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차일봉 1.

by 오 해 봉 posted Aug 04, 2004 Views 2353 Replies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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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04. 7 .26 ~ 7 .30

○ 코스 : 인천- 북경- 연길- 이도백하 -장백폭포 -천지- 차일봉- 지하산림- 묘향대전시관 -도문- 용정 -연길 -북경- 인천.


작년 여름에 집사람과 한번 다녀온 코스이지만 천문봉 (2650 m  중국쪽에서 두번째
높은 봉우리. 우리나라 백두산 관광객 99%가 1900 m 지점에서 찝차로 올라가 천지를 구경하며 TV 에 자주 나오는산) 에서 천지로 내려와 천지물을 맛보고 차일봉(2596 m) 녹명봉(2603 m) 까지 8시간 등산을 한다고 해서 5월 말에 신청을 했다.
춥다고 해서 겨울옷과 렌턴까지 모두 준비를 해두고 갈날 만을 기다리는데 7.14- 7.26으로 날짜가 변경 되었다.
계획은 7.26 비행기로 북경(100분소요)공항으로가 북경서 연길(120분소요)까지 가고 연길에서 20:00 시에 백두산밑 이도백하 신달호텔까지 이동할 예정 이었으나 백두산 쪽에 비가 많이 오고있다고 해서  북경근처 관광부터 한다고 했다.

○ 7 .26 (월)   인천공항

집이 부천 송내동이라 공항 까지 30 분이 채 안걸렸다.공항 G라인 앞에서 미사연 산악회 김동원 국장님을 만나 단체비자를 받아보며 일행들의 얼굴을 보고 심란 했다.
26명을 A,B 조로 나누었는데 B조인 우리 조장 안인호님은 36년생이신데 집나이로는 69세이고 우리조에만 나보다 연장자가 5명이나 되었다.
또 안양에서 엄마 아빠 중1년 형이랑 온 정욱현이는 94년생 4학년이다.
26명중 11명은 절친한 친구 사이인 부부팀인데 골프,등산,암벽등에 자신이 있다고 하고 우리조장님팀 9명은 남여혼성팀으로 백두대간을 마치고 다시 지리산을 향해 내려오고 있다고 자랑을 한다.
20명 빼고 정욱현이네 가족 4명 나와 룸메이트가된 나보다 한살많은 46년생 송사장님과 나다.
이제는 오도가도 못한다.
아리나 쓰리나 이들과 장단을맞출수 밖에 없다.

○ 북 경

북경공항에 도착하니 북경 가이드 김금화 새댁(33세,연길 출신)이 나와서 맞아 준다.
태가촌이라는 운남성 따이족이 한다는 외국인 전용식당에 가서 코스별 점심을 잘 먹었다.
여러명이나와 노래도하고 아름다운소리의 악기연주도하며 행운의 빨간실도 손에묶어줬다.
서양사람 팀들도 꽤 많았다.
천단공원,천안문 광장,자금성. 써커스를 구경하고 저녁식사후 발 맛사지를 받았다.

(작년8월에 올렸던 "백두산- 해란강- 만리장성" 기타산행기 28 29 31 32 참조)


                            

                                   천단공원  (황제가 하늘에 제사지내는곳)


                                            

                                                      천 안 문 광 장


                                        

자 금 성( 9999의 방이있어 왕자가태어나 한방에서 하루씩 자고나면 28세의 청년이됨)

○ 7. 27(화)

오늘일정은 만리장성, 용경협,명13릉 관람후 비행기로 연길로 이동하는것이다.
만리장성을 작년에는 우측에있는 케이블카를 타고 쉽게 올라 갔는데 이번에는 걸어서 올라가는 좌측 코스를 택했다.
날씨가 더워 땀은 무척 흘려도 백두산 등산 워밍업을 겸해 좋았다.
힘들어도 모두들 최선을 다해땀을 뻘뻘흘리며 오르는 모습이 처음생각 했던것과는 달랐다.
특히 이번여행중 최연장자이신 A조의 71세이신 현재훈 할아버지와 70세의 배옥란 할머니 내외분의 땀흘리시는 건강한 모습은 정말로 대단하셨다.
(할머니께서는 아저씨 아주머니라고 부르라고 했는데...).


