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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구경..단풍구경과 함께 했던 설악산 대청봉 산행기 ]

 

일시 : '04.10.9일
동반자 : 회사 산학회 28명
준비물 : 비옷, 해드랜턴,동계용 자켓, 과일,쵸코바,라디오,여벌내의,여벌양말,김밥,지도,디카,세면도구,생수 500리터 2병,우산


2주일전부터 계획된 산행인데, 1주일 전부터 일기예보에서는 비가 온다고 한다.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강우량이 많지않을듯 하여 가기로 하고 등산전문점에 들려 몇가지를
구비하고 나니 이젠 갈까말까 하는 망설임이 없이 D-Day가 기다려진다.

 

10월8일(금) 정상근무를 하고 간단히 식사를 한 후 7:00에 회사버스로 서울안국동을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지않고 양평->홍천->인제를 거쳐 한계령을 넘어서 오색약수에 도착을 하니
밤11:00이다.

 

이몸이 무박산행을 거부하는지라 한숨도 못자고 산행을 하기가 겁이났는데 다행히 민박집을
이용을 하게 되어 밤11시부터 3시반까지 값진 잠을 잘수 있었다.

 

모두들 기상을 해서 식당에서 산채비빕밥을 먹는데 아침부터 비빔밥을 먹으니 빡빡하기만
하다. 농반진반으로 주최측을 원망하는 원망이 여기저기서 나오지만 그래도 모두들 급한 맘에
뚝딱해치우고 남설악매표소로 향했다.

 

빈박집근처나 식당근처에서는 우리일행밖에 없었는데, 매표소에 당도를 하니 구름같은 인파가 몰려있다.

 

야간산행인지라 랜턴 등을 준비하고 매표소를 출발하니 04:20분이다.

야간이라그런지 어둡다보니 좋은 점도 있다. 까마득히 높은 가야할곳을 볼수 없으니 앞사람의
발뒤꿈치만을 보고 걷다보니 겁먹을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헤드랜턴의 물결과 금방이라도 쏟아질거 같은 별빛 그리고 어슴프레 보이는 산허리 윤곽만이
시야에 들어와서인지 무상무념으로 발걸음을 옮길 따름이다.

 

앞뒤사람과 간격이 1m정도밖에 안되다보니 발걸음을 욺기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한시간여를
가니 이젠 산행의 발걸음을 아예 멈취서고 말았다. 병목현상으로 앞사람이 통과하기를 기다
려야만 했다.

 

지난주 갔다온 어느분의 산행을 읽어보니 "본의에 의해서 가는게 아니라 밀려서 올라간다"라는
표현이 있던데, 정말이지 쉬는것도 가는것도 내 맘이 아니라 그냥 밀려가는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5:47분 목재로 만든 제1쉼터가 나타났는데 거기에서 비박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뤄지다보니 아마도 비박을 하는 등산객은 아마도
제대로 잠을 제대로 잘수가 없었을게다. 오가는 사람들이 떠들기도 하고 어떤분은 발길질로
건드려보기도 했으니 말이다.




[제1쉼터에서 행렬의 바로 옆에서 비박을 하는 산행인]

 

오색을 출발한 후 1시간여를 간 곳부터 행렬이 욺직이지 않더니 한시간여를 거의 욺직이지
않고 제자리걸음이다. 산에와서도 교통체증을 맛보다보니 약간의 짜증이 몰려올려고 하는데
몰상식한 사람들은 등산로를 벗어나 갓길운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런일들을 하는 사람들은 초행길인 초보자들은 겁이 나서 할수없을텐데 조금 안다는 사람이
더 그런거 같아 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더 화가 난다.

 

병목이 생긴지 1시간여가 되니 정체가 풀려서 본격적으로 산행이 다시 시작하고 이런 흐름은
대청봉에 오를때까지 계속된다.

 

 

6시를 지나니 서시히 날이 밝아왔지만, 운무 때문에 視界가 밝지만은 않다. 내내 계속되던
오르막길이 제1쉼터를 지나니 오르내리막이 이어지더니 마침내 아침의 고요함을 깨우는
시원한 물소리를 듣게되니 여기가 바로 설악폭포이다.(6:28분)




[설악폭포 오르는길에 우연히 유화같은 사진이 찍혔다. 전혀 내실력이 아니다]

 

 

 

정체로 인하여 시간에 쫓긴 나머지 설악폭포에 내려가 보지도 않고 그대로 가던길을 제촉을
한다.




[설악폭포옆의 등산안내도]

 

 

 

많이 올라온것 때문일까? 등산길 좌우에 있는 수목들이 지상에서 본 것들과 다르다. 고사목이
처음으로 내 시야에 들어오니 많이 올라왔음을 안도한다.




