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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주변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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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구간에는 공용장비로 새로 산 텐트(Solbei社, 3인용 자동텐트)와 온도계(독일제 휴대용, 영상 50도∼영하35도)를 처음 쓰게 됐다. 김천역에서 측정한 온도는 영상 2도. 삼봉 씨가 몰고온 승용차를 타고 옥산으로 간다. 옥산 버스정류장 뒤편의 주차장에서 좀더 눈을 붙인 뒤, 차 안에서 김밥도시락으로 아침을 먹고는 택시 운전수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영 받지를 않는다. 시골에서는 미리 약속을 하지 않고서는 새벽에 택시가 다니지 않는다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식당도 마찬가지이다) 할 수 없이 타고 온 차로 큰재까지 올라간다.
2) 큰재 인성분교(폐교) 울타리의 왼쪽을 끼고 올라가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오른다. 대부분의 구간이 능선의 안부인 고개마루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산행 첫머리부분에 된비알이 심하고 워밍업도 안된 상태라 힘이 들기 마련인데, 이번 구간은 경사가 완만해서 비교적 힘이 덜 든다. 기온은 영상 4도, 바람도 조용하고 해서 가볍게 입고 땀도 흘리지 않으며 갈 수 있다. 목장으로가는 시멘트포장도로를 만났다. 어떤 자료에는 건너편의 봉우리(541.9m)를 거친다고 되어 있으나 봉우리로 올라가는 길은 찾을 수가 없고 표지리본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3) 회룡재에 다다른다. 우마차길 정도의 오솔길에, 정면 나무둥치에는 흰 플라스틱 판에 손으로 회룡재라고 쓴 팻말이 붙어있다. 개터재로 가는 중간에 봉우리를 거쳐가는 길과 오른쪽으로 비껴가는 우회로가 지도상에 표시되어 있는데 의식하지 못한 채 지나버렸다. 개터재는 회룡재와 거의 비슷한 오솔길인데 아무런 표지가 없어서 모른 채 지나갈 수도 있겠다.
4) 왕실재는 육교처럼 생긴 "동물 이동통로"가 설치되어 있어서 금방 눈에 띈다. 일단 "육교"를 건너가서 오른쪽을 살펴보면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설 수 있으니 다른 비탈로 다니느라 산을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왕실재 길은 작은 돌을 깔아놓은 잘 닦여진 길이며 왼쪽 효곡리 쪽으로는 조금만 가면 콘크리트 포장이 되었고 식수는 약 5분만 내려가면 민가에서 구할 수 있다. 육교 오른쪽으로는 넓은 광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몇 팀이 야영을 할 수도 있겠다. 이 부근 택시 운전수들 사이에서는 왕실재라는 이름을 모르고 이곳을 개터재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 택시를 부를 때에는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
5) 왕실재를 출발하여 20여분 올라가니 우람하게 옆으로 퍼진 소나무가 눈에 띄고 이어 477봉을 지나서 15분 정도 모처럼 만나는 된비알을 힘들여 오르고 나면 길이 마치 "U턴"을 하듯이 남쪽으로 휘어지면서 왼쪽으로 방금 지나온 능선들이 보인다. 477봉에서 1시간쯤 걸려 백학산이다. 자그마한 돌비석과 흰색 나무말뚝이 박혀있는 공터에서 과일을 먹으며 한숨 돌린다. 지도에 "게양대방명록"이라고 써 있는 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주변은 잡목으로 둘러싸여 조망은 전혀 없다.
6) 백학산에서 조금 내려오면 임도를 만나고 다시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면서 가면 숲길 왼쪽으로 무덤 두 개가 연달아 나타나고 이어서 오솔길을 만나는데 왼쪽으로는 콘크리트 포장이 된 것이 보인다. 조그만 봉우리를 두 개 넘어서니 앞에 너른 과수원이 나타나고 외딴집이 한 채 저녁연기를 피워올리고 있다. 바로 개머리재이다.
7) 개의 머리를 닮아서 이름이 "개머리재"라고 하는데 개머리 닮은 건 모르겠고 개는 확실히 많이 있다. 요란스레 짖어대는 개들의 환영 속에 물을 얻으러 갔다가 할머니에게 야영 자리를 물어보니 허물어진 비닐하우스를 쓰라고 하신다. 무서워(?) 어쩔줄 몰라하는 강아지 두 마리를 지나쳐 비닐하우스 속으로 들어가니 좀 지저분하긴 하지만 바닥이 평평하고 평상도 있으며 지붕이 있으니 비 맞을 염려는 붙들어매도 되겠다. 주변에는 이미 여러 등산객들이 거쳐간 듯 가스통이며 음료수캔 같은 쓰레기들이 널려 있다. 고맙게 얻어쓰면 최소한의 주변 청소는 해야 되지 않을까! 쓰레기를 가져가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눈에 띄는 곳에다 한군데 모아두기라도 했으면 치우기나 좋지, 잘 안 보이는 곳에다 처박아두면 나중에 오는 사람들이 얼마나 불쾌하며 주민들에게 욕을 먹을 것인가! 우리 모두 반성합시다. "혹시나 지나다니면서 과수원의 과일을 슬쩍하는 사람은 없는지"
8) 춥다. 밤중에 일어나서 바지와 양말을 하나씩 껴입었는데도 추워서 다리가 안 펴진다. 코끝은 또 어찌나 시린지. 한겨울에 야영이나 비박한다는 사람들, 아무리 침낭이 좋다고 해도 얼굴, 특히 코는 내놔야 되지 않겠나? 열 번 정도 깨다자다 한 끝에 6시쯤 일어났다. 텐트 안의 습기가 얼어붙어 벽에서 찬기운이 쌩쌩 돈다. 텐트 안의 온도는 0도, 텐트 밖의 온도는 영하 6도이다. 아침식사를 준비하는데, 계란이 얼었다. 날씨가 추우니 계란후라이도 시간이 더 걸린다. 가스버너의 밸브를 최대로 열었는데도 불길은 아슬아슬하니 힘이 없다. 무려 3시간이나 걸려서 아침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초보들의 얻은 교훈 두 가지- 겨울에는 식사준비도 시간이 더 걸린다. 그리고 웬만한 것은 텐트 안에 들여놓자.
