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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주변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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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2일 : 2월 18일(토)  
   추쿵(Chhukhung 4,730m) -(2:00)- 딩보체(Dingboche 4,410m)

어제 16시간이 넘게 오랫동안 정상을 다녀오는 산행을 하고 난 뒤이기 때문에 오늘의 일정은 아주 짧게 잡혀서 여유가 있어서 아침부터 느긋함을 만끽한다.
평소보다 1시간이나 늦은 9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10시 30분이 넘어서 천천히 출발했는데도 구간 전체가 비교적 평탄하고 하향길이기 때문인지 그다지 힘드는 느낌이 없이 점심 전에 딩보체에 도착했다.


     <추쿵의 롯지에서 출발하기 전에- 못 보던 얼굴이 있네? 롯지 주인인가?>


     <도중에 만난 외딴 롯지 - 겨울철 비수기라 손님이 없다고 문을 잠그고 비워 놓았다>


     <아쉬워서 뒤돌아 본 임자체>


     <그리고 눕체의 모습>


     <오지 마을의 농가 모습 - 사람들은 모두 다 큰 마을로 내려갔는지 빈집 같았다.
      집을 지을 때 주로 돌이 많이 사용되는 이 지방에서는 평소에도 이렇게 돌을 많이
      수집해 놓는다. 마치 돈을 저금하듯이 >


     <다시 돌아 온 딩보체 마을>


     <롯지 앞에서 이상한 포즈를 취한 포터들과 니마 셀파>


롯지 마당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는데 저녁해가 넘어가면서 석양에 물든 봉우리들이 황금색으로 물들고 있다. "작품이다!" 싶어서 카메라를 들이댔는데 나중에 보니 짙은 안개와 구름 때문에 기대했던 만큼의 색이 나오지 않았다.






     <롯지 마당에서 바라 본 여러 가지 석양의 모습들>


내일은 왕추 셀파와 함께 4명의 포터가 야영장비와 등반장비들을 가지고 남체로 내려가기로 예정되어 있어서 포터들 간에 송별식이 열리는지 밤새 소란스러웠다.

■ 제13일 : 2월 19일(일)  맑음 3˚c/실내
   딩보체(Dingboche 4,410m) -(2:30)- 두글라(Dughla 4,620m) -(2:00)- 로부제(Lobuche 4,910m) -(2:40)- 고락셉(Gorak Shep 5,140m)

아침에 왕추 셀파는 포터 4명을 데리고 남체로 떠났다. 어려운 임자체 등정을 끝냈으니 보조 셀파가 가이드를 해도 무리가 없고, 남체에서 빌린 개인 등반장비를 빨리 갖다줘서 렌트비용도 줄이고, 또 사가르마타 공원관리사무소에 등정에 관해서 사무 처리할 일이 있다고 하는데 내용을 잘 알지 못하니, 뭐라고 토를 달 수도 없다. 그저께 소동을 피운 장본인인 "니마" 셀파가 왕추를 대신한다는 것이 좀 꺼림칙했지만 요리사인 "다와"가 뒷받침한다고 해서 마지못해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롯지에서 남체로 가는 사람들이 남쪽 방향으로 길을 잡아 가는 것을 배웅하고는 우리는 바로 오른쪽에 있는 높은 봉우리의 3부 능선 쯤을 향해 가파른 비탈면을 올라 고개를 넘어서니 마치 서부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펑퍼짐한 마른 풀의 초원이 펼쳐진다. 여름엔 야크 떼가 방목을 많이 하는지 돌로 쌓은 우리와 목동들의 숙소가 띄엄띄엄 나타났다.


     <멀어지는 임자체가 아쉬워서 다시 한 번 뒤돌아보고 찰칵>






     <두글라 가는 길의 풍경>


초원을 1시간쯤 걸어 두글라에 도착했는데, 좀 이르긴 하지만 다음 롯지까지의 거리가 애매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모처럼 네팔 전통 요리가 나와서 호기심에 잘 먹었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네팔 전통 음식인데 이름은 잊었다. 밀가루 반죽을 화덕에 구운 것>


