하게 올라가니 아담하게 꾸며 놓은 샘터가 나타난다.
06:05∼06:40  샘터 위쪽으로는 텐트 서너 개를 충분히 칠 만한 공터가 있다. 보온도시락에 준비해 온 밥으로 아침을 먹는다. 어제 저녁에 담았으니 11시간 정도 지났는데 온기는 벌써 사라졌다. 근교 산에 갈 때처럼 당일 아침에 도시락을 싸는 경우가 아니고 전날 저녁에 싸 오는 때에는 따듯한 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샘터 뒤쪽으로 짧은 오르막길로 능선에 올라서니 샘터를 들리지 않고 직접 오는 길과 만나게 되고 우측으로 꺾어 헬기장을 지나고 조금 더 가니 조령산이다.
07:20  조령산 정상은 공터에 계란형의 자연석으로 된 정상석이 있고, 큰 나무들이 둘러서 있어서 툭 터진 조망은 없어서 사진만 찍고는 그냥 통과하는데, 조금 내려가다 보니 나무가지 사이로 멀리 월악산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07:46  상암사터를 거쳐 절골로 내려가는 갈림길 표지가 나타나면서 턱 하니 앞을 가로막는 바위가 이제부터 시작되는 암벽지대를 예고하는 것 같아서 바싹 긴장이 된다. 인수봉의 매끈한 암봉처럼 엄청나게 높은 절벽이거나, 발디딤도 하나 없어서 암벽등반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그런 건 아니지만, 웬만한 릿지조차도 무서워하는 나로서는 적당한 두려움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곳곳에 나타나는 밧줄을 끌어 당기느라 또 팔뚝에 힘줄을 세우기에 정신이 없었다.
08:13  신풍리 갈림길 표지판을 지나면서 뒤에서 나타난 단체팀이 우리의 느린 걸음을 압박한다. 하도 시끄럽기에 조용히 해 달라고 한 마디 했지만, 효과는 오래 가지 않는다. 산에서건 시내에서건 사람들은 단체가 되면 왜 시끄러워지는 걸까?
12:32  <조령3관문>이다. 내려서는 끝머리에 잘 가꾸어진 샘물이 있다. 거의 1시간 전부터 들려오던 확성기 소리는 여기에 자리잡은 포장마차식 음식점에서 틀어놓은 노래소리였다. 자료에는 컵라면과 오뎅을 판다고 해서 "좌판" 수준인 줄 알았더니 파라솔 테이블이 10여 개에 냉장고도 갖춘 집에다가 조금 더 위에는 웬만한 음식점과 맞먹는 수준의 집에 "만남의 장소"라는 현수막도 걸어놓았다.
3관문 앞 너른 공터에는 여기저기에서 온 단체 행락객들로 유원지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나무 그늘을 찾아 라면을 끓여 먹는데 주변 관광객들이 신기한 듯이, 먹고 싶은 눈으로 쳐다본다.
13:55  관문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성벽 옆으로 난 길로 들어서는데 정규 등산로가 아니어서 입산금지라는 표지가 걸려 있다. 아니, 여기가 국립공원(월악산) 지역이었던가? 은근히 켕기는 마음에 자세히 보지도 못하고 황급히 지나 숲속으로 모습을 감추기에 급급했다. 지리산에서는 비지정 등산로 출입을 적극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대간 종주를 이어 가자니 나 스스로 타협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성삼재길처럼 달리 우회로가 있는 것도 아니니-
14:44  마패봉이다. 3관문에서 여기까지 올라오기는 이화령에서 조령산까지 470미터 차이에 비해 절반 수준인데도 힘은 더 드는 것 같다. 정상에는 "마역봉"이라고 쓰여진 검은색의 네모나게 다듬은 정상석이 있다.
관문에서부터 산성의 흔적이 등산로를 따라 끊어졌다가 이어졌다 하면서 따라오고 있다.
15:10 북암문이다. 무릎 높이 정도의 성벽에 배수구 같은 구멍이 하나 뚫려 있는 것이 예전에도 따로 문루같은 건물이 있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16:20  다시 계속되는 오르내림 끝에 동암문이다. 여기도 모양새는 북암문과 비슷하다.
16:47  이정표가 나타났다. 그런데 부봉 방향에서 왼쪽으로 주흘산 방향에 손으로 누가 "백두대간 길"이라고 써놓았다. 잠깐 혼란스러웠으나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니 부봉은 대간 길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여기서 부봉은 10분 거리라고 되어 있지만 점점 떨어져가는 체력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그냥 비껴가기로 하고 주흘산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17:35  몇 번의 암벽지대를 또 지나고 959봉, 주흘산과의 갈림길에 도달한다. 예정했던 시간보다 1시간 넘게 늦어진 것이 아무래도 제 시간에 산행을 끝내기는 어렵고 이제는 어둡기 전에 하늘재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겠다. 민박집에 전화를 걸어 예정보다 늦어지겠다고 얘기했다. 자신있게 주흘산 방향을 버리고 왼쪽으로 틀었다. 모처럼 만나는 푹신한 흙길을 걸어 평천재에 다다른다.
18:00  나무등걸에 종이로 "평천재"라고 써서 붙인 곳을 지나 조금 가니 왼쪽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데 앞서 가던 단체객들이 땅바닥에 화살표를 표시해 둔 것을 보고 하마터면 방향을 틀 뻔했다. 오전에 만났을 때 그들도 우리와 같이 하늘재로 하산한다고 얘기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삼봉君이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걸음을 정지시킨다. 다시 지도를 보고 의견을 모아 보니 그들은 뒤떨어진 후미를 가까운 미륵리로 하산하도록 유도하는 표지인 것 같았다. 제대로 방향을 잡아 가는데 나무가지 사이로 주흘산의 평온한 자태가 보인다.
18:37  탄항산에 도착했다. 큰 나무들 사이에 자그마한 하얀 자연석으로 된 정상석이 놓여져 있다. 이제는 세 사람 모두 다리도 뻣뻣해져 오는 게 지칠 만큼 지쳤다.
19:01  높이 10여 미터로 보이는 엄청나게 큰 바위가 앞을 가로막는다. 아, 여기가 "굴바위"라는 곳인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하산 길이다. 생각한 대로 길은 아래로 떨어지는데 골짜기로 들어가면서는 컴컴해지기도 하는 게 일몰 전에 도착이 걱정스러워진다.  
19:47  드디어 하늘재에 도착했다. 야간산행을 하지 않고 오늘의 일정을 끝마친 것이 다행이다. 약속해 둔 민박집으로 향해 걸어가는 동안에 머리 속은 달콤한 휴식과 소주한잔으로 꽉 차 있었다.

