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산행기>주변산행기

조회 수 1663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백두 17 구간
▣ 일시 : 2006년 3월 25(토)
▣ 일출 07:09  일몰 18:17  
▣ 구간 : 지름티재-희양산-백화산-이화령

거의 2년만의 대간 산행이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준비물을 꼼꼼히 챙긴다고 했는데도 몇 가지 빠뜨리고 온 것 같다.
천안 역에서 삼봉이를 만나서는 내일 산에서 먹을 점심거리를 사러 갔다. 마땅한 것을 찾다가 김밥집에서 밀봉포장을 해주길래 제육볶음밥을 샀다.
천안에서 연풍으로 가는 길은 비교적 어려움없이 찾았는데, 연풍에서 은티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영 기억이 나질 않아서 가게에서 물어보고도 몇 번이나 헤맨 끝에 가까스로 찾아 들어갔는데, 2년 사이에 민박집 앞 마당은 주차금지가 되어 있고 마을 입구에 제대로 된 유료주차장과 농산물판매장이 만들어져 있었다.  차를 세워두고 한숨 잔다.
5시에 일어나 가스레인지에 해장국을 데워 아침식사를 하는데 가스불이 약해서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날씨가 차가운 데다가 가스를 쓰던 걸로 가져와서 그런 모양이다. 다음부터는 쓰던 거 말고 새 가스를 가져와야겠다. 차 안에서 밥 먹고 나니 밝아져 온다. 랜턴은 필요없겠다.
06:30  출발. 예정보다 30분 늦다. 지난 번에 지름티재에서 은티마을로 내려올 때는 다시 올라갈 때에 길 찾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지금은 표지판도 생겼고 별로 그런 걸 느끼지 않았고 시간도 생각보다는 덜 걸린 거 같다. 다만 폭우에 깊은 도랑 같이 무너져 내린 길은 아직 그대로였다.
07:22  별로 힘든 줄 모르고 지름티재에 도착했다. 등산로를 가로막은 목책이나 붉은 글씨로 "입산금지"라고 쓴 현수막이 여전히 걸려 있고, 봉암사 승려들이 혹시나 지키고 있을까 조바심하며 목책 왼쪽의 허물어진 개구멍으로 조용조용 지나간다. 흙길을 조금 올라가니 커다란 바위들이 나타나는 것이 암벽구간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어깨가 간신히 지나가는 좁은 바위틈도 있고 밧줄을 잡고 다리를 찢어지게 벌려야 하는 몇 군데는 상당히 애를 먹었지만 크게 위험하거나 겁을 먹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08:25  네 발로 기어서 그런 대로 힘들게 올라 희양산 갈림길에 도착했다. T자형으로 만나는 길의 우측에 출입금지 줄을 쳐 놓은 쪽이 희양산으로 가는 길이다. 그리 심하지 않은 경사의 오르막길로 나무 사이로 작은 전망대 바위를 두 번인가 지난 뒤에 희양산 정상에 다다른다.
08:38~09:01  희양산 정상은 큰 바위 위에다 호박만한 돌에 희양산이라 쓴 걸 올려놓은 게 없다면 정상인지 여부를 잘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뚜렷한 특이점이 없었다. 주변에 큰 바위와 나무들이 있어서 날씨가 좋아도 전망이 그리 좋은 장소는 못 되겠다. 오히려 갈림길에서 정상까지 오는 사이에 전망 좋은 바위가 두 군데쯤 있었다. 날은 맑았으나 황사인지 스모그인지 끼여서 조망은 그리 좋지 못하다. 정상에서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자칫 잘못하다가는 엉뚱한 길로 내려설 수 있겠다. 그 유명한 봉암사는 중간의 바위에서 보인다.
09:28  성터에 도착. 자연석을 1~2미터 정도 높이로 축대처럼 쌓아 놓은 것이 성벽인지 돌무더기인지 잘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겠다. 성터 끝에서 희양산 쪽으로 올라오는 길목에도 또 지나가지 못하게 목책이 처져 있다.
10:16  시루봉 갈림길이다. 지도에는 여기 오기 좀 전에 샘터가 있는 걸로 돼 있는데 오면서 보기에는 아무런 표지가 없어서 알지 못 하겠다.
10:45  또다른 시루봉 갈림길을 지나고
10:50  또 하나의 시루봉 갈림길 표지를 지난 뒤에
11:00  또 갈림길 표지가 나오고
11:30  이만봉(989m)에 다다른다. 정상에는 까만 돌을 다듬어 이름을 새긴 정상석이 있고, 큰 돌들과 나무들이 서 있어서 경관을 둘러보기에는 좋은 자리가 아니다.
