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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상선암마을 - 제봉 - 신선봉 - 도락산(964) - 채운봉 - 상선암주차장(7키로 5시간 정도)




단양의 명물 도락산은
백두대간의 등줄기 부분에 위치하며 소백산과 월악산 사이 화강암 바위산으로
월악산국립공원의 관리 권역에 속한다.
바로 인근에 있는 월악산의 명성에 가려 그다지 유명하지는 않으나
예부터 빼어난 절경으로 명사 묵객들의 발길을 불어들인 명산으로 이름 났을만큼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단양팔경중 3경이 있는 선암계곡 안쪽 상선암 부근에 솟아 있어
들어가는 진입부터 범상치가 않다.
처음엔 제법 넓은 하천을 끼고 들어가다 점점 수직으로 솟은 바위와 계곡을 좁혀가며 달리는데
신선이 노니는 곳이라는 이름에 걸맞게스리
푸르고 청정한 계류가 작은 소와 담을 만들어가며 미끈한 암반 사이를 단번에 휘돌아가며
힘차면서도 우아하게 흐르고 있다.
모래 한톨조차 보이지 않고 이끼조차 없는 뽀득뽀득한 돌멩이와 넓다란 바위 덩이 뿐이다.





  






나뭇잎에 맺힌 이슬이 빗물처럼 떨어지는 이른 아침
산악회 리본이 빼곡히 매달린 선암가든 느티나무 옆을 지나
상선암 절 옆구리를 돌아 산행 시작이다.
귀퉁이에 도락산 정상까지 3키로라는 입간판이 서 있다.
얼마큼 올라 사방을 조망하노라니 주변 산군의 굵직굵직한 골격이 가늠되고
흐트러진 구름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산아래 다랑이 밭뙈기는 어느새 정겨운 풍경화다.
백두대간 어느 지점쯤 되겠지 싶은
맞은편 장대같이 커드마한 산은 척척 걸쳐진 구름을 뜯어내며 벗어나오고 있다.



















도락산 산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능선을 타게 되는데
한바탕 바위를 치고 오르는가 싶으면 잠깐 평평한 오솔길이 나타나고
또다시 듬성듬성 모나지 않은 바위와 숨바꼭질하며
숨돌리기를 몇 번이고 반복하는데
그때마다 황홀하게 생긴 명품송이 발길을 눌러 잡는다.
요목조목 암릉을 오르다
힘들만 하면 평평한 잔등을 내어 주는 것이
친절하게도 사탕을 하나씩 물려줘 꾀어가며 올라가게 하는 것 같다.
말에 의하면 도락산엔 4대 명품송이 있다고 하는데
딱 봐도 얼른 다른
바위에서 이슬만 먹고 자란 고고한 자태의 소나무가 한고개마다 발길을 붙든다.
어딜 둘러보나 주위의 성벽처럼 둘러친 암벽은
고집스레 제모양껏 자란 청송과 어울려 자체가 한장한장 산수화다.
도락산은 주로 음습함이 없는 바윗길 아니면 마사토로 이루어져 있고 잡목도 별로 없어
누군가 매일 쓸고 닦고한듯, 어느 한구석 꾸적지근함이 없다.
바위에 얹혀진 소나무 뿌리는 엉키성키 거미줄처럼 드러나보이고
흙길조차 자그락자그락 소리가 나고 발바닥에 부스러기조차 묻어나지 않는다.






















제봉지나 도락산 600미터 남은 지점
갈림길 삼거리에서 조금만 더 가다 보면 신선봉이다.
어느 산이나 가장 경치 좋고 멋진 곳은 당연 신선들 차지이므로 이곳 역시
도락산에서 경관이 제일 뛰어나다.
능선 중앙 집채만한 암반에 귀티 나는 노송이 드리워져 있는데
여기 직경 1미터 정도 되는 바위 웅덩이에 물이 한가득 담겨 있다.
멀리 아득하게 펼쳐진 월악산 자락을 조망하며 일단 한 번 앉았다 하면 쉽게 털고일어나지지 않는다.
그냥 정상이고 뭐고 여기서 그만 가고 한없이 머물며 놀고 싶어지는지라
아까부터 머물고 계시는 아주머니께서는
아예 양말까지 벗고 드러눕더니 작정한듯 일어나질 않으신다.

















여기서
정상방향으로 더 오르다 보면 내궁기 등산 기점과 갈라지는 삼거리고
약 삼백 미터 정도 더 직진하면 정상이다.
이제까지 등산로와는 다르게 흙봉우리 산정으로 돌무지가 타일처럼 깔린 바닥에
소박한 정상 표지석이 세워져 있는데 이미 빼어난 경치로 눈을 실컷 호사시킨 터라
다소 실망스럽고 좀 김이 빠진다.
그래도 잡목 사이로 멀리 소백산 줄기을 조망하며
도락산을 설명하는 안내판도 찬찬히 읽어보고 나무 의자에 앉아 정상땜을 한다.  
다시 되돌아 신선봉 지나 삼거리 갈림길에서 채운봉으로 방향을 잡아 하산이다.
내리막길을 가다 바로 뾰족한 채운봉을 한바탕 놀이기구 타듯 치고 오르면
또다시 눈앞에 다른 방향의 가려졌던 절경이 새로히 펼쳐진다.
경사가 급한 바윗길에 안전한 철계단을 설치해놓았는데 그 아래 벼랑엔 굴어떨어진
물통들이 수없이 쌓여있다.
바윗길을 내려섰다 다시 올라 산 옆구리를 감아돌며
바위인지 흙인지 부스러져 풍화토가 되어가는 하산길을 조심조심 내려와 계곡을 만나고
산아래 마을 지나 상선암 주차장으로 원점 회기다.


















자연이 빚은 정원,
도락산의 화강암 암반은 소나무를 더 푸르게 하고 청송은 바위를 더 금빛 돌게 한다.
정성 들여 잘 가꿔진 정원에는 인위가 배제된 수석과 분재들이 서로를 돋보이게 하며
품격 높은 산세를 만들고 있다.
도락산이라는 이름은 우암송시열 선생이
'깨달음을 얻는 데는 길이 있고 거기에는 즐거움이 따라야한다'는 뜻으로 지었다는데
도를 깨우치는데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일이 어디 있고
자연 속에서
도락(道樂) 하는 것이야말로 신선의 삶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
    선경 2013.08.10 22:28
    자연이 빚은 아름다운 정원에서
    한가한 여유로움의 시간을 보내봅니다
    감사히 잘보고갑니다
    연하님~~반갑습니다
    자주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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