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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주변산행기

2006.11.15 14:26

2006년 5월의 소백산..

조회 수 184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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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총 30회차가 넘는다는 구간 중 21차.....

벌써 2/3를 지나온 구간들은 잘 모릅니다.

그저 간혹 후기나 사진을 통해........지도에서 본 여기...저기를 다녀오셨겠구나..라고

짐작만 할뿐입니다.



지난 2월 혹한의 소백산을 혼자 다녀온 이후 소백산에 대한 나의 외사랑은 다시 시작됩니다.

백두대간이라는 명함을 알기전부터.........아주 오래전부터

소백산은 떠나고 싶은 날.......배낭하나 지고 다니러 가던 산입니다.



철이 들고 나서....걷는다는 생각만으로도 설레이던 소백산.....

지난해 8월에도 13시간의 긴 여정을 다녀온 소백산이건만

나의 소백산에 대한 열정은 도체 가라앉지 않습니다.

이것도 병인듯 싶사와..



최근 소백산 구간 공지를 접한 후..

이번에는 혼자가 아닌  함께 가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로 하고..

긴장감 도는 신청서를 제출하고도...... 다시 긴장해야 했습니다.

혼자하는 산행이야 느려도 상관 없지만

수십명이 움직여야 하는 단체는.. 한 사람의 지체가 진행에 얼마나 많은 곤란함을

주는지.......잘 아는터라....더욱 그러했습니다.



드디어 떠나는 당일인 어제..

날씨는 종일 불안한 빗줄기를 뿌리고..

시간 날때마다 기상청과 국립공원 소백산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기상체크를 해봐도..

상황이 쉽게 좋아질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설상가상 소백산은 입산통제구역으로 입산이 불가상태입니다.



날씨를 포기하고 추위를 대비해 겨울옷과 얇은 옷, 그리고 우의..를 챙기고 나니

다행이 서울의 날씨는 점차 비가 그쳐가고..

새로운 공지사항에는 일기예보와 함께 준비물에 대한 간략함을 권고하는 글도 뜹니다.



다소 안심하는 마음으로 가족들과 작별을 하고는 사당역 출발~

산도 느리게 가는 불안함인데 출발까지 연장 시킬순 없다는 생각에

부지런하게 도착해보니.....

이미 많은 산우님들 도착해 있습니다.

매월 2회 가는 대간길인데.......

그렇게도 빨리 재회 하고 싶은 마음들이 도착을 서둘게 한 모양이십니다.



정해진 시간이 되어 출발한 차량은 단양 휴게소에 잠시 정차한 후

깜깜한. 그야말루 칠흑같은 어둠의 죽령 주차장에 우리 모두를 내려 줍니다.



다행이 비는 그쳐 있지만  안개로 인한 시계 판단이 불가할 정도의 뿌연 시야..

랜턴을 밝히며 간단한 주의 사항과 각자 소개를 마치고....... 긴 긴........죽령에서

시작하는 대간 접속구간으로 향합니다. 확인시간 02시 30분...



이때부터 콘크리트의 어두운 길을 랜턴 하나의 불빛에 의지해 우리의 행렬이 움직이고

각자 페이스에 맞춰 어두운 길을 산우애 하나만 믿고 나갑니다.



어느 시간...... 첨성대 같이 생긴 천문대를 지나고..

제 1연화봉이라는  봉우리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상의........선남, 선녀들이 되어 봅니다.

그 아름다움이란.........

이제까지 본 적 없는 소백의 아름다움입니다.

신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극치의 아름다운........연화봉의 운무들......

말로, 글로 표현한다는 것조차 두려울 정도의..

확인시간 05시경...



가도 가도......좌우.......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소백의 운무와 운해..

솜사탕 기계가 만들어 낸 절묘한 모습들입니다.

때론 고장난 솜사탕 기계가 만들어 낸 듯한.... 운해는

사실 운해가 모자라기 보다 앞의 운해가 너무나 아름답기에 그에 조금

부족한 듯한..... 경관 때문입니다.



연화봉을 지나고... 비로봉... 가는 길..

지난 2월 혹한의 추위를 넘어 다시 살아서 돌아갈까 싶을만큼 두려움을 안고 넘던

그 비로봉 능선을 이번에는 혼자가 아닌.......함께... 도란도란...

아름다움을 얘기하며...고개들어 소백의 봄을 바라봅니다.

지금도 눈물이 솟구칠것 같은 그 감회..

