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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주변산행기

2005.03.07 20:47

태백산(에필로그)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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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
정확히 1시25분 버스가 내려온다. 바로 한정거장 위가 시발점이다.(약 100m정도)
오잉~ 근데 저 위에서 이미 만차로 내려온다. 큰일이다.

그러나 우린 타야한다. 왜냐하면 앞으로 일정이 또 있기 때문에(꼭 시간을 남겨 시내에서 술을 더 먹기 위함은 아니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올라타면서 뒤에서 민다. 안에서는 그만 태우라고 난리를 친다.
그러나 우리가 누군가? 없는 길도 만들어 개척해 나가는 파이오니어스 아닌가.
엉덩이로 밀고, 몸으로 끼어들고, 옆사람 옆구리를 찔러서라도 모두 타야한다.
그리고 딱 15명이 채워진 순간 버스는 더 이상 태우질 못하고 출발했다.
우리팀 뒤에 서있던 사람들의 허망한 표정이란...


여기서 오늘 배운 실전교훈 하나.

만원버스가 왔을 때 많은 인원의 한 팀이 모두 타야할 경우 대처방법.

1, 같은 팀이 한 줄로 먼저 줄을 서서 다른 팀은 자연스레 뒷줄로 서게 만든다.

2. 버스가 도착하면 맨 앞에 있던 날씬하고 동작이 빠른 두 세명이 신속하게 뛰어 들어가 나올 수 없을 만큼 깊숙이 짱박힌다.(가능하면 깊숙이 박히는 게 좋음)

3. 중간 사람은 힘으로 밀어서 공간을 확보하며 때때로 베낭 맨채로 밀기(성추행범 오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은근슬적 옆구리치기, 좁아서 고통스러워하는 표정 짓기, 불쌍한 표정으로 째려보기 등으로 뒷사람 자리를 확보한다.

4. 돈을 낼 사람을 일행 중 가장 뒤에 세운다. 왜냐하면 그래야 앞에 탄 사람이 돈 없다고 우기면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맨 뒤 돈 낼 사람 탈 때까지 친절하게 기사님이 기다린다.(때로는 기사님이 뒤에서 버티고 있는 다른 팀에게 까지 화를 내며 우리 팀의 용기를 북돋아 준다.)

5. 마지막 사람이 탈때가 되면 확보해 놓은 공간을 가능하면 매꾼다.(그래야 이후 시간이 좀 편하다.) 물론 출발하면 기사님의 운전 실력으로 조금씩 뒤쪽으로 가게 되어 있다.

6. 마지막은 에티켓으로 못타서 애석해 하는 뒷 사람들에게 차창 밖으로 미안하다고 손 흔들어준다.(약올리는 것은 PI...S의 명예를 걸고 절대 아님)


태백을 가는 길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태백산으로 들어왔던지 도로의 한 차선을 관광버스가 점하고 있어 무지 막힌다.
고생도 고생이지만 오랜만에 만원버스에 시달리다보니 옛 추억이 스며온다.
종점인 터미널에 도착하니 2시2분. 2시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쬐끔) 늦었다.


태백역.
늦었다는 핑계로, 특히 여성회원들의 1시간으로는 목욕이 어렵다는 사유로 모두들 역 대합실로 들어간다.
그리고 남은 시간. 물론 계속 이어지는 추억만들기...(간단히 술을 조금만 마시기로 했다.)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하여 열차 안에서 마실 것까지 한꺼번에 사가지고 와서 사람을 모은다.

대합실 1층에 모여 태백표 Hi...맥주를 마신다.
이곳에서 Hi..표 맥주를 마시니 고향에서 보다 더 시원하고 상쾌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였는지 익산까지 마셔야할 맥주가 3시가 조금 넘으니 1병밖에 남질 않았다.
과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쯤에서 태백표 Hi...맥주를 끝내려고 했다.(생각만...)

여기서 다시 수경이와 헤어져 총원 14명


하행선 열차안
혹시 심심할까하여, 아니 이쯤에서 끝내면 우리 젊은 악동들의 추억이 조금 싱겁지나 않을까 하여,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태백표 Hi... 맥주의 감칠 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재무가 맥주를 몇 병 더 사가지고 왔다.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이제는 모두들 그 정도면 될 줄 알았다.(사실은 속으로 그것이라도 안심했다.)
배낭속에 남은 안주를 꺼내어 마지막 태백표 Hi...맥주를 마셨다.

