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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주변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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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개월 만의 대간 산행이다. 영등포역에서 한 선생과 맥주잔을 기울이며 지난 얘기에 정신없다 보니 금방 기차 출발시각이다. 김천역 대합실에서 3시간 가까이 더 자고 나니 삼봉이도 와 있다. 커피 한 잔 마시고 점촌행 통일호(완행열차)를 타는데 새벽시간이라서 그런지 승객이 손꼽을 정도이다.
정확히 예정시각에 상주역 도착,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간다.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면서 물어보니, 신의터재로 가는 버스(낙서 경유 화동행)는 시내버스라서 구태여 여기까지 오지 않더라도 기차역 근처에서도 탈 수 있었던 모양이다. 7시에 떠난 버스는 신의터재에 7시 35분에 도착한다.
2) 잠깐 배낭과 복장을 추스리고는 농로가 갈라지는 곳에서 오른쪽 위의 무덤있는 언덕으로 올라간다.대간길의 대부분이 구간 들머리인 고개에서 초반 한 시간 정도가 된비알로 이루어져 숨을 가쁘게 하기 마련인데, 이 구간은 시작 부분이 의외로 완만한 경사의 오솔길로 계속된다. 알아보기 힘든 329봉을 가볍게 올라서서 계속 부드러운 경사의 오르내림을 계속하는데, 지도상의 무지개산은 모르게 지나치고 검은 비석이 세워진 제법 큰 쌍분을 만나게 된다.
3) 무덤 오른쪽으로 돌아 오솔길을 계속 가다가 윤지미산 가기 전에 "장자봉"이란 표지목이 있다고 다른 자료에 나와 있던데 없어졌는지 아무런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장자봉 근처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는데 그냥 가다 보니 나무 가지 사이에 조그만 팻말로 쓴 "윤지미산"이 나타난다. 여기처럼 봉우리나 다른 지형지물이 뚜렷하지 않은 구간에서는 이러한 팻말이나 작은 이름표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떡라면으로 점심을 먹고는 시간이 남아 낮잠을 한숨 자기로했다. 판초와 매트리스를 펴고 드러누워 산의 정기를 한참 빨아들였다.
4) 윤지미산에서 내리막은 경사가 제법 있는 흙길을 3백 미터쯤 내려간 후, 다시 완만한 능선에 오솔길이 잔솔밭 사이로 이어진다. 잠시 후, 큰 무덤의 뒤를 돌아서 너른 밭을 지나 가니 임도를 만나게 된다. 임도의 오른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왼쪽 산비탈 아래로 큰 공사판이 벌어지고 있다. 아마도 여주-충주-김천을 잇는 고속도로 공사인 듯. 숲 사이의 오래된 무덤에 연고자에게 고속도로 공사로인한 분묘이장을 통지하는 표지판이 있다. 아마도 내년쯤에 이 구간을 지나는 대간꾼들은 공사현장에 휩쓸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5) 화령재에 내려섰다. 확장공사가 한창이라 임시 화장실도 하나 있다. 길 건너에는 화령정이란 정자가 있는데 올라보니 주변 전망이 모두 막혀 있어서 전혀 정자가 있을 만한 입지가 아닌 듯 싶다. 정자에서 찻길 오른쪽(서쪽)으로 길을 따라 3백 미터 정도 내려가면 화북 방면으로 가는 49번 도로가 갈라지는 삼거리가 있고 농가가 몇 채 있다. 가까이에 가게가 있는 줄 알고 마을 쪽으로 한참 동안 걸어가다가 포기하고는(나중에 보니 약 1킬로미터 가야 함) 다시 되돌아와 제법 큰 축사가 있는 농가에서 이도 닦고 물도 보충했다. 오늘의 야영 예정지까지는 물을 구할 데가 없으니 저녁과 내일 아침식사까지 준비하려면 1.5리터 페트병 4개에 물을 가득 채워가야 한다.
6) 삼거리 농가 왼쪽으로 상주시에서 세운 백두대간 안내간판을 보고 다시 오솔길로 접어든다. 안내간판에는 산불감시초소까지 40분 걸린다고 적혀 있는데 우리 걸음으로는 1시간 20분이 조금 더 걸렸다. 우리가 주된 참고자료로 삼고 있는 "실전 백두대간 종주산행(월간 산 발행)"의 지도에도 1시간 20분으로 되어있는데, 아마 상주시에서는 빈몸으로 붕붕 나르는 사람을 기준으로 했는 모양이다.
산불감시초소는 자그마한 능선 어깨에 2층 망루처럼 생긴 시설물인데 사다리 위로 문이 잠겨 있는 것 같아서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4인용 텐트 정도의 넓이이니 개방되어 있다면 하룻밤 편히 잘 수 있을텐데 아쉽다. 갑자기 체력이 떨어져 다리가 풀리는 것을 느껴 마땅한 야영지를 찾지 못한 채, 그냥 등산로 위에 급히 텐트를 설치하는데 갑자기 하늘이 새카맣게 어두워지며 빗방울이 떨어진다. 자동텐트라 텐트 설치가 빨리 끝난 덕에 비는 맞지 않은 채 텐트 속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반짝이는 별을 보며 소주 한 잔"을 기울이려던 계획은 접고 간신히 텐트 문 앞에서 조심조심 고기를 구우며 아쉬운 대로 비좁은 텐트 안에서나마 한 잔을 기울인다.
7) 새벽에 1시간 마다 잠을 깨어 보지만 비는 그칠 줄을 모른다. 라디오에서 일기예보는 계속 비가 온다고 하고- 할 수 없이 이번 산행은 여기에서 철수하기로 한다. 아침을 먹고 부지런히 텐트를 걷어 짐을 꾸리고 있는데, 한 무리 단체 꾼들이 지나간다. 저 사람들은 백두대간 "돌파"가 목표인 모양이다. 종주산행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목표 고지"를 점령하러 가는 전투부대 같이 비장한 표정들을 하고는 줄줄이 이어 간다.
아쉬운 발걸음을 되돌려 산불감시초소를 다시 지나 화령재로 내려선다. 면소재지까지 걸어가서 어제 맛보지 못했던 맥주로 하산주를 대신한다.
** 이번 <12구간>은 원래 신의터재-갈령을 계획했었으나 갑작스런 비로 인하여 화령재에서 끊어졌습니다 **
  
≪기록≫  
5월 23일(금) 영등포 역 출발(23:40)
5월 24일(토) 김천역 도착(02:36), 대합실에서 좀더 자다가 삼봉 씨 합류, 점촌행 통일호 열차로 출발(05:40), 상주 도착(06:22), 택시로 시외터미널 이동하여 아침식사 후, 화동행 버스(07:00) → 신의터재에 도착(07:35)
산행 시작(07:45) → 329봉(08:05) → 검은 비석 쌍분(10:52) → 윤지미산(11:45/13:45) 점심식사하고 낮잠 → 임도(14:25)  → 화령재(14:56/15:40) → 산불감시초소(17:18) → 야영지(17:33) 야영
5월 25일(일) 화령재로 하산 철수 → 화령마을
산행거리 13.8km/백두대간 구간 11.3km(지리산에서 누적거리 238.9Km)

≪정보≫
ㅇ 영등포-김천(기차) \12,700    김천-상주(기차, 통일호) \1,200   상주 시내(택시) \2,000/3    
    아침식사(상주에서 백반) \3,500    상주-신의터재(버스)  \1,400  
    하산주(맥주)  \5,000/3        화령-서울(버스) \10,700       계(1인당) \31,900
ㅇ 식수 구할 수 있는 곳 - 화령재(서쪽으로 5분 거리, 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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