                                            

                                                   만 리 장 성


                                            

                                                      용 경 협


                       

                     용경협 계곡 180 m 상공에서 자전거를 타는 곡예사들


중국비행기는 사람이 다 차야 뜬다더니 두시간이나 늦게 연길로 향했다.
연길에 내려 연길가이드 김광휘(30세. 대학원생, 총각)군의 안내로 저녁을 먹고 20:00시경 비를 맞으며 이도백하로 향했다.
이도백하 신달호텔에 도착하니 01:50분이다.

○ 7. 28(수) 장백폭포 천지 차일봉.

아침에 일어나니 소나기가 무섭게 퍼부었다.
아침을 먹고 반찬이 없는 도시락 한개와 간단한 배낭차림으로 천지를 향했다.
원래 계획은 천문봉으로 찝차를 타고 올라가서 천지를 내려다보고 천문봉에서 천지쪽으로 내려올려고 했는데 며칠전 대만산행팀이 천문봉에서 천지로 내려오다가 추락하여 사망사고가 있어서 중국당국에서 잠정적으로 등산로를 폐쇠했다고 한다.
그래서 장백폭포쪽으로 걸어서 천지로 올라갔다.


      

      89도 온천물에 삶아진 계란과 옥수수(온천수라 계란은 노른자부터 익는다고함)


              

                  매 표 소(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가니 한글로도 써놨음)


                                              

                                                   장 백 폭 포


웅장한 장백폭포 옆으로 난 580개 계단을 오르는데 무척 힘들었다.
지리산 화개재 551계단 생각이났는데 그보다 훨씬더경사가심해 몇배가 힘드는곳이다.
(입장료는 장백폭포 15원.천지 40원. 우리돈으로 2250원과 6000원 이다.)
계단 중간쯤에서 부터는 터널이다.
산위의 돌들이 굴러 여러번 큰 사고가 났었기에 안전하게 터널을 만들어 놨다.
터널은 폭포쪽으로 군데군데 문처럼 큰틈을 만들어 놨기에 터널속이 어둡지 않았다.
완전히 장백폭포 위까지 터널이 만들어져 있었다.
장백폭포에서 천지까지 가는길은 2km 가 조금 넘는데 온갖 야생화들과 좌측으로 천지에서 흐르는 개울이 어울어져 환상속의 아름다운 길이었다.
좌측산속 개울은 천지에서흘러 장백폭포로 이르는 맑고 차디찬 물이다.
우측으로는 축구장보다는 조금 적고 테니스장보다는 훨씬큰 눈덩이가 있는데 불가사의했다.
양지쪽 조금 파인곳에 비스듬이 눈이 쌓여있기에 말이다.
그 청정지역에도 눈위에 새까만 때가 끼어 있었다.
바람에 녹은 것인지 파도모양으로 버티고 있는데 올여름이 다갈때까지 녹을 것 같지가 않았다.


        

                천지가는길 옆에 쌓여있는 눈 (올여름 다갈때까지 녹을것같지 않았음)

꽃길을 지나 꿈에도 그리던 천지에 도착했다.
천지 물가에 서서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하늘에 구름은 끼었어도 천지는 맑고 곱기만 했다.
바람이 꽤 불어서 파도가 퍽으나 일었다.
물가에 가면 등산화와 옷이 젖었다.
집에서 부터 갖고간 페트병에 파도때문에 힘들게 물을 담았다.
물을 먹을려고 고개를 젖히니 웬지모르게 목이 메었다.
북한측이 보인다고 사진은 찍어도 비디오 촬영은 못하게 했다.
디지털 카메라와 비디오카메라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천지에서 사진찍고 기념품 파는 중국사람들은 복장이 완전 동복이다.
파카를 입고 있었다.