9) 이번 구간은 잡목숲과의 전쟁이다. 한 시간쯤 진행하니 너른 밭이 나타나고 멀리 지기재의 포장도로가 보인다. 여기서 인삼밭의 오른쪽으로 들어서야 하는데, 멀리 장대끝에 빨간 천(왜 달아놓은 걸까?)을 달아놓은 것을 포지 리본으로 잘못보고 왼쪽으로 들어서는 바람에 한참 애를 먹다가 지기재 차도로 내려섰다. 도로를 건너가 잘 꾸며놓은 무덤에서 텐트도 털고 한동안 쉬고나서 마을 길을 80미터(750m가 아님) 정도 올라가 오른쪽으로 다시 숲길로 들어선다. 10여분을 가니 우마차길을 만나게 되고 다시 오르내리락을 거듭하면서 1시간쯤 가면 조그만 봉우리 제법 넓게 자리잡은 무덤이 풀 한 포기없이 빗물에 씻겨내려간 누런 흙을 드러내고 있다. 조금 가니, 또 같은 모양의 무덤. 저렇게 관리를 하지 않을 바에야 봉분을 왜 만들었을까? 그냥 표시 안 나게 매장만 하고 말지.
10) 송전탑이 나타났다. 배가 고파진다. 부지런히 힘을 내서 10여분, 드디어 오늘의 종착점인 신의터재에 닿는다. 신의터재는 커다란 돌비석에 신의터재 이름에 얽힌 사연이 적혀있고 그늘막에 간이화장실도 있는 가로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여기에서 왼쪽은 화동면이고 오른쪽은 내서면의 낙서로 가는데 버스가 1시간 정도 간격으로 다니고, 차량 왕래도 많은 편이어서 얻어타기가 쉬울 것 같다. 우리는 운전이 서투른 아주머니를 대신해서 1톤 트럭을 대리운전 해주며 낙서까지 얻어타고 갔다.

≪기록≫  
11월 29일(금) 영등포 역 출발(23:40)
11월 30일(토) 김천역 도착(02:36), 삼봉 씨 합류, 승용차로 옥산 도착(03:10), 차에서 자다가 아침식사 후, 큰재로 이동(06:50) → 큰재에 도착(07:05)
산행 시작(07:15) → 회룡재(09:11) → 개터재(09:52) → 왕실재(11:36/13:00) 점심식사 → 백학산(14:32/14:50)  → 개머리재(17:00) 야영
12월 1일(일) 개머리재 출발(09:15) → 지기재(10:36/11:10) → 송전탑(12:40) → 신의터재(12:50)
산행거리 24.3km/백두대간 구간 24.3km(지리산에서 누적거리 227.6Km)

≪정보≫
ㅇ 영등포-김천(기차) \12,700       낙서-상주(버스) \1,400    
    점심(상주에서 탕수육에 맥주) \20,000/3    옥산-큰재(택시)  \6,000/3  
    상주-서울(직행) \10,700       계(1인당) \33,500
ㅇ 옥산은 김천역에서 완행열차로 갈 수도 있음(김천역에서 05:40, 20분 소요)
ㅇ 옥산에서 큰재까지는 버스도 있지만 새벽에는 없고 자주 다니지 않으므로 택시(054-532-4414)가 편한데 미리 약속을 해두는 것이 좋다.
ㅇ 왕실재는 택시가 올라갈 수 있는데, 주변 지역의 택시운전수 중에는 "개터재"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까 택시를 부를 때는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ㅇ 개머리재 과수원 집에서 식수를 얻으면서 야영 자리를 물어보면 비닐하우스를 쓰라고 하는데, 허물어진 것이어서 양옆 벽의 밑부분과 입구쪽 면의 벽이 툭 터 있어서 바람은 막지 못하지만 지붕은 구실을 한다. 안에는 지저분하지만 평상도 있다.
ㅇ 신의터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오면 낙서(내서면 소재지)인데 택시는 없지만 상주쪽 버스는 자주 있고 서울 방면의 시외버스를 여기서 탈 수도 있다.
ㅇ 식수 구할 수 있는 곳 - 왕실재(5분거리, 민가), 개머리재(과수원집)
ㅇ 신의터재는 낙서를 경유해서 상주까지 가는 버스가 자주 다니고 일반 차량의 왕래도 비교적 많으니까 편승하기가 쉽다.
ㅇ 상주에서 서울 가는 차편은 고속버스와 무정차직행(고속도로), 일반직행의 3가지가 있는데, 무정차직행이 소요시간이나 차량(28인승)은 우등고속버스와 같고 요금은 직행버스와 같아서 유리하다. 직행버스 도착지는 서초동 남부터미널.
ㅇ 신의터재 → 화동(택시)  화동택시 054-534-4828/011-522-2838  5분 \2,000
ㅇ 낙서 버스정류장   054-533-4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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