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능선 끝자락 성제봉

by 쉴만한 물가 posted Dec 05, 2006 Views 1639 Replies 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침 08:30분 최참판댁 가는길과 고소성 가는길 갈림길에서 왼쪽길을 따라 고소성으로 출발한다.
약 20여분 아스발트길을 따라서 오르니 한산사가 있고 그곳에서 조금 지나면 악양뜰이 내려다 보이는전망좋은 곳이 나온다.
조금 더 가면 오른쪽으로 고소성으로 가는 길이 나오고 소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이 산행하기에 참 좋다.
약간의 오르막이라서 좀 힘이 들기도 하지만 왼쪽엔 섬진강 오른쪽엔 악양뜰이 있어서 이곳만큼 산행하기에 좋은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척이나 한산하다.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소나무 잎새사이로 불어 오는 섬진강 강바람소리 산새들의 노래소리...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삶의 여정에서,
어릴 때 알지 못했던 그리운 마음이
하얀 눈 내린 듯 새하얀 은모래 사이로
조심조심 흐르는 강물처럼,
내 마음에 그리움이 흐를 때,
그대 그리워 달려오면,
언제나 소담스런 미소로 반겨주는 그대가 있어,
첫 사랑의 설레임으로 그대를 그리워합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산행을 좋아한다. 자주가는 북한산은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산행하는 맛이 덜하다.
성제봉으로 가는 길에 한가지 유감스런 생각이 든다.
나무가지에 무슨 리본들이 이렇게도 많이 달려있는지... 인간에게 많은 것을 베풀고도 아무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나무들이며 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산이 좋아서 산을 찾으면 그것으로 그만 감사할줄 알아야지. 내가 찾은 산에 나의 발자욱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부끄럽게만 느껴진다.
10:00 경에 앞길을 막아서는 거대한 봉우리가 있다 신선대에 도착했다. 오르는 길이 조금 험해도 많이 힘들편은 아니다 위에서 바라본 경치는 일품이다.
발길을 재촉하니 구름다리에 도착했다  산행을 시작한지 두시간이다.  멀리 내가 태어나서 자랐던 등촌리 덕기 부락이 보인다.
그곳에 내가 마음과 몸의 휴식을 얻는 나의 집이 있다. 사십이 훌쩍 넘은 이 나이에도 고향은 나를 항상 설레이게 한다.
멀리 보이는 능선이 세석평정만은 못하지만 아늑한 느낌이 든다. 철쭉이 피는 봄이면 집사람과 아이들을 데리고 꼭 오고싶다.  
11:00 성제봉 도착  다시 길을 재촉하여 11:10에 국기 게양대가 있는 철쭉 안내판앞에 도착했다. 악양뜰이 섬진강과 함께 오른쪽쪽으로 멀리 보이고  정면에 칠성봉, 동매재, 왼쪽으로 원강재 시루봉, 회남재가 보인다.
그곳에서 행동식과 단감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11:30에 출발 원강재 가는 길이 수월하다. 원강재 민둥산을 지나니 산쭉이 앞길을 막는다.
왼쪽에 임도가 있지만 예전의 산길을 따라 걷는다. 한참을 걸으니 능선에서 임도와 만나게 된다.  반대편에서 올 때 능선길을 찾기가 쉬운편이 아니다.
임도를  따라 한참을 가니 갑자기 길이 사라지고 산죽속으로 희미한 산길이 보인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나 보다.바람소리, 산죽의 바스락 거리는 잎새소리, 혼자 걷는 발자욱소리 , 산새들의 노래 소리 뿐, 마치 혼자만 존재하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13:00 시루봉에 도착했다. 중삼 때 마지막으로 오른 후 이십 오륙년이 정지된 곳이다.  내려다 보이는 시루봉골은 고요함에 가끔 산새들의 노래소리뿐이고 멀리 보이는 고향마을 덕기 부락은 평온했다.
언제 다시 시루봉에서 고향마을 을 내려다 볼 수 있을까... 시루봉에서 중식을 한 후 13:20에 시루봉을 출발 회남재로 향한다.
이십여년전과는 산의 모습이 많이 변했다. 그 때는 산불 방지 때문에 능선의 나무를 베어버려서 억새가 무성했는데 지금은 산죽이 키를 넘는다.
14:10 회남재 도착. 묵계로 가는 임도와 청학동으로 가는 임도가 있다 묵계까지는 약 4km 청학동까지는 약 6km 임도를 따라 청학동이 보이는 곳 까지 40분을 갔다가 다시 회남재로 돌라온다.
다음에 이 길을 따라서 삼신봉을 통해 세석으로 가야겠다. 회남재로 되돌아 와서 악양으로 향하는 임도를 따라 가다가 선산에 있는 아버님 산소에 들려서 지난일 을 회상한 후  고향집으로 하산하여 혼자만의 산행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