지난 2월 안타깝게도 혼자 산행하며 견디기 어려운 추위와 싸운.....그 흔적의 외로움

이 생각나기도 했거니와..

오늘은 그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많은 산우님들과...

특히 내가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가는 비로봉 능선.......

사진조차......그 감동을 삭감시켜 줄까 조심스럽던........그 아름다운..절경들.....

소백산은 내게 그런 감동의 선물을 아무 댓가 없이 나누어 줍니다.

비로봉에서 약식으로 준비한 약간의 음식들을 놓고 대장님 일행들은 무사히 도착하였

음을 고하는 제례를 올립니다.

그 경건함에 다시 한번...자연에 대한 경의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로봉을 지나 국망봉........

선 굵은 남성인양....... 바라만 보아도 멋진..... 봉우리입니다.

국망봉에서 가져온 음식들로  다시 걸어야 할 긴 시간을 위해.... 허기를 채웁니다.

확인시간 08시 경

휴식도 잠시...

가는 보슬비를 맞으며......길을 재촉하는 일행들..

가도 가도....능선과 봉우리와....... 산우님들의 긴 행렬..



이제 고치령으로 가는 시간입니다.

지금까지의 능선길과는 달리..계곡처럼 긴 터널을 지나.....오르고 내리고..

얼마나 갔을까요..

눈을 들어 보니 혼자 걷고 있습니다.

앞도 뒤도 끊긴..

하지만 겁나지 않습니다.

오늘 이 길은 앞, 뒤 모두 우리 산우님들이 포진해 가는 안전한 대간길이며

간간히 대간 가는 길임을 알리는 리본들이 나부끼는.....

길 잃을 염려 없는 안전한 도로와 같기 때문이지요..



중간중간에.... 부킹하는 산우님들의 뜨거운 산우애...

서로 서로 격려해주며...다독이는 어여쁜 모습들.

대간을 간다는 것 보다........더 돋보이는 인생 동반자적........동지애..

제가 보고 느낀 것은 대간의 산행보다 더 진한........산우애였습니다.



홀로 가는 길이여도 안심으로 걷는 소백산 구간길........

그 긴 행로에 내가 걸어 갑니다.

걷다 보면 걷는 것 외에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음에도

그저 걸을 수 있음이..

또 곧 이 행로가 끝나간다는 것이 .......긴 시간 걷는 다는 힘겨움을 이겨내게 하는

희망입니다.

끝이 없다면 희망일 수 없음에........

오늘의 대간 21차 구간 중.......소백산......코스..

고치령에서 우측으로.... 하산하며 코스를 마무리 합니다.

확인시간 13시 경



소백산에 묻혀 온전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지금 이 시각

꿈 속에서라도 다시 갈 수 있음을 각인된....천상의 낙원 소백산입니다.

그 중심에  백두대간 팀원들의 행로가 있었습니다.



오늘 긴 시간....

안전과 즐거움을 책임져 주신 대장님..

군복의 늠름한 의상으로 믿음을 주신 부대장님..

휴대전화기로 계산의 오차없이 진행해주시느라 수고해 주신 B총무님..

이번 구간, 함께 걸어야 할 이유를 만들어 주신 백두대간의 꽃 N언니..



그 외.......많은 산우님들.....

격려해 주시고....기뻐해 주신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일일히 기재할 수 없음은 그 감동이 글로서 나타내기 어려움이기 때문입니다.

이해하여 주십사고 간청드립니다.



부디 건강하시어

대간의 긴 긴 여정.....지치지 않고 나아가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다시 합류할 수 있게 되기를 발원합니다.



표현이 미흡하여 송구합니다.

저의 감동은 이 글의 수천 수만배입니다.



*  이 글은 지난 5월 초 백두대간 팀을 따라 구간 종주에 참가한 산행기 입니다.
   백두대간 총 구간 중 마지막 향로봉을 남겨 놓은 팀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산열山熱을 식혀준 소백산..  
   최근 관심은 온통 지리산이지만  전혀 소홀할 수 없는 나의 연인입니다.^^

   저는 이 구간외에 선달산, 태백산, 함백산 구간과
   최근 설악산 한계령~공룡능선~마등령 구간까지 총 5구간 합류하여 함산하였습니다.
  
  • ?
    부도옹 2006.11.15 23:46
    그곳이 어디인들....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들 아닐까요? ^^*
  • ?
    오 해 봉 2006.11.16 21:43
    백두대간은 어즈간한 남자들도 엄두를 못내는데 대단 하십니다,
    앞으로 많은 지도와 편달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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