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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주변산행기

2007.11.01 22:07

아~~!!! 설악, 설악

조회 수 1829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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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은..

      꿈은 현실에서의 부족한 것들을
      미래에서 빌려와 메꾸는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가
      내 문자보관함에 메모되어져 있다.

      그러하기에 현재 갖고 있는 꿈의 모습으로
      미래는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산하, 그 어디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어랴만은
      설악이 가진 계곡과 암봉과 어우려진 단풍을 제대로 즐기고 나면
      설악을 떠올리지 않고서
      단풍에 도취할만한 곳은 실상 그리 많지 않음이 사실일 것이다.

      이맘때쯤이면 단풍이 끝물일텐데 며칠 추위로 단풍의 남하가 주춤했는지
      백담사를 들머리로 영시암, 수렴동대피소로 향하는 산길에 화형식이 한창이다.






      예정된 시간보다 빠르게 봉정암에 닿게되고
      봉정암 사리탑에서 바라본 설악의 모습은 시간의 흐름을 정지케한다.


      정지된 시각..그 안에서 몇시간이고 그자리에 머물고 싶었지만
      숙박이 소청산장으로 결정되어졌기에 아쉬움은 이내 사그라들고야 만다.





      2. 소청산장에서..

      선착순으로 숙박객을 입실시키던 희운각대피소와 소청산장도 이젠
      인터넷예약없인 하루밤을 청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양철지붕을 무섭게 때리던 한여름의 장맛비, 혹독한 추위를 피해 이름모를 산객이
      건네주던 한잔의 소주에 몸과 마음의 추위를 씻어내리던 그 따뜻한 기억,
      운해로 가득한 능선들을 바라보며 일몰의 시간에 가졌던 그 명상의 시간,
      소청산장에서의 하루밤을 그리도 설레이며 기다리곤 하였는데
      함께한 일행들에게 내 가진 추억들을 단 하나도 전해주지 못해 아쉬움 찐하다.
      그리 자랑스럽게 말하곤했던 밤하늘의 별빛조차 보여주지 못했어니..

      그러나 그 누군가는 느껴주었으리라
      자신의 추억만으로도 아름답게 자리할 소청에서의 밤을..





      3. 공룡능선

      아직 잠에 들어있는 일행들을 뒤로하고 장비점검을 마친 후,
      화이팅을 외치고 공룡능선으로 향한다.
      희운각으로 향하는 그 급한내림길이 잘 정비되어 신작로로 변해있음에 놀랍다.
      공룡이 가진 풍광들을 놓치지 않으려 일출후에 공룡에 접어들고자 했는데
      잘 정비되어져 있는 산길의 도움으로 희운각에 닿는 시간이 예상보다 너무 빨라
      신선대에서 일출을 맞이하기위해 발걸음을 재촉해본다.

      랜턴을 밝히고 비움과 채움을 연속하며 어둠을 가로질려 산길을 더듬어본다.
      야간산행은 자신에게의 몰입을 더욱 진하게 안겨주기도 한다.
      한걸음에 나는 비워지고 한걸음에 비워진 내게 산은 채우고..


      희운각대피소에서 확인한 일출시간이 06:48분,
      아직 한참을 더 기다려야 일출을 볼 수 있지만 눈앞에 펼쳐질 풍광을 두고
      서둘러 길에 접어들고 싶진 않다.
      공룡의 신선대에서 일출을 보기위해선 암봉을 올라야만 한다.
      새벽추위로 길을 서두려는 일행들을 앞서서 출발시키곤 김정휘님과 김현철님과 나는,
      신선대 암봉을 올라 일출을 맞이하기로 한다.

      하루를 잉태하고 어둠에 묻혔다가 그 하루를 토해내는 일출의 웅트림..장관이다.








      좌로는 서북능을 끼고 용의 이빨을 닮은 용아장성을 거느리고
      우로는 천화대의 암봉들과 화채의 암봉들이 도열하여 맞는 공룡길에 든 산객들에겐,
      그 언젠가 이 지구의 주인으로 포효하던 공룡은 더 이상 화석이 아니다.
      한걸음 내딛는 발걸음에서 지축을 뒤흔들며 걷는 공룡의 발자취를 느끼고
      가뿐 호흡에서 내뿜는 숨결에서 공룡의 뜨거운 입김을 느낀다.
      공룡의 꿈을 따라 1275봉으로 향하는 일행들의 뜨거운 가슴이 전율을 느끼게한다.