                   
                천 지 (1시간여 있는동안에도 구름이 몇번이나 덮였다 개었다 했음)

점심먹고 12:00시까지 모이라고 해서 정욱현이네 식구들과 밥을 먹는데 조가 섞인 밥이 참으로 맛있었다.
반찬은 각자 미리 한끼분을 준비하라고 해서 깻잎과 멸치볶음을 가져가 잘 먹었다.
천지에 온사람은 80-90명쯤 되는데 60-70명이 우리나라 사람 같았다.
중국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천지에서 사진 찍고 몰래 비디오도 찍고 한시간여 동안 이곳저곳 잘 살펴보았다.
백두산에서 제일 높은 북한땅에 있는 장군봉은 구름에 가려 이따금씩 모습을 보여주었다.
북한측 천지물가에 있는 생태연구소로 내려오는 계단이 선명하고 쌍안경으로 본 국경초소는 쓸쓸하고 허전하기만 했다.
북한측에서는 천지에 배를 띄워 산천어라는 고기를 잡는다는데 중국측까지 휘젓고 다니며 잡는다고 했다.
우리가 그곳에 갔을때는 고기잡는 배는 없었다.

12:00시에 모여서  김동원 국장님과 연길가이드 김광휘군을 따라 차일봉을 향했다.
장백폭포에서 천지로 가다보면 좌측에는 천문봉 우측에는 차일봉이다.
장백폭포쪽으로 1 Km 쯤 오다가 가파른 경사 돌로된 길을 오르는데 무척 힘들었다.
모두들 손을짚고 기어서 올라갔다.
그게 안전하고 편했다.


              
             차일봉 오르는언덕 양지에 쌓여있는 눈(얼음 덩어리 같았음)

한시간여쯤 오르다 보니 평평한 능선에 올랐다.
능선위로는  끝없이펼쳐진 곱고 고운 평원이다.
비단이불을 깔아놓은듯도하고 넓은축구장 수십 수백개를 모아놓은것보다 넓었다.
다만약간의 보기좋은 주름(구릉)이있을 뿐이었다.
이렇게 아름답고 포근하기에 사람들이 백두산을 좋아하고 찾는것같다.
그광활한 평원 군데군데 약간구릉진곳 양지쪽에 축구장보다더큰 눈덩이들이 이삼복더위에도 녹을생각을않고 늠늠하게 버티 고있는게 신기로웠다.

우리일행 26명중 손회장님팀 11명은 천지를 구경한후 차로 천문봉에 올라간다고 산행에서 빠지고 71세의 현재훈할아버지와 11세의 정욱현 과 가이드 두명 포함 17명이다.
산에 오르며 보니 현재훈할아버지와 배옥란할머니께서는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무척 노력하시는 것을 느꼈으며 정욱현이는 힘들어하며 쳐지다가도 조금만 쉬면 또 힘이나서 힘차게 오르곤 했다.
나 역시 정욱현이와 현재훈할아버님 내외분을 보고 힘을얻어 사진을 찍고 비디오도 찍으며 올라갔다.  
산능선에 오르니 참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곱게 가꾼 골프장 잔듸같은 풀을 밟으니 발이 근 10cm 정도 푹푹 들어 갔다.
밑에 이끼가 들고 올라와 그런다고 했다.
그러니깐 풀뿌리나 야생화 뿌리도 10 cm 정도는 이끼사이를 뚫고흙에 닿아있는것 이라고한다.
걷기에 무척 힘이 들었고 빨리는도저히 걸을수가 없었다.


