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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차례 다녀온 소백산..

기온이 낮지만 최근 눈이 왔다는 공원 관계자의 말을 참고로 희방사쪽에서  올라 차편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원점회귀를  스스로에게 다짐한 후 정한 산행입니다.



아직도 산행을 앞두면 설레임으로 잠을 설치는 이안입니다만 이번만은 정말 고민고민하다

금요일 밤 11시 30분 기차에 배낭과 함께 탑승합니다.



풍기역에 내린 시각은 03시 경..

기차표 매진과 상관없이 풍기역에 내린 등산인원은 한 무리의 젊은 학생들과 커플로 보이는

젊은 친구 둘...그리고 이안..



날이 밝으려면 4시간이 필요하고, 버스가 오려면 3시간이 필요한 시각..

그때 마침 영주에서 강릉가는 기차가 들어오면서 세 사람의 남자들이 희방사 코스를  물어오면서

산행진행에 급진전 됩니다.



이 세 사람과 동행하여 희방사까지 택시로 도착한 시각은 새벽 4시 20분..

새벽별은 촘촘히 빛나고... 흰눈 사이로 희뿌옇게 나 있는 길을 걸어 갑니다.

부산팀 중 랜턴을 가진 분은 한 개, 그리고 이안..

두 개의 불빛에 의지해서 오르는 산이지만 눈길로 인해 길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깔딱고개를 넘는 길은 언제나 그렇지만 늘 가뿐 숨을 몰아 쉬어야만 했고..

고개 마루에서 맞이하는 세찬 바람은 내가 그간 겪어 보지 못한 칼바람....그것이였습니다.



거기서 부터 연화봉까지는 좀 벅차고 힘든 길을 갑니다.

일행이 생겨서 든든은 하였지만 느림보 이안에게는 바늘방석임은 틀림없는 사실인지라..

별만 반짝이는 새벽 5시에 먼저 가시라고는 말 몬하고 끄덕끄덕 연화봉을 오르기를 수 시간

오르던 길을 내려다 보니 여명이 밝아 오며....

산 저쪽이 붉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밝아 오는 산자락에는 그 간 사진으로, 티비로만 보아온 눈꽃 천지 세상이였죠.

이쁜 산의 기쁨도 잠시..

느림보 이안은 일행들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날도 밝았고.. 더이상 랜턴의 불빛도 필요없는지라 먼저 가시라고 해놓고

연화봉으로 향합니다.



연화봉에서는 아직 아침 해가 뜨려고만 하는데 바람이 워낙 세찬지라 거기 있다가는

바람에 날려갈것 같아 다시 비로봉을 향합니다.

홀로  가는 비로봉 능선길은 아까의 바람과는 비교가 안되는..

스틱이 종잇장처럼 날리고..

앞 뒤를 돌아봐도 인적은 끊겨버리고...



바람때문에 배낭까지 맨 이안의 몸은 중심을 잃고 자꾸 넘어지려고만 합니다.

영하 20도가 넘는 기온덕분에 손가락은 마비증상이 오고 바람때문에 얼굴은 얼얼하여

감각도 무딘데 잠이 오더라구요..

때때로 핫팩을 만지는 일만이 그 산에서 내가 할 일이였습니다.



'동사'가 이럴때 생기는 것이구나.........

돌아갈 수도 없고 나아길 수도 없고..

어찌 어찌 하여 비로봉 부근의 대피소까지 갔지만 바깥이나 대피소나 기온은 별반 차가

없어 보이고....

아무도 없는 대피소에 배낭에서 물과 보온병을 꺼내는데....물은 퉁퉁.얼어서 터지기 직전의

모습을 갖구 있으며 보온병의 물은 이미 식어서 그냥 온기만 갖고 있습니다.

혹시 몰라 가져온 버너를 꺼내 불을 붙여보지만 가스 역시 켜지다 꺼지다를 반복..

저번 한탄강 트랙킹에서 배운대로 약간의 물만 뎁혀 코펠 뚜겅에 붓고는 버너를 앉히니.

내가 원하는 불꽃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더운 물로 커피 한잔을 마시고...

먹을 수 있는 모든 먹거리는 얼어 버려서 그림의 떡입니다.

겨우 과자 한 입만  다시고.......아이젠으로 혹사한 다리를 쉬는데만 한 시간을 투자합니다.



연화봉 능선의 아름다움을 포기할 수 없어 원점회기를 고집하다가 30분 남짓 되돌아 오는

누를 저지르고는 삼가동-비로사 방향으로 하산하였습니다.

총 산행시간(휴식시간포함) 9시간여...



산행중 만난 공원의 산행조팀들의 친절한 안내와  공원사무소 김호동님의 친절한

날씨 등 안내 감사했습니다.

봄이 되어 철쭉이 피면 다시 가기로 합니다.^^


*
아래 글이 수정이 안되어 추록입니다.

홀로 산행시에는 많은 제약이 따르지만 호젓함과 느긋함을 즐길 수 있어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게 흠이죠.. ㅋㅋㅋ

이번 산행에서 도움 주신 분들중 유독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습니다.

풍기역에서 연화봉까지 동행한 부산 산다는 세 분..

영주시청산림보호담당팀원 이 학모님과 여러분 (지역 사랑이 대단하셨습니다.)

하산길 나눠주신 간식과 따뜻한 호의..정말 감사드립니다.

안동시에 거주한다는 세 분의 남자분들..

산에서 제대로 먹지 못했을 것이라며 비~싼 풍기인삼갈비탕..을 대접받았습니다. ㅎ~

소백산.....철쭉 피면 다시 오라는 공원 관계자 김호동님.. 말씀대로..

철쭉 필 무렵 다시 갈 생각입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 이 글은 국립공원 소백산 자유게시판에 게재한 내용을 옮깁니다.
  지리산에 빠져 소홀한  오래된 연인 소백산에 대한.. 향수입니다.^^
  
  이후 2006년 5월 6~7일..  죽령에서 고치령까지..  백두대간 구간 종주에 참여하여
  당일 산행으로는 최다 거리를 걸어 본 적 있습니다.^^
  
  • ?
    구름산 2006.11.10 19:42
    이안님의 산사랑은 누구도 못 말릴 것 같습니다.
    극기 훈련급 소백산 산행에 찬사와 경의를 표 합니다.
  • ?
    오 해 봉 2006.11.13 00:33
    밤에 기차를타고 신새벽에 소백산을 가셨다고요,
    구름산님께서 제데로 짚으 셨습니다,
    그추위에 정말로 놀랍습니다,
    혼자 다니지 마시고 꼭 일행을 구하셔서 함께 다니세요,
    이안님 부탁 드립니다 앞으로는 혼자는 그러지 마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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