11:59  곰틀봉이다. 큰 소나무 둥치에 15cm 정도 크기의 종이에 비닐로 씌운 이름표를 달아놓았다. 2년만의 대간 산행이고, 그 동안에 두 사람은 별로 다른 산행도 하지 못했다고 하는데도 예정 시간에 비교적 잘 맞추어 가고 있다.
12:16  사다리재에 다다른다. 길 옆에 나무에 페인트로 쓴 30cm 가량의 표지판을 박아 놓았다. 원래는 백화산의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기로 예정했었지만 시간을 보니 거기까지는 너무 늦어질 것 같다. 바람이 없을 때는 땀이 날 정도로 덥다가도 바람이 불면 다시 싸늘해져서 옷을 입었다 벗었다 반복한다.
12:30~13:45  바람이 좀 약한 곳을 찾아 길 옆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차갑게 덩어리진 밥을 찬바람 맞으며 먹기에 고역이다. 앞으로는 보온도시락에 싸 갖고 와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주저 앉은 김에 백화산에서 마시려고 가져온 맥주도 그냥 꺼내서 마셨다.
14:13  981봉인데 봉우리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펑퍼짐한 길 한켠으로 나무로 된 낡은 이정표 말뚝에 "뇌정산" 갈림길이라고 써 있다.
14:36  평전치. 깨끗하게 새로 세운 듯 싶은 나무로 된 이정표에 분지리 갈림길 표지가 있다.
또다시 암벽 구간이 나타나고 능선 북쪽 기슭에는 눈밭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겨울을 보내지 않고 있다. 등산로의 낙엽 깔린 밑에는 얼음이 그대로 있는 곳이 많아서 모두들 한 두번씩 미끄러졌다. 아이젠을 가져올 걸 그랬나?
15:27  드디어 백화산이다.  조그만 흰색 돌에 백화산이라 쓴 궁색한 정상석이 놓여져 있고 서북쪽으로 문경읍이 보인다. 북쪽으로 조령산인지 주흘산인지 싶은 능선이 보이지만 역시 흐릿하다.
다시 암벽 구간을 지나고 어느 곳에서는 5미터쯤 급경사 내리막 빙판에 발디딜 곳이 없어서 혹시나 하고 가져왔던 밧줄을 꺼내 쓰는 일이 생겼다. 이 구간에 바위가 많다고 해서 만일을 대비해 가져온 것인데 바위 구간에서는 쓰지 않고 엉뚱하게 얼음 때문에 쓰게 되었다.
16:18  헬기장을 지난 뒤부터는 푹신하게 참나무 낙엽 쌓인 길에 경사도 별로 없이 흡사 공원의 산책로 같은 길이라서 그야말로 "룰루랄라" 걸으며 간다.
16:38  황학산이다. 역시 종이에 비닐로 방수표지를 씌운 이름표를 나무에 매달았다.
16:56  나무로 된 이정표를 지나고 좀 가니까 길이 갑자기 왼쪽으로 U턴 하듯이 크게 돌면서 마치 하산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다가 2~3백 미터쯤 가서는 다시 오른쪽으로 크게 돌면서 낙엽송 지대로 들어선다.
17:22  "연못 속의 나무"이다. 연못이라 하기 보다는 웅덩이에 가깝다. 공사하며 파다가 만 것 같이 보이는데 직경 5미터 정도의 웅덩이 속에 직경 2미터쯤의 흙덩이가 섬처럼 남아 있는 위에 나무 몇 그루가  있다. 하늘로 쭉쭉 뻗은 낙엽송 지대가 양 옆으로 펼쳐져 있는 룰루랄라 길이 계속 되고 있다.
17:30  헬기장이 억새 지대 속에 자리잡고 있고
17:46  또다른 헬기장도 역시 주변에 억새들이 지천이다.
18:16  기묘하게 비틀어지고 가지를 뻗은 소나무가 마치 여자의 풍성한 머리결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을 하고 있다.
18:22  헬기장이 다시 나오고
18:30  군부대 울타리 앞에서 오른쪽으로 우회하며 급한 내리막 길을 내려가니 군부대로 올라가는 시멘트 계단이 나오면서 이화령에 내려서게 된다.
18:41  이화령 도착. 조금씩 어두워지는 속에 17구간을 무사히 마치고 연풍 택시를 불러 차를 세워둔 은티마을로 간다.
이젠 어두워졌다. 연풍에서부터 증평으로 나가는 길을 못 찾아 헤매다가 증평을 막 지나 너무 피곤하고 졸려서 길가에 차 세워두고 잠깐 눈을 부치는 게 얼마나 잤나?
이후 또다시 몇 번이고 길을 잘못 들고한 데다가 잠깐 눈을 부치고 하느라 시간이 너무 지체되는 바람에 병천에서 순대국을 먹으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저녁을 굶은 채로 천안역으로 직행하기로했는데 천안 시내에 들어와서도 또 길을 헤매는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삼봉이 기차 시간에 늦지 않게 22:30 경 천안역에 도착했으니 천만다행이다.
24:00  서울 도착