            
            녹명봉을 향하던중 (대관령 목장같고 골프장같은 광활한 고원풀밭)


능선을 따라 차일봉에 오르다 보니 천지가 환히 내려다 보이는 곳이 있었다.
정욱현이네 아버지에게  비디오와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라고 부탁하고 천지를 향해 공손히 절을 올렸다.
부처님께는 3 배하는데 민족의 영원한 성지이기에 4 배를 했다.
그리고 사진을 찍느라고 또한번 정성스럽게 했다.
모두들  숙연해하며 쳐다보는게 고마웠다.
어떤 아주머니가 "왜 절을 하셨어요" 하고 물었다.
빨리 남북통일이 되고 잘사는 대한민국이 되라고 기원했다고 하며함께 웃었다.
웃음도 잠깐이다.


                              

                                차일봉에서 천지를향해 4배를올림


갑자기 천둥이 치고 바람이 일더니 장백폭포위쪽에서 부터 검은 구름이 캄캄하게 몰려오고 있었다.
얼른 비디오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를 비닐백에 넣어 배낭속에 넣었다.              
우의를 입고 돌아 앉자 마자 굵은 소나기와 함께 콩알 만한 우박이 10분정도 쏟아지는데 무서울 정도였다.
하늘에서 수직으로 내리는게 아니고 강풍과 함께 수평으로 내려치는데 우박이 얼마나 쎄게 내리치는지 여자분들은 아파서 혼났다고 했다.
내 여지껏 이런번개같이 내리는 소나기와 우박은 처음이다.
우박은 풀밭에 떨어 져서도 한참만에야 녹았다.
어찌나 혼이들 났는지 정신이 나가서 김국장님이 위험하니 1.5 Km 쯤 남은 녹명봉(2603 m)을 가지말자고 하니 기다렸다는듯이 모두다 찬성한다.
룸메이트인 송사장님만 김국장님에게 강력히 항의하기에 김국장님과 김군이 있으니 여기서도 A,B조로 나누어 비를 맞으면서라도 녹명봉까지 갈사람은 가자고 했더니
13:2로 부결되었다.

백두산날씨는 한번잘못 틀어지면 한낮에도 캄캄하며 그런 안개속에 끼어들면 조난 된다고 한다.
비가제법 오는데도 안개는 오락가락했다.
안개속에서 길을 잘못들면 40Km 나 80 Km 를 딴길로 가버린다고 했다.
비상식량으로 인절미와 과자 육포는 조금 준비했지만 통제에 따를수 밖에 업었다.
송사장님은 호텔에 올때까지 입을 꼭 다물고 화가나 있었다.
차일봉에서 소천지를 향해 내려오는 길은 무척이나 힘들었다.


                             

                                   차일봉을 내려오면서 바라본 장백폭포

계속 내려오는 길이지만 비는 오고 등산로가 제데로 나 있지 않기에 풀을 밟으면 발이 푹푹 들어 가고 많이 쌓인 눈위를 걷는것 같았다.
2000m 아래로 내려올때는 나무뿌리와 돌과 미끄러운 흙때문에 길이 미끄러웠다.
좀 경사가험한 곳에서는 아이고 하이고 소리가 계속 나며 미끄러졌다.
70세인 배옥란 할머니께서 넘어지시는게 정말로 안타까웠다.
낮은 곳으로 내려올수록 숲이 우거지고 풀들이 무성했다.
차일봉에서 약 5Km 정도를 내려오니 소천지가 나왔다.
둘레가 260m 인 아담한 연못인데 위쪽에서는 상당량의 물이 계속 들어 오는데 (육안으로 보기에는 가뭄에 경운기로 물을 뿜을때 만큼의 양)나가는 곳은 없다고 했다.
소천지 물가옆에는 약신할아버지의 검은 동상이 있는데 비가 많이 내리기에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그저 눈에 담고 호텔로 왔다.
호텔은 장백폭포가 훤히 보이고 폭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천상온천 관광 호텔인데 주인이 한국사람 이라고 했다.
호텔에 돌아와 장백폭포 밑에서 나오는 83도 의 온천물에 피로를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