배도 부르고, 술도 부르고 이젠 요것만 다 마시면 조금이라도 눈 붙이려 했다.

그런데 그 술이 다 떨어져 갈 즈음 조치원에서 또 한사람이 탔다. 통닭 두 마리와 함께...(이 사람이 누군지는 우리 산행사진을 보면 알 수 있음) 총원 16명.

비싼 안주가 또 생겼는데 술을 않마시지 않으니 닭*집(똥집이란 단어는 우리 파이...S 이미지도 있고 불경스러워서... ( )안은 지금 절대 않보인다, 않보인다. 않보. 않.... 계속... 않보일때까지 최면 거는 중)과 제대로 썬텐이 된 통통한 계족鷄足이 우리 산악회원들을 깔보는 것 같다.

너희들은 밥 다 먹고 누룽지 나오면 않먹냐? 뭐 이런 표정이다.

하는 수 없이 ‘심심풀이 오징어땅콩’ 홍익회 아저씨를 기다렸지만 방금 지나간 지라 한참자났는데도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누군데 가만히 있었겠는가? 파이.....S 아닌가.
그 아저씨 창고로 몸소 찾아가서 돈주고 들고 왔다.

저 닭*집에게 더 쪽팔리기 전에...

그래서 또 마셨다. 홍익회표 Hi...맥주로,
(본의 아니게 태백표Hi... 과 홍익회표Hi...맥주를 짬뽕했다. 난 짬뽕하면 취하는데 큰일 났다)

그 두 마리가 또다시 사라질 즈음,
서대전역에서 근무하는 수희 친구가 또 두 마리 보냈다.
아! 이제 그만 마셔야 하는데 또 마셨다. 홍익회표 Hi...맥주로,

이제는 하산주 까지 끝난 줄 알았다. 정말이다.
그런데 상종이 한테 전화가 왔다. 차를 가지고 익산 역에 와 있단다.


익산역 광장
그 춥고 늦은 시간에 상종이가 마중 나와 있다.(총원 17명)

당초엔 익산에서 또 마시면 전주가는 차 시간이 촉박하여 그냥 헤어질까도 생각(만)해 보았지만 전주까지 갈 차량이 있으니 헤어지는 섭섭함을 달래기 위하여 마지막으로 딱 한 잔씩만 더하기로 했다.

그리고 고향땅을 무사히 밟았는데 그냥 헤어진다는 건, 짜장면 먹고 나오는데 마지막 껌 안씹고 나오는 듯한 왠지모를 서운함이 있을 듯 하여...

근처 까페에 넓은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 4개짜리로...

조금만 먹기 위하여 1700cc 딱(정말 부러지게 똑똑한 소리로) 두 개만 시켰다.
그런데 이후 부르기만 하면 두 개씩 더 가져온다.
아마도 그 웨이터는 처음 두 개를 시킨 것이 이후에도 두개씩 가져오라는 말로 알아들었나 보다.

그 이후 몇 개가 들어왔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술값은 우리산악회 재무와 익산사는 미옥이가 서로 내려고 마음먹었었는데 정하삐리리가 냈다는 소문만이 전설처럼 들려올 뿐이다.
모두 다 떠나고 난 혼자 집으로 왔다.

몸씨 취해 있었지만 우리 집사람은 내 표정만 보고는 그렇게 많이 마신 줄은 모른다. 다만 저녁 해결하고 들어온 것이 이 시간에 밥상 않차리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인 것 같다.
나도 다행이다.

아침에 눈을 뜨니 소파위에 혼자 웅크리고 있다.(그래도 산꾼이라고 비박하는 폼이었다.)

씻지도 못하고 그대로 뻐드러졌던 것이다.

월요일 아침부터 무지 바빴다.


태백산 열차산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무지 재미있었다.


(청옥 두타는 이보다 쪼매 더 멀드만, 뭐 꼭 가자는 예기는 아니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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