≪기록≫  
3월 24일(금) 20:00   신림동 출발 → 천안역에 22:00 도착.
                     남원에서 18:32발 기차로 올라오는 양삼봉 합류, 출발
3월 25일(토) 00:30   은티마을 도착, 차 안에서 앉은 채 취침.
             05:00   기상, 준비해 간 해장국으로 아침식사

산행 시작(06:30) → 지름티재(07:22) → 희양산 갈림길(08:25) → 희양산(08:40/09:00) → 이만봉(11:30) → 점심(12:30/13:45) → 평전치(14:36) → 백화산(15:27) → 황학산(16:38) → 이화령(18:40) → 택시로 은티마을
산행거리 20.2km/백두대간 구간 18.2km(지리산에서 누적거리 360.6km)

≪정보≫
ㅇ 자가용 기름값 \40,000    ㅇ 택시 \10,000   =>  비용합계(인당) \16,600  
ㅇ 식수 구할 수 있는 곳 - 능선 상에는 없음.
ㅇ 지름티재에서 백화산 사이 암벽구간이 위험함.
ㅇ 연풍 개인택시 - 백종석 043-833-5693/011-459-5206

  
  


  • ?
    부도옹 2006.04.24 02:03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대간소식이네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곳은 . . moveon 2003.05.23 4360
242 2006년 5월의 소백산.. 2 이안 2006.11.15 1843
241 2006-11-12(일) 경남 합천군 가야산... 4 이안 2006.11.14 2267
240 뒷산에 오르다(매주 가긴 하지만.. ^^;) 3 그루터기 2006.11.12 2286
239 2006년 2월 4일의 소백산 산행기 2 이안 2006.11.10 2038
238 민둥산 산행기 3 구름산 2006.11.09 1913
237 금원산 散步記 4 김현거사 2006.10.23 2130
236 제19구간(하늘재-벌재) 1 김수훈 2006.10.10 1807
235 설악산 십이선녀계곡 사진 입니다.^^ 4 해성 2006.08.21 2977
234 내장산 종주 5 오 해 봉 2006.08.01 4300
233 끔찍하게 아름다운 용아장성을 다녀와서... 4 폭탄주 2006.06.22 3598
232 내 생애첫번째 종주산행.... 덕유산 종주기(영각사~향적봉) 3 코부리 2006.06.07 3141
231 제18구간(이화령 - 조령3관문 - 하늘재) 2 김수훈 2006.05.25 2027
» 제17구간(지름티재-희양산-이화령) 1 김수훈 2006.04.23 1663
229 히말라야 임자체 산행기- 못다한 애기들 5 김수훈 2006.03.28 3095
228 히말라야 임자체 산행기-9 6 김수훈 2006.03.27 2950
227 히말라야 임자체 산행기-8 8 김수훈 2006.03.22 4781
226 히말라야 임자체 신행기-7 8 김수훈 2006.03.20 2823
225 히말라야 임자체 산행기-6 4 김수훈 2006.03.17 2821
224 히말라야 임자체 산행기-5 11 김수훈 2006.03.13 3136
223 히말라야 임자체 산행기-4 5 김수훈 2006.03.12 304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