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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주변산행기

2007.03.04 19:36

2007-03-04(일) 삼성산

조회 수 177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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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7-03-04(일)

코스 : 삼성산(석수역~찬우물~ 한우물~ 시흥역)

동행 : 없음



삼성산...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가봅니다.

어제밤 부터 고열이 올라 입술은 바짝 바짝.. 결국 링거를 꼽아 밤을

보내 놓고.. 아침에 비도 오지 않는 마른 하늘을 올려다 보다가

산카페 공지를 훓다가 포기하고 다시 오락가락...



누워만 있으면 영락없이 환자가 될 것 같아 우장과 냉, 온수만 챙겨

집을 나섭니다.

아이는 새학기 준비로.. 아이아빠는  집안에 큰 일이 있어 지방에 가고

없으니  간섭할 사람은 없어 차라리 편합니다.

걱정하실  작은아버지께는 금새 다녀 온다고 말씀드려 안심시켜 놓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는데.. 빗방울이 후둑후둑..

삼각산을 가려면 전철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 번거러움에

망설이다가 신년초에 다녀온 삼성산에 가기로 합니다.



천안행 전철에 올라 석수역과 관악역을 저울질 하다가..

지난번에 하산한 석수역에서 내려서 길을 건너 소방도로로 오르는데

어떤 남자분과 하산하는 산님들과 언성이 높아집니다.

하산종료길에 까만비닐봉투들이 즐비하고.. 그 산님도 쓰레기봉투를 거기에

투기하려다 제지 당한듯 합니다.

- 그나마 산에 투기 안한 산님을 고맙다고 해야할지.. 기왕 가지고 내려온 것

   집으로 가져갔으면 좋았을 것을..



고열로 먹은게 없어서 그런지 몇 걸음 쉬고 다시 오르고.. 헉헉대다가 쉬다가..

겨우 능선위로 올라섰는데..

오르는 사람은 나 혼자 뿐이고.. 그나마 내려오는 산님도 없고..

하늘은 뿌옇고.. 가야할 곳을 딱히 정하진 않았지만 가능하면 찬우물을 거쳐

삼막사까지 가서 셔틀버스나 택시로 지하철역까지 가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세찬 바람이 보통은 넘는 산길에  그래도 그리 늦은 시각은 아닌지

오르는 분들 몇 팀...

그런데 자꾸 거슬리는 산님이 있습니다.

청바지에 배낭도 없이 우산을 스틱삼아.. 나의 앞길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산님들도 드문 산에 갠한 두려움이 일어 납니다.



내 뒤로 따라 오시던  산님들 중에 연세 지긋해 뵈는 분들이 바람의 세기를

갖고 논하시다가 산님 한 분이 말씀하시기를

- 너는 굴러가고 나는 날라간다.

그 말씀을 들은 상대 산님이 큰 소리로 대응을 하시는데

- 야! 너만 날라가냐? 나도 날라갈 수 있다.

옆에서 들으며 조용히 가려니.. 웃음이 나와서.. 결국 말을 걸구 맙니다.

- 그러시다가 싸우실 것 같습니다.

그 두분은 오랜 산친구라시는데 대체로 암벽등반을 하셨고..

여산님은 전직 군인 출신이라시는데.. 그 기개가 하늘을 찌를듯..합니다.

두 분은 시흥 벽산아파트 쪽에서 올라 오셨다길래.. 함께 가도 되겠냐고 여쭈니

본래 찬우물까지만 갈 생각이라시며 쾌히 승락하십니다.



이제.. 바람을 동반한 빗방울이 거세지고  두 분은 어느 막사에 들러 한 잔 하신다길래

주춤거리며 따라 갑니다.

그 분들 배낭에서 나온 술은 개복숭아주와 솔잎술..

내 배낭에서 나온 것은 여전히 인삼주..

막사에 술 드시던 팀들까지 합류하니 금새 화기애애.. 합니다.



비오는 삼성산에서 졸지에 술 파티가 열리는 것이니..

권커니 받커니..

이런.. 비님두 오시는데..  하산을 재껴두고.. 술 판이 벌어져 참 곤란합니다.

한 시간쯤 가져 온 술들이 동이 나고.. 비님두 거세지고 오래 앉으니 춥고..

배낭을 뒤져 가져온 옷들을 다 찾아 입고..

우비를 입고..  출발 준비를 서둘러 가던 길 되짚어 하산을 합니다.

바람의 세기는 약해졌지만 대신 빗방울이 거세져 우장을 갖추지 않았다면

곤란하였을 길을 두 분 어른들 덕분에 안전하게 시흥 벽산아파트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 근교 산행을 혼자 갈때는 오후보다 오전에 낫다는 생각을 하며.. 겁 많은 자신을

   탓해야 하는건지.. 아직도 잘 모릅니다.
  • ?
    오 해 봉 2007.03.06 20:03
    비오는데 산에 가셨군요,
    일요일날 점심먹고 비가 조금오기에 우산을들고 산에갔는데
    빗방울이 굵어지며 많이도 내리데요,
    그래도 산에 올사람은 다오드군요,
    다정다감 하시고 여유로운 이안님이 본받고 싶습니다,
    우면산 야간산행때 뵈었드라면 좋을것인데 아쉽습니다.
  • ?
    아낙네 2007.03.07 18:52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에 이안님의 고열도 씻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홀로 산행하다가 두려움이 엄습해오면 당할 재간이 없지요
    그 후유증도 오래가는가 싶더니 봄비에 그마져도 씻겨나가는가 봅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바라시는대로 가족분들과
    많은 시간 보내시기를 응원할께요 ^^*
  • ?
    김종광 2007.03.08 16:23
    즐겨하시는 산행 항시 행복이 가득 하시기를...
    열정과 용기를 감탄 하면서
    산행후기 매번 즐겁게 읽는답니다.
  • ?
    이안 2007.03.08 21:51
    오해봉님.. 주말 모임 즐거우셨으면 합니다.
    기회가 닿지 않아 송구합니다.

    아낙네님 오랫만이지여?
    간간이 들려오는 소식은 듣고 있습니다. 지리산이 열리면 다시
    볼 수 있으려나 막연히 가다립니다.^^

    김종광님... 고맙습니다.
    산이라는 공통관심사가 참 좋은 사이트입니다.
    좋은 산.... 많이 가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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