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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주변산행기

조회 수 189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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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산에도 가을은 떠나고

○ 언  제 : 2004년 11월 28일 (일요일)
○ 어디에 : 사천 와룡산(798.6m)
○ 누구와 : single
○ 산행테마 : 무거운 나 산에 내리기
○ 코  스 : 와룡산쉼터 주차장(12:00) - <3.0k> - 도암재(13:15) - <1.0k>- 새섬바위(13:50)
              - <1.6k) - 와룡산(민재봉) (15:30)
   △ 원점회기 산행
   △ 산행거리 : 11.2km
   △ 소요시간 : 6시간 (조망 감상, 점심, 찍사로 인하여 느림보 산행)


어제 밤 11시 배낭을 챙겨 대진고속도로와 88고속도로를 타고 지리산으로 향하였다.
인월을 거쳐 추성동에 이르니 12시가 넘어 있었다. 민박집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에 칠선계곡
두지터에서 차 한잔하고 어름터를 둘러보고 오는길에 왕산을 오를 생각에서였다.
12시가 넘은 추성동은 어둠에 쌓여있었고 차거운 바람은 한기를 몰아왔다.
잠들어있는 지리를 깨워 나를 재우기에는지리산이 너무나 크게 다가와 왜소해지는 나를
발견하게 한다.
왜 이렇게 지리산은 그리움으로 나에게 존재하는가.
칠선계곡 하늘엔 구름사이로 별이 빛나고 있었다.
이 밤 지리품이 받아 들이지 않음을 온몸으로 감내하고 진주로 발길을 되돌린다.
집으로 되돌아 와서 오십세 한잔으로 나를 달래고 2시 반에 잠을 청한다.
가슴속에서 한줄기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일요일 오늘 느지막이 일어나 진주 - 삼천포 3번 국도를 타고 남양으로 향한다.
세계최대 와불이 있는 백천사 입구 관광안내소 앞에 차를 세워 담배 한 모금 한다.
화분에 가꾸어 놓은 화단에 눈길이 가 카메라에 담는다.


            사천 관광안내소




            안내소 앞 화분에 가꾸어진 베츄니어와 꽃양배추

와룡산(臥龍山·798.6m)은 95년 사천시와 통합하기 전까지는 삼천포시를 상징하는 산이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용이 누워 있는 듯하다 하여 ‘와룡’이란 지명을 지닌 이 산은 해발 800m
에도 못 미치지만 산세는 1000m급 산 이상 당차다.
전형적인 육산의 겉모습을 지녔음에도 산등성이에 삐죽삐죽 튀어나온 바위들이 산의 기세를
한층 높여주고, 산 아래로 남해 바다가 펼쳐지면서 조망의 즐거움을 주는 산이다.


            와룡산 가는 길(편집)


            와룡산 등산 안내도(편집)

와룡산은 11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산불예방을 위해 임내저수지~도암재~새섬바위~민재봉,
백천계곡~백천재~민재봉 두 코스 외에는 통제되고 있으나 이들 두 코스가 와룡산 산행의
묘미와 산세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코스여서 부족함은 없다.


            와룡산 산행 상세도 (편집)

남양면소재지에서 개천쪽으로 방향을 틀어 임내저수지를 지나 와룡산쉼터 주차장에 차를
파킹한다. 12시를 넘기고 있었다.
돌담집까지 길은 포장되어 있으나 시멘트길을 버리고 숲속길을 걷는다.
가을이 머물렀던 자리에는 긴 겨울 준비에 한창이었다.


            보내기 아쉬운 가을 손님

출발하기전 무릎주위에 맨소래담과 스프레이를 뿌리고 하였으나 오늘도 무릎관절에 걱정이
스물거린다. 갑룡사를 왼편으로 하고 새로골 할매집 쉼터에서 다리를 쉬게 한다.
직접 빚었다는 농주 한사발이 생각났으나 그냥 자리를 일어 선다.
1시간을 넘게 쉬엄 쉬엄 올라 도암재에 도착 한다.
많은 사람들이 군데 군데 점심을 먹고 있다.
조망 감상하고 사진찍고 새섬바위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도암재

비탈이 심하여 자꾸 쉰다.
오르면서 건너에 상사바위가 보인다. 상사바위는 경남 산악인들이 암벽 등반의 메카로 꼽는 곳이다.
부모의 반대에 절망한 젊은 남녀가 떨어져 죽었다는 애틋한 사랑얘기가 전하는 상사바위는
천왕봉(625m) 북동사면을 이루는 절벽이지만, 그 이름이 워낙 널리 알려지다 보니 천왕봉보다는
상사바위로 불리고 있다.