[고사목이 보이고 높은곳엔 낙엽이 다떨어져간다]

 

 

 

설악폭포를 지나고 나니 가파른 길과 계단들이 자주 나타난다. 이제까진 가벼운 산책을 하는
기분으로 왔는데 이젠 다리가 퍽퍽해진다. "아~! 벌써 이러면 안되는데..."하는 탄식이 나도
모르게 나왔지만, 한걸음한걸음 절제된 걸음걸이로 쉼없이 발걸음을 내디딘다.




[운무가 덮이고 있는 대청봉 오르는 길]

 

 

 

힘이 들때면 좌우로 펼쳐져있는 단풍의 향연을 보면서 내 자신을 다독거리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런길은 마치 몇주전 치악산을 오를때 사다리병창에서 겪어본 것이라서 그런지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설악폭포에서 대청봉가는길, 사람이 많아 오늘산행이 쉽지않음 아직 알지못했다]

 

 

 

 

7:11분 제2쉼터에 도착....~!!

설악폭포에서 대청봉까지 이런길이었지만, 내스스로를 다독거림때문인지 대청봉까지 오름길
에 5분여 동안의 짧은 휴식을 한두번 하고서 오를 수 있었다.

 

 

초행길이기도 하고 고도계도 없기도 해서 얼마나 왔는지 얼마나 남앗는지 알수는 없지만
운무가 바람에 날리며 우측에 있는 능선을 보여줄듯 말듯하는걸 보니 차가운 바람을 막기
위해서 동계용 자켓을 배낭에서 꺼내 입었다.

 

 

08:10분 남설악매표소를 출발한지 3:50분만에 드디어 대청봉에 도착을 한다. 거의 30분 이상을 정체했던 것에 생각하면 3시간 10분 정도 걸린거 같다. 지도상에 4시간이라고 표현된게 맞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대청봉에 모인 사람들...어디서 이많은 사람들이 왔는지..]

 

 

 

대청봉에 도착을 하니 정상 표지석은 사람들의 무리에 가려서 볼수도 없고 보고 싶지도 않다.
그래도 증명사진을 찍듯이 표지목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장 찍고나서 회사 동료들을 찾아보니
아무도 없다. 하긴 오르는 길에 내 앞을 가로질러 가는 동료가 하나도 없었으니 이젠 동료들을
기다려야 하는데 도저히 자신이 없다.

 

 

 

동계용 자켓을 입었음에도 바람이 워낙차서 서있을 수가 없어서 차라리 욺직이기로 하고 동료에게 전화를 했다. 나 먼저 출발할테니 희운각에서 만나자고 말이다.(8:37분)

희운각으로 내려가는 중청대피소에도 사람들이 구름떼같이 모여있어서 화장실을 이용하고자 하는 생각도 포기를 하고 상대적으로 썰렁한 소청을 지나 희운각 방향으로 내려 간다.

 




[중청은 발디딜곳이 없다]

 

 

 

소청에서 희운각으로 내려가는 길도 경사가 만만치가 않다. 남설악->대청봉은 등반객이 많아서 그런지 등반로가 잘 정비가 된편인데 소청에서 희운각 가는 길은 위험한 구간들은 철계단으로 만들어 놨을뿐 그외에는 등반길이 다소 허름해보인다.




[소청에서 희운각가는길의 수풀사이를 지나서..]

 

 

 

소청에서 희운각으로 내려오는 길을 나선지 1시간이 지난 9:35분경 또다시 많은 인파로 인한 정체가 시작되었다. 아직까지 운무가 뒤덮고 있어서 기다리는 동안에 설악산의 풍경을 구경할 수도 없어서 답답하게 언제쯤 전진을 하게 될지, 이러다간 언제 설악동에 도착할 지 걱정도 되지만 단풍구경이 아니라 사람구경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다.




[희운각가는길의 정체가 30분가까이 계속된다]

 

 

 

도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자 온 산행에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간단 말인가?


10:36분 희운각으로 내려오는 길에서 이번 산행의 궁극의 목표인 단풍이 내 시야에 가득하기 시작한다.

 



[운무가 걷치는 공룡능선(?)]


 

 

10:51분 중청을 출발한지 2시간 14분만에 희운각에 도착을 한다. 내가 제일착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동료3명이서 양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따뜻한 국물이 먹고싶어서 컵라면을 2,500원에 사서 양주 석잔을 연거푸 마신다. 나에겐 정량 오버지만 후미에서 오고 있는 동료들을 기다리자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므로 게의치않는다.

 

하나둘씩 도착을 하지만 제일 후미에 있는 이부장님이 무릎이 많이 안좋아 많이 늦어질거란다.
점점 추워진다. 땀이 식어서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내겐 계속이동을 하는거 보단 기다리는게 더 큰 고통이 되어버렸다.

 

내가 홀로산행을 좋아하는것은 이 때문이다. 희운각에서 후미를 기다린지 무려 2시간9분이 되었다.