      암봉이 가진 그 아름다움이 지대하여 어떤 이름도 어울리지 않는다 하여
      산객들에겐 1275봉으로 불리우는 양각봉..
      1275봉이 더욱 아름답게 느꼈지는건
      암봉에 오르기위해 흘려야하는 땀의 량에 비례한 것은 아닐까.
      1275봉을 향한 된비알은 들머리에서 신선대를 오르는 느낌과는 또 다르다.
      공룡길의 그 절반이기도 하고 공룡길을 완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상징성이 1275봉을 더욱 예찬케 한 것이라는 생각이 스민다.
      (이상 카오스의 이전 공룡능 산행기에서 발췌)








      1275봉에서 바라보는 사방의 암봉들이 있어 공룡능선은 비로소
      그 이름에 어울려지는 공룡능선다워진다.
      이 멋진 풍광이 능선의 중간지점에 자리하고 있기에 땀흘린 자에게만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음은 어쩌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함께한 어르신이 1275봉의 암봉꼭대기에 올라보시고자 한다.
      그 말씀이 하도 진중하게 다가와 선뜻 발걸음을 암봉으로 향한다.
      어르신과 함께 암봉의 꼭대기에서 도열해있는 천화대와 범봉, 화채능선의 암봉들,
      그들의 사열을 받는 그 느낌은 가슴가득 희열을 채우고도 남음이 있었다.


      1275암봉에 올라선 어르신이 그리도 커보였다.






      4. 그리고 우리는..

      어둠을 뚫고 소청산장을 나서서 공룡길을 완등하고 비선대로 향한다.
      천불동으로 하산을 계획한 일행들이 언제쯤 출발했을 지, 아침식사는 제대로 했는 지,
      전화를 시도해보지만 능선에 있는 우리와는 달리 계곡에 있을
      일행들의 전화는 모두 불통상태다.

      천불동에서 맞이할 그 계곡과 암봉에 어우려진 단풍의 환희에 설악에서 가진
      불편함들이 싸악 가셔져있길 기대해보며 일행들의 안위를 돌보고있을
      일행을 떠올리니 든든함이 자리하여 발걸음 가벼워진다.

      그렇게 우리는 다른 길을 걷고 있어면서 하나의 길로 향하고 있었다.





      5. 주무진에서..

      산행후의 먹거리..땀흘린자만이 갖는 또하나의 즐거움이다.
      그 즐거움을 위해 기꺼이 두번째 고향임을 자랑스러워하며 안내해주신
      김창옥님에게 감사함 전한다.

      주일이면 어김없이 닥쳐오는 고속도로의 막힘도 잊은체 깊은 잠속에 빠져들며
      함께 길을 걷고 함께 땀흘리며 함께 웃음꽃을 나눈 설악에서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난다


      일행들의 가슴엔 단풍이 가진 그 빛보다 곱고도 다양한 색채로 물들지 않았을까.




              설 악 가

              굽이쳐 흰띄두른 능선길따라
              달빛에 젖어드는 계곡의 여운아
              내 어이 잊으리오 꿈같은 산행을
              잘 있거라 설악아 내다시 오리니

              저멀리 능선길에 철쭉꽃 필때에
              너와 나 다정하게 손잡고 걷던 길
              내 어이 잊으리오 꿈같은 산행을
              잘 있거라 설악아 내다시 오리니
              오리니...




  • ?
    해성 2007.11.02 00:46
    하나하나 보여지는 풍경이 넘~ 멋있습니다.
    일출도 좋고~
    단풍도 좋고~
    능선도 좋으니~
    아~ 가고싶다!^^
  • ?
    김종광 2007.11.02 18:51
    가을설악 아름답군요.
    좋은 사진 공룡에서 일출 장엄 하다고 해야하나
    그순간을 같이 하신분들 부럽습니다.
    좋은글,사진 감사합니다.
  • ?
    오 해 봉 2007.11.04 08:58
    설악산 단풍을 갖고 카오스님이 오셨군요,
    공룡의 일출사진은 처음보네요,
    만주 독립군 출정가 같은 설악가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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