            새섬바위오르면서 건너본 상사바위(가운데)... 그 넘어 남해바다...


            아늑한 와룡마을 전경


            선친의 고향 서포... 바다위를 연결하는 다리공사가 한창이다


            새섬바위 가는 길의 암벽

옛날 천지개벽이 일어나 삼천포 일대가 물에 잠겼을 때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을 정도의 터로 남아
있었다는 새섬바위는 짤막한 암릉을 이루어 스릴이 넘칱다.


            새섬바위 능선

새섬바위에서 와룡산 정상 민재봉까지는 1.6㎞이다.
지금까지 힘든 오름과는 달리 환상의 능선이 계속된다.
남해바다쪽으로 눈길을 두면 미조 낚시가 떠오르고,
사량도 방향으로 눈길두어 지리망산을 생각한다.
서쪽으로는 서포가 가까이 자리한다.


            새섬바위에서 바라본 민재봉

와룡마을이 내려보이는 전망좋은 곳에서 때늦은 점심을 먹는다.
김밥 2줄에 롯데 로스팜, 역시 친구 말대로 햄은 롯데가 최고다.
그리고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 한잔으로 하늘과 산과 바다가 가슴에 담긴다.


            내가 머물렀던 자리...


            민재봉 가는 길의 억새와 철쭉군락지


            민재봉 바로 앞 철쭉숲... 겨울을 보내고 봄의 향연이 기대된다

민재봉... 왜 하늘고개라 하였을까.
시계가 좋진 않았으나 가슴 열림을 느낀다.
멀리 문수암이 보이고 동쪽으로 고성 당항포와 사량도가 희미하게 보인다.


            민재봉에서 동남방향으로 용의 꼬리부분이라는 기차바위 능선


            민재봉 정상에서 한컷

정상에서 오던 길로 발을 돌린다.
새섬바위에서 여기까지 시간을 많이 보내 내려가기가 바쁘다.
헬기장을 지나 수정굴 갈림길에서 갈등을 느낀다.
해발 약 550m 높이의 수정굴은 한때 수정광산으로 이름났던 곳으로, 굴 16개가 옛 모습 그대로
드러나 있다. 굴 안으로 들어서면 수정을 캐낸 흔적을 볼 수 있고, 식수도 구할 수 있다.
산행을 시작할때는 수정굴을 거쳐 산허리를 따라 도암재로 갈려 하였으나 시간을 이유로
새섬바위쪽으로 길을 잡는다.다음 산행때는 점심을 수정굴에서 하라라 마음 먹는다.


          
           수정굴 가는 갈림길


            가을이 떠나는 와룡산의 한낮


            새섬바위 실루엣


            새섬바위에 가려진 태양

하산길은 무릎통증이 올 것 같아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조용히 내려앉는 석양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는다.



            오늘 낮의 마지막 공연 바라보며...

도암재에 도착하니 어둠이 내려앉아 헤드렌턴으로 길을 비추어 하산한다.
새로골 할매집부터는 시멘트길을 따라 주차장에 이른다.
애마를 삼천포 활어 어시장으로 몰아 싸고 싱싱한 해물을 한아름 사가지고 진주로 향한다.
오늘 산행에서도 무거운 나를 얼만큼 산에 두고 왔는지, 얼만큼 나를 비우고 왔는지 우매한
나의 머릿속은 무겁기만하다.

2004. 11. 30  진주에서



  • ?
    허허바다 2004.12.02 14:24
    지난 주말 많은 추억을 뿌리고 왔던 곳
    추억의 향내가 다시 진동하고 있습니다...
    산행기가 참으로 꼼꼼하고 아릅답습니다.
    푹 빠졌다가 이제사 정신 차리고 댓글을 답니다.
    감사합니다...
  • ?
    다볕 2004.12.02 15:25
    봄에 와룡산을 올랐었는데 철쭉이 너무 좋았습니다.
    늦가을 풍경도 너무나 좋군요.
    남해 바다에 물든 낙조 풍경....
    삼천포의 싱싱한 회...
    가까운 시일내 다시한번 찾고 싶네요
    잘 보았습니다
  • ?
    솔메 2004.12.02 16:06
    삼천포에 2년간 근무할때
    찾았던 아련한 추억을 좋은 산행기로 다듬어 주셔서
    잘 보았습니다.
  • ?
    김현거사 2004.12.03 10:03
    와룡산 정상 부근 흙 속에 자수정이 나던 곳,암벽에 매달려 혼나던 것 등이 기억 납니다.
  • ?
    sliper 2004.12.03 11:49
    가까운 곳(차량으로 약 1시간반)에 이런 산이...흠.
    눈여겨 보았습니다...^^
    산행기 잘읽었고요.덕분에 좋은산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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