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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 덕주사-마애불상-960봉-영봉-중봉-하봉-보덕암



'달이 뜨면 영봉에 걸린다'
월악산은 백두대간의 중간에 있는 남한을 대표하는 5대 암산 중 하나로
하얀 만월이 거대 기암에 걸린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멋스럽고 잘 어울린다.
가야산과 월악산을 놓고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에라이~ 중부내륙 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덕주사 입구서 보덕암까지 약 14km의 비교적 긴 산행 코스를 걸어야 한다.
송계계곡에서 덕주사 방향으로 3킬로 미터 정도 되는 덕주골은 가뭄이 들어 수량은 적었지만  
신라 때부터 제천 행사를 하던 수경대 주변은 노송과 어울어진 암반 사이에 맑은 물이 고여 있다.
덕주산성 동문 옆 학소대는 송계팔경 중 하나로 책을 포개놓은 듯한 층층 기암과
사이사이 운치 있는 소나무들이 늘어져
옛날 십장생의 하나인 학이 날개를 펴고 살았다는 전설이 제법 그럴싸하게 들린다.
덕주산성 동문 입구 차도 옆에는 덕주루가 복원되어 있는데
여기서 계곡물을 가로질러 조금만 더 오르면 유서깊은 덕주사다.
6·25 때 아군의 폭격으로 유실된 것을 새로 신축했다는 덕주사는
신라 진평왕 때 세워진 고찰로 경순왕의 장녀 덕주공주가 신라 재건을 염원하며 머물렀다 전해 내려온다.

산비탈에 납작 붙여지어져 아래서 올려다보면 돌계단의 경사가 하도 급박해
지레 올라 가보고 싶은 의욕이 꺾인다.
여기부터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는데 입구 커다란 표지석에 대문짝만 한 글씨체로
'동양의 알프스 월악산 영봉 여기부터 4.9키로에 있습니다.'
바로 옆 국립공원 선간판 안내도에는 영봉 거쳐 보덕암까지 7시간 30분이라 표시되어 있다.
왼쪽의 마른 계곡은 점점 폭이 좁아지며 어느새 희미해지더니 그 형상이 숲과 바위와 자연스레 뭉쳐진다.
완만한 등산로는 드문드문 산죽이 어울어져 있고 이삼 미터의 돌계단으로 시원스럽게 나 있다.
힘들이지 않고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애불 못미처 인공미가 가미된 돌로 쌓은 산성을 만나고 바로 마애불이 나온다.
덕주공주가 이곳에 들어와 높이 13m의 거암에 마애불을 조성하고 신라의 재건을 염원하며 일생을 마첬다하는데
덕주사 마애불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






마애불을 지나면서는 서서히 오름길이 가파르고 여기서 능선까지는 경사가 심한 쇠사다리의 연속이다.
철계단을 타고 오르는 길이 힘들지만 눈을 들어 주변의 암릉들을 조망하노라면 소나무가 기품있게 걸쳐진 절경에
감탄이 절로 나오고 지루한 줄 모르게 오른다.
철계단을 하나 올라챌 때마다 일단 멈춰 서서 사방을 한 바퀴 돌아보길 몇 번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완만한 능선이 나오고 흙길을 걸어 헬리포트장 까지는 고요한 산길이다.
능선 안부 표지목에는 영봉 2.2키로 안내가 되어 있다.
마당 같은 헬리포트장에서 느닷없이 눈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영봉의 위용에 일단 기선제압 당한다.





과연 월악은 어떤 오묘한 길을 열어 수직 절벽 위로 인도할 것인가 기대 반 두려움 반이다.
암봉을 탐색하며 오른쪽으로 마치 모자 테두리를 빙 두르듯 철책울타리를 끼고 뒤편으로 감아 도니
신륵사에서 올라오는 좁은 삼거리와 마주한다.
약간의 틈새를 찾아 절묘하게도 길이나고 철계단을 설치해 점점 고도를 높여 하늘 길이 열린다.
월악산은 8부 능선 위로는 대부분 험준한 암릉지대여서 오를수록 주변 경치가 급멋스럽게 변한다.
다시 탐색하듯 반원을 그리며 영봉 뒤통수로 돌아가 비탈을 치고 나니
이제 영봉 갈림길, 300미터에 20분 걸린다는 마지막 오름이다.
헥헥,, 그래, 엎어져도 삼백미터다.!
경사도가 장난 아닌 계단을 마지막 힘을 몰아쳐 치고 오르니 드디어 정상이다.
수직벽의 영봉 정상부위에서 올려다본 첩첩한 바위 봉우리들이 월악산의 산악미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희뿌연 화강암에 걸쳐진 소나무는 이보다 더 멋스러울 수가 없고  
때마침 시절을 맞은 산라일락 향이 혼미롭게 감도니 선계에 든듯 하늘에 둥둥 떠있는 기분이다.
그러나 영봉은 이렇듯 멋들어지는데 정상석은 얄팍하고 소박하다 못 해 왜소하기까지 하다.








다시 삼거리로 내려와 보덕암 방향으로 하산한다.
중봉 지나 하봉으로 이어지는 등산길은 보통 월악에서 제일 경치가 좋다고 소개하는 곳으로
바위가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통천문 부근 산세는 땀흘리며 올라온 대가를 보상받는 기분이다.
하봉을 우외하여 계속 되는 내리막 길을 걸어 도착한 곳이 보덕암.
한바가지 물이 차면 스스로 탁! 목탁을 치며 쏟아지는 '물목탁샘'의 맑고 시원한 물맛이 그만이다.
수산리로 내려오는 2키로 남짓한 고랭지 채소밭 사이로 난 길가에는 산딸기 오디 열매가 즐비하고
뙤약볕 속에서도 게으른 걸음으로 내려오니 어느새 입이 시커멓다.
브로콜리 전국 최고 산지라는 수산리에 내려와 택시회사 전화번호를 문의 하니
충청도와 경상도 강원도의 말씨가 혼재한 제천 특유의 사투리 아자씨께서
택시는 삼 만원 인데 이만 오천 원만 주면 태워다주겠다 하는데
차마 시골 아저씨 쌈짓돈 횡재할 기회를 뺏을 수가  없다.
창문도 안 닫히는 덜덜 거리는 낡은 트럭에 끼어 앉아 덕주사입구에서 차량회수한 후
53℃ 자연 온천수가 자랑인 수안보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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