오후 1:00 이번산행에서 한번도 찍지않은 단체사진을 한장을 찍고 희운각을 출발한다
 



[희운각에서 양폭산장으로 가는길의 단풍]

 

 

 

희운각에서 비선대까지 내려오는 길은 그동안 벼려왔던 단풍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한것 뿐만아니라 이번 산행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려버릴수 있었다.

 

희운각에서 양폭산장까지는 별다른 정체없이 태고적에 신이 만들어 놓은 절벽과 단풍에 흠뻑 취해 탄성을 질러보기도 하고 그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면서 내려왔다. 나와 같은 팀인 이과장은 특유의 감탄사를 내지르며 이번 산행에 참여하기를 잘 했다고 입이 마르도록 되새긴다.

 

 

하지만 정체는 또 시작되었다. 동료중 설악산을 잘 안다는 사람이 양폭산장을 지나면 정체는
없을꺼라 했는데 웬걸 오히려 양폭에서 비선대까지 오는 길에서 정체구간이 여닐곱곳은 되었던듯싶다.

이렇게 정체가 되어도 시야가 꽉 막힌 곳이 아니라서 주변 풍광을 보느라고 정체를 잠시 잊을 수가 있어서 견딜만 하다.

 



[비선대 가는길에서 내려다 본 계곡의 단풍]

 

 

 

깍아지른 철불동 계곡을 따라 만들어진 등산용 계단길을 밝으면서 단풍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사람들의 행렬도 나름대로의 멋이 있다.

 



[사람들의 행렬이 아름다워 보인 순간도 있었다]

 

 

2:14분 천당폭포, 2시 18분 양폭포를 지나고 이젠 지나온 천불동 계곡을 뒤로 돌아봐도 계곡과 어우러진 단풍이 너무 아름답다.

 

2:44분 오련폭포를 지나서 귀면암을 3:51분에 통과를 한다.

 



[귀면암]

 

 

 

2:55분 비선대에 이르러 또다시 기약도 없는 후미를 기다려보기로 했지만 몇사람들이 아예 설악동에 가서 기다리자고 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설악동을 향한다.

 



[비선대]

 

 

 

오랜산행끝에 이젠 다리도 아파오지만 무엇보다도 배낭을 멘 어깨와 허리가 아파서 걷는게 힘들다. 배낭을 잘못산듯 하다. 많은 산행경험이 있는 분에게 배낭메는 법을 배워서 그대로 해봤지만 산행 시간(쉬는시간제외)이 7시간을 넘기니 어깨가 아파서 힘들다.

 

팔을 크게 흔들어보기도 하고 경보식으로 팔을 욺직여보면서 힘차게 걸으니 좀 더 나은거 같다. 발은 쌩쌩한데 어깨가 아파서 더 이상의 산행은 힘들거 같은데....어쨌든 5:55분 신흥사에 무사히 도착을 하였다.

 



[산행의 마지막 종착지...신흥사]

 

 

 

그리고는 또 다시 후미를 기다리는 고통이 시작되고 7:30분이 지나서야 마지막 후발대가 도착을 했다.

 

우린 곧장 속초시의 한 항구로 이동을 해서 맛있는 회와 식사를 한후 10시가 다된 시간에 숙초를 출발해서 서울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3시.... 모든게 잘 마무리가 되어서 다행이다.

이번 산행은 오랫동안 벼르던 단풍구경을 했다는 즐거움도 있지만,  조만간 지리종주를 꿈꾸는 나에겐 1박2일의 홀로산행에 어느정도 자신감이 생겼다는것이 더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일요일 오전 내내 잠자리에 있었던 나는 점식을 먹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다시 근교에 있는 자그만 산(용마산)을 올랐다. 그저 몸을 풀어야할것같은 강박관념이 나를 그렇게 했다.



[용마산 정상]

 

 

 



[용마산 내려오던 길에 내려다본 용마산 공원]

 
  • ?
    3232 2004.10.11 10:27
    좋은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 ?
    해성 2004.10.11 15:41
    선생님 사진과 곁들인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설악산 계곡은 언제 보아도 멋있어요.
    그런데 하산길의 그 많은 사람들 휴~
    장난이 아니네요..
    저도 다음주에 설악산에 가는데..
  • ?
    오 해 봉 2004.10.12 07:35
    소청에서 희운각 내려가는 저길 정말로 힘든곳이지요,
    작년이맘때 비오는일요일 저곳에서 110분을 서있다 내려간일이 있었답니다,
    등산로를 따로한군데 더내야할곳 같아요,
    설악산 구경 잘했습니다,
  • ?
    섬호정 2004.10.12 21:55
    설앗간 얼얼마만에 보는지...코부리님의 빗 속에 거행하신 산행기
    옛 생각에 잘 봅니다 요즘은 사람 많은곳 엄두도 못냅니다
    애쓰셨겠습니다 좋아서 하시는 일이지만서도..하~
    지리산은 설악보다는 덜 하겠지요 워낙 곳곳이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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