부산의 김兄이 아직도 고소증세가 가시지 않아서, 한참 고민 끝에 칼라파타르도 포기하고 여기에 그냥 머물겠다고 한다. 임자체 등정을 포기했는데 칼라파타르마저 또 포기하면, 이번 산행의 목표는 하나도 이루지 못하는 게 되는데… 오죽하면 그런 결심을 하게 되었을까 애석하기만 하다.
포터 한 명을 같이 머물게 하고 식사 준비 등을 롯지 주인에게 일러두고는 김兄을 남겨두고 로부제를 행해 떠났다.
롯지 마당에서 바라보이던 작은 언덕이 실제 올라가 보니 "작은" 언덕이 아니었다. 해발고도 차이가 2백 미터나 되고 물경 1시간이나 걸려서야 겨우 고개마루에 설 수 있었다.
고개마루에는 펑퍼짐한 공터에 크고 작은 돌탑들이 수없이 세워져 있었다. 어떤 것은 그냥 돌 몇 개 올려 놓은 소박한 형태이지만 어떤 것은 사람 키만하게 번듯한 탑 형태에 명판까지 갖추고 있었는데, 쿰부 히말 지역에서 조난 사고로 죽은 사람들의 위령탑이라고 한다.


     <작은 고개라고 우습게 생각했다가 크게 고전했던 언덕을 일행이 오르고 있다.>


     <언덕 마루에 무수히 세워져 있는 돌탑들>



     <그 중에는 이렇게 큰 것도 몇 개 있었다>




언덕을 내려가서 너른 계곡에 가늘게 흐르는 개울 옆을 따라 평탄하게 난 길을 걸어 가다가 쉬고 있으니까 합판을 메고 오는 사람이 있어서 물어보니 무게가 105kg인데 남체바자르에서 로부제까지 kg당 25루피를 받기로 하고 간단다.(105kg×25=2,625루피 → 약 38,000원)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저 정도 무게를 짊어지고는 대략 이틀이 걸린다고 한다.  


     <합판을 메고 가는 사람 - 앞바람이라도 불면 어떻게 갈 수 있을까!>


     <로부제 마을. 그 합판은 사진 중앙의 새로 짓고 있는 롯지에 쓸 것이었다>


로부제를 지나고 빙하가 지나간 흔적인 황량한 모레인 지대를 거쳐 산비탈 면을 몇 번씩 오르내리다가 고락셉에 도착했다. 에베레스트 아래 가장 가까이 있는 집인데, 달랑 롯지 두 채만 있으니 이걸 마을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라고 해야 하나?


     <개울가의 눈더미에 오브넷을 써놓았다. 저 글씨가 언제까지 남아있을까?"


     <마지막 언덕을 힘을 내서 오르고 있다>


     <저 아래 고락셉이 보이고>

롯지에 들어가 한숨 돌리는데 마침 해가 지고 있어서 석양에 빛나는 에베레스트와 눕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색감을 기대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그런 색깔은 나오지 않는다.
다시 또 고소증세가 오는지 머리가 아프다.


     <석양을 받아 붉게 물든 눕체와 에베레스트
      - 앞에 큰 것이 눕체, 왼쪽 위에 마름모꼴로 보이는 것이 에베레스트>


     <중앙에 희게 우뚝 솟은 것이 "푸모리", 그 앞에 갈색 언덕처럼 보이는 것이 "칼라파타르">


-<계속>-
  • ?
    부도옹 2006.03.17 15:27
    왕추셀파와 나머지 4명도 끝까지 부린(?)다고 계약했을텐데....
    힘들게 정상을 올라간 다음이라 그런지
    놀망놀망 걷는 느낌입니다. ^^*
  • ?
    야생마 2006.03.18 06:51
    가슴 뭉클합니다. 선생님의 글이 잔잔하게 가슴에 스며드네요.
    임자체에 히말라야에 빠지셨습니다. 그 어찌 잊으시겠습니까...
    임자체봉이 너무나 멋집니다. 동행분께서는 잘하신 거에요.
    고산병엔 장사 없지요. 절대 무리해서도 안되구요.
    석양빛에 황금색으로 물드는 히말라야 봉우리들 신의 형상인듯한
    그 감동 저는 잘 알지요. 선분홍으로 변하며 사라지는 마지막 불꽃.
    칼라파타르를 네팔 특파원보다 먼저 오르시다니...부럽습니다.
  • ?
    선경 2006.03.18 13:47
    황금빛으로 발하는 히말라야 봉우리들,,,
    신이 만든 가장 멋진 선물인듯 합니다,,,그신비감,,,사진으로 보아도
    이정도인데 직접 보신감동의 물결은 정말 대단하셨겠어요
    멋진감동 가슴에 안고 갑니다~~~
  • ?
    나그네 2006.03.23 11:38
    날씨가 따뜻해지면 눈위에 새겨 놓았던
    "ofof net."
    눈과 함께 녹아버리겠지만 히말라야에
    새겨놓았던 초보산행님의 오브넷 사랑
    모든 오브님들의 가슴속에 살아있지 않을까???
    수고 많으셨고......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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