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요새 - 백아산

by 연하 posted Jun 30, 2016 Views 1536 Replies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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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요함만이 감도는 한낮의 골짜기로 들어선다.
이 산속 어디

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겨울 추위를 견디며 피 끓는 청춘을

묻어야만 했던 생존의 몸부림이 있었던가
멀리서 보면

하얀 거위가 올망졸망 모여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화순의 백아산은
광주로 들어가는 길목인 지리적 요충지로 인해
빨치산 전남 총사령부가 주둔하며
근현대사의 풍랑이 격하게 휩쓸고 지나간 가슴 아픈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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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바위 정상 삼백여 평은 사방을 다 조망할 수 있는

너른 흙마당으로

빨치산과 토벌대가 자존심을 걸고 서로 뺏고 빼앗기기를 반복하던
천혜의 자연 망루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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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으로도 북으로도
갈 수 없었던 사람들,
순수한 신념, 불합리에 대한 의기도
어느새 홍수에 통나무 떠내려가듯 휩쓸려 가고

누군가의 자식이며 아버지 오빠였을 아까운 청춘들은
바위를 기고 흙을 파고

굶주림과 추위를 온 몸으로 버텨내다

무엇 때문인지도 채 알지 못하고 쓰러졌으리라.

 

높지 않은 산이지만 능선의 하얀 바위가 멋스럽고

봄의 철쭉 가을 단풍이 보기 좋다고 한다.

야심차게 만든 절터 바위와 마당바위를 연결한 하늘다리의 스릴은

새로운 관심꺼리로 더 많은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

바람은 선선하고 햇살은 맑게 부서지는데

그 산에서는

한 그루의 나무

기어가는 개미 한 무리

피고 지는 꽃 한송이 조차도 예사 보이지 않고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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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으로 몇 장 누른 사진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