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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주변산행기

2007.04.23 10:08

2007-04-21~22 - 월출산

조회 수 223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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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7-04-21~04-22 (토요무박)
장소 : 전남 영암의 월출산
동행 : 산행대장 포함 23명



최근에는 무박으로 집 떠나 본 적이 없어서

배낭 패킹으로 무얼 해야는지 감감하다.

이렇듯 습관은 무섭다.

무박으로 자주 집을 비울 때에는 들며 나며 배낭용 식품들이

내 시장바구니를 채우지만.. 요즘에는 배낭패킹에 너무도 소홀함을

느낀다.



주말.. 종일 컴퓨터로 일기예보를 체킹하고 월출산 국립공원에 전화를 걸어 본다.

- 현재 온도 22도.. 비 내리지 않지만 습도가 높다.

곧 비가 올 것 같다는 월출산국립공원 관계자의 말을 토대로 배낭을 챙긴다.

4발 아이젠을 하나 넣고, 우비과 방수쟈켓과 우모바지까지..

스페츠를 넣고 여벌옷도 가능한 많이 넣었다.



배낭을 맨체로 식구들과 구로까지 함께 가서 언니를 만났다.

손재주가 좋은 언니는 무어든 만지만 작품이 되는..

언니이 작품전시회 - 취미수준 - 를 보고 간단히 저녁을 먹고..

식구들과 헤어져 사당에 도착한 시각이 7시 40분경..



출발은 21시인데도 불구하고 사당역 등산용품점에 주문한 쟈켓이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도착을 서둘렀다.

에코로바 동대문점에 근무하던 혜경씨가 최근 사당으로 근무처를 옮기면서

내가 필요한 물품을 사당에서 구매하기로 한 것인데...



특별한 용도가 없이 그냥 방수쟈켓 하나가 유난히 내 마음을 사로잡은..

옷 욕심이 그다지 없는대다 있다 손 치더라도 워낙 단신인 내게 어울릴 만한

등산용품이 없으니 하나 구하면 헤어지지 않는 한 입고 다닌다.



다행이 내 마음에 드는 쟈켓 하나를 특별히 D.C(디스카운트)를 받아.. 저렴한

가격에 구했다.



나비언니와 나루오라버님을 만나 버스를 타기 위해 1번 출구에 가보니

5등안에는 들것 같이 일찍 도착하였고..

오랫만에 뵙는 무박산행 동지들이 속속 도착하고..

21시 30분쯤.. 서울을 떠났다.



올해들어 유난히 많이 내려보는 여산 휴게소에서 우동하나를 먹고

졸다 깨다 월출산 국립공원에 도착하니 02가 넘었다.

너무 이른 도착에.. 자동차에서 좀 더 쉬기로 하고

다시 뒤척뒤척...

04시에 어둠 속에서 랜턴을 켜고 아침 밥을 먹는다.



밥 먹으면서 돌아다니면 안된다는 금기사항을 깨고 젓가락만 들고

한 번만 돌았는데도 벌써 배가 부르다.



배낭을 정리하여 출발한 시각이 4시가 넘었다.

월출산을 표시하는 비석 아래서 기념사진을 찍고

날이 밝기 전까지 구름다리까지만 진행하기로 하고 천천히 산을 오른다.



양 옆으로 대단한 산죽들이 늘어서 있는...

가파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산길을 렌턴에 의지해 열 지어 오른다.

여전히 왁자~하니...

반가움과 함께 월출산 첫산행의 기쁨이 저절로 흘러나오지만

추적추적 이슬비가 내린다.

오름에 느끼는 습도와 기온 때문에 벗었던 옷을 다 챙겨입고..

쉬엄쉬엄 오른 곳이 팔각정이다.



우리 말고도 이른 아침에 출발한 팀들이 있다.

구름다리에서 날이 발아지나 앞이 전혀 분간이 안된다.

선두는 아까 출발했고 후미는 팔각정에 남겨 두고 혼자 구름다리를 향애

해 올랐다. 좌우상하를 훑어도  대단한 경관이라고 자랑했던 월출산의 구

름다리를 그냥 감흥없이 건너간다.

- 이 사진은 레인저 회장님이 찍어주신 것 같다.



가파른 계단이 나오고..

비는 내리고 두려움이 밀려온다.

미끄러운 철계단에서 넘어진다면 참이 없는 이 곳에서 떨어질....

무서우니 한 번도 내려다 보질 못하고 진행하고..

후미에서 아리오라버님, 돌쇠대장님.. 즐겁게 걷는다.



비가 오면 어떠랴싶다.

발 밑만 조심하면 흠뻑 맞으며 걸어도 좋을 월출산이다.

그간 여러차례 마음만 내었던 곳이다.

전라도의 남단에 위치하여 혼자 들기 어려운 산이다.



지난해 8월 휴가에 서해안으로 내려오면서 대천, 군산, 함평을 거쳐

무안저수지 연꽃 축제장에서 올려다 보며 아쉬움으로 발길을 돌렸던 그 월출산이다.

이렇게 빨리 재회할 줄 몰랐으므로 나의 월출산행은 기쁨도 크다.



이 곳 역시 통천문이 있다.

하늘에 닿기 위해 통과하는 通天問..

문득 지리산의 통천문과 중산리 방향의 개선문이.. 보고 싶다.

그 아래 철계단에서 종주 마무리를 계산하며 기쁘게 섰던..



오전 8시 20분 경에 천황봉에 닿은 것 같다.

비가 그치고 선계가 그대로 드러나는데... 팀원들의 환성이 산 전체에 퍼진다.



오늘 산행은 선두 후미 없이 자유롭게 진행되고..

하산 시간이 넉넉한대다 비가 그치고 때때로 구름 사이로 노니는 신선이

되기에는 더 할 나위없이 좋은 산행으로 기억될 일이다.



