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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 3일째 아침이 밝았다.
여늬날처럼 셀파의 ‘노크모닝콜’에 이어
따끈한 차 한잔이 건네진다.
하늘은 높고 청명하고
롯지마다 짐꾸리기에 부산한 모습이다.
07시에 먹는 아침상에는
이역에서는 귀한 미역국이 나와
어렴풋이 한국의 시골밥상을 생각한다.

 



 



 




해발 2,500미터가 넘어서면서
약간의 고소증세로 보이는 숨가쁜 증세는  
그저 서서히 걷고 여유로운 생각을 갖는 길밖에 없다고 한다.
간간이 맞이하는 휴게소에서
따스하게 마시는 ‘짜이’ 한잔에
몸과 마음의 여유를 회복한다.

굽이굽이 지나는 숲길에는
아열대성 식물로 보이는 식생중에
‘랄리그라스’라고 하는 네팔의 국화가 즐비하다.  
1월부터 꽃이 핀다는
그 나라꽃은 키도 크고 우람하다.


 




오늘은
해발 2,200미터에 이르는 고도를 지나기위해
연속되는 계단길을 지루하게 걸어올랐다.
멀리 보이는 설산의 웅자는 여전한데
따갑게 내려쪼이는 햇볕을 피해
그늘을 찾기도 하였다.
경사진 밭에는 조와 같은 작물이 말라가고 있어
수확의 계절인 듯하고
깊게 내려앉은 골짜기에서는
간간이 험한 물소리도 들려온다.

 




멀리
‘히운출리’(눈쌓인 산이라는 뜻)봉을 조망하며  
두어시간을 더 걸어
백두산(2,774미터)보다도 약간 더 높은 해발 2,840미터에 위치한
‘고레파니‘롯지에 도착한다.
트레킹 루트에서 두 번째로 큰 민가지역이며
롯지의 위치가 조망이 좋은 곳이어서 다행이다.

이곳에서 숙박을 하고
내일 새벽에 ‘푼힐전망대’에 올라
일출을 맞이하여
안나푸르나 지역 설산 연봉을 조망할 계획이다.
석식에 곁들여 그곳의  특산인 사과로 만든 브랜디 몇잔을 하고나니
피곤한 몸은  빠른 잠으로 빠져들었다.

 




푼힐전망대,
4일차를 맞는 3,000 고지의 아침은
4시에 기상하여 북녘하늘은 바라본다.
지면에는 쨍 하고 깨질 듯  서릿발이 강한데
‘안나푸르나남봉’위에는 북두칠성이 곧추 선채 걸려있다.
북극성을 맴돌고 있는 무수한 별들은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다가선다.

아침요기로 마늘스우프 한 그릇을 먹고
별빛밖에 없는 어두운 산길을
헤드랜턴에 의지한체 1시간여를 오르니 푼힐전망대에 다가선다.

아직 지지않은 반달은
서쪽 하늘에 다소곳이 떠있는데
각국에서 안나푸르나 지역을 찾아와
일출에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설산의 連峰을 보기위해  
신 새벽부터 산을 오르는 트레커들이 꼬리를 문다.
‘푼족’들이 주로 살고 있는 고개라는 뜻인 ‘푼힐’에 오르니
이윽고 동녘에 붉은 기운이 퍼지면서  
설산의 雄姿가 서서히 드러난다.

해발 3,210미터- 푼힐전망대,
좌측으로부터 다울라기리 연봉과
투첵, 닐기리, 안나푸르나 남봉과 그 연봉'
그리고 마차퓨차레봉이 주욱 늘어서 있다.

세계 각국에서 도착한 트레커들의 면면과
앞다투어  내지르는 환호를 뒤로하고
다시 롯지에 내려와 그때서야 아침을 먹고 다시 하루의 긴 여정을 시작한다.


 




‘고레파니’롯지를 떠나
‘푼힐’과 마주보며 높직이 솟아있는
‘구릉족’ 주거지 인근의 ‘구릉힐’(해발3,040미터)을 지난다.
그곳 역시 조망도 시원하고
고산지대 특유의 산마루길 모습이
고도차이는 있지만 한국의 태백준령 마루금을 지나는 기분이다.
군데군데 경사진 곳에는
자그마한 소와 양의 방목지가 내려다보이는데
목동과 가축은 보이지 않는다.
일기가 화창하고 조망이 좋다.
점점 숨이 차는 우리 트레커들에게
점점 가까워오는 설산연봉들은
주변을 맴돌며 길동무를 하자고 한다.


 




복장과 장비도 변변치 않은
수수한 모습으로 트레킹을 하고있는
60대의 외국인 할머니 서너명은
서로 친구지간이라는데
노년의 그 호방하고 여유로운 트레커로써의 모습이  마냥 부럽다.


 



 



 




간혹 만나는 현지민들의 열악하고거친 생활상과
가무잡잡한 아이들의 천진한 눈빛을 보며 안타깝기도 하고,
카고백이나 생필품을 담은 ‘남록’을 머리띠로 이고서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체
빠른 속도로 산길을 앞서가는 포터들을 볼 때에는
그저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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