▣ 기록  
5월 19일(금) 20:20   신림동 출발 → 천안역에 22:00 도착.
                     전주에서 19:24발 기차로 올라오는 양삼봉 합류, 출발
5월 20일(토) 00:30   이화령 도착, 차 안에서 앉은 채 취침.
             04:40   기상, 준비해 간 커피 마시고 출발 준비

산행 시작(05:10) → 조령샘(06:05/06:40) 아침식사 → 조령산(07:20) → 조령3관문(12:32/13:55) 점심식사 → 마패봉(14:44) → 부봉 갈림길(16:47) → 탄항산(18:37) → 하늘재(19:47) → 민박집에서 숙박

5월 21일(일) 08:00   민박집 차로 이화령으로 이동, 귀가
산행거리 18.4km/백두대간 구간 18.4km(백두대간 누적거리 360.8km)

▣ 정보
ㅇ 자가용 기름값 \40,000   민박집(숙박비+식비+차량지원) 80,000
순대 21,000  계 141,000/3=47,000
ㅇ 식수 구할 수 있는 곳 - 조령샘, 조령3관문.
ㅇ 전체 구간이 암벽지대라고 봐야 하며 특히 상암사 길림길부터 깃대봉 갈림길까지가 험난함.
ㅇ 하늘재 산장  054-571-8789/011-9391-8030

  • ?
    부도옹 2006.05.25 23:27
    난 또 '하늘채'인 줄 알았네요. ^^;
    누적거리가 360Km를 넘었으니 거의 절반은 마치셨네요.
    '시작이 반'이라는데 절반을 가까이했으니 그럼 끝마치신것 아닌가요?? ^^*
  • ?
    서당지기 2006.06.02 15:08
    많은 참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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