천황봉비를 안고 사진을 찍고 난 후 선두가 출발하고..

선두팀에 끼어서  나비언니와 나란히 걷는다.

이 백두대간팀에 맨 처음 합류하게 된 동기는 나비언니가 준 것이다.

내가 산카페 첫 산행을 한 인연이 나비언니다.

그 후 혼자 산행하느라 잊고 지내다가도 간간히 첫 산행의 감사함을

잊지 않고 지낸 덕에 지난 해 소백산 구간에 합류하는 기록을 세우고

그 후 여러차례 백두대간 구간 종주에 합류한..



정이 든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도 무섭고도 좋은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함산을 못하는 이유가 타인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과 불편함이다.

두려움이 곧 불편함인 것은 이렇다.

나로 인하여 생기는 불편함이 타인들에게 볼멘소리로 작용하고.. 산행에서

지체는 곧 위험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백두대간이나

여타 산행에 함산을 꺼리는 이유다.

또 낯선 사람들 틈에 끼어서 느린 걸음으로 인한 진행 방해를 겪어 본 나로서는

배려 받는 입장에서의 그 불편함을 이미 여러차례 겪었으므로

타인의 배려가 나에게는 절대 배려가 안되는 상황임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럼에도 간간히 고산마루와 다올대장님을 따라 나서는 것은 대장님과

함께 가는 분들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그간 여러차례 함산하며 정이 들다보니.. 산카페 특유의 호칭인 ~님.. 보다

대장님, 언니, 오라버님..



천황봉을 내려서 바람재 삼거리를 통과하고.. 구정봉에 오른다.

먼저 간 팀들이 구정봉에 올라 조망을 즐기는 동안 나비언니가 앞에 걷고

뒤에서 걷던 내가 바위를 내려가다 호되게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이 언니가 앞섰기 때문에 들키지 않았지만..

아프다.

지난번 광교산  어디에서 넘어져 다친 그 팔꿈치에 다시 부딪치고..



그래도 뼈를 다친게 아니니.. 툴툴 털고.. 아무렇지도 않게 배낭을 내려놓고

구정봉에 오르니..

천황봉에서 놓친 선계가 다시 스르르르...

버티컬을 젖히면 나타나는 바깥 풍경처럼 그렇다.



바람이 차도 내려서기가 싫다.

아홉개의 웅덩이가 있다고 해서 구정봉이다.

그 몇 개의 웅덩이는 비어있고..  가장 커다란 웅덩이에 비단개구리가 살고 있다.

외국에서 들어와서 우리나라 생태계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는 거북이와 함께

우려되는...

이쁘기는 하다.



구정봉을 내려서.. 마애여래좌상 표지판이 서있다.

좌불인데 모습이 선명하니 국보다.

0.5km..  내 걸음으로 걷는다면 왕복 30분이 더 걸릴 일이라 아쉽기만 하다.

마애여래좌상을  향해 1배만 올리고.. 아쉬운 마음을 놓아버렸다.

향로봉을 저만치에 두구 하산을 계속하여.. 베틀굴..

모양이 신기하기도 하거니와 임란에 여자들이 베를 짰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고 보니 임란의 흔적 뿐만 아니라 이 땅 어디에서고 왜(일본)의 침략 흔적이

너무 많다.



비가 내린 후라 바위는 미끄럽고..

소백산 동지인 산지기님의 구박이 이어지면서 하산을 하다가

그만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바위에서 미끄러워진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일어나다 바위 모서리에  무릎이 닿으면서 강한 충격을 받았다.

'악' 비명이 저절로 나오고..



뒤에서 걸으시던 아리님, 돌쇠대장님.. 뛰어내려오신다.

산지기님.. 조심 안했다고 또 구박~

- 담에는 아는체 말아야징 ㅡ.ㅡ

아리님이 발라 주신 연고와 돌쇠대장님의 에어파스와 함께 착용하신

무릅보호대까지 건네 받아.. 무릎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느끼며

억새밭을 지나.. 도갑사 위에 위치한 도선국사비에 도착하였다.

두번의 미끄러짐으로 약간의 부상을 입었지만 그런대로 안전한

하산을 완료한 감사의 뜻으로 선 채로 삼배를 드리고..

도갑사 대웅보전에는 들리지 못하고.. 하산을 완료하는데..

타 산행팀들은 이제 들머리인 도갑사를 출발하고 있었다.



*

오랫만에 무박으로 떠난 정기산행..

월출산 정상즈음에는 없는 눈엽의 푸르름이 더해져 가는 월출산... 잘 다녀왔습니다.



다올대장님 특유의 미소와 함께 든든한 양식이 생긴 것 같은 산행입니다.

지독한 감기를 이겨내고 참석하신 레인저회장님..

여전히 총무일로 고생하시는  나비언니...

그리고 함께 걸어 주신 언니들, 오라버님들, 아우님들.. 그리고 처음 뵈어

서먹하신 산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좋은 산행.. 함께 걷는 즐거움..

설악산에 못지않은 기쁜 산행이었습니다.

다음산행까지 편안하십시요.
  • ?
    부도옹 2007.04.23 10:22
    얼마나 아팠을까나....
    '조심스러운 배려'의 부담을 떨쳐 버릴 수 있는 사랑방 식구를
    한 분 소개합니다.
    김현거사님과 산행하시면 딱~~ ^^*
  • ?
    오 해 봉 2007.04.26 11:30
    멀고 좋은곳에 다녀 오셨네요,
    여름에 저곳에 갈때는 밑에서 물을 충분히갖고
    가야하는 산이기도 하지요,
    아이젠과 우모바지까지 갖고가셨다니 고생좀 하셨겠네요,
    앞으로는 배낭을 가볍게 꾸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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