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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주변산행기

2003.05.19 17:00

사랑! 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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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하고 왔습니다.

(경남 통영 사량도 지리(망)산 산행기)

ㅇ산행일자:2003년 05월 18일
ㅇ산있는곳:경남 통영
ㅇ산행코스:돈지마을-지리산(397,6m)-촛대봉-329봉-불모산(달바위 399m)-톱바위-향봉(탄금바위)-옥녀봉(261m)-금평마을
ㅇ산행시간:Am08:40 ~ pm13:30시

  경남 통영은 여럿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돈지마을과 내지마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 지리산이다.그리하여 두 마을의 이름을 함께 써서 지리산으로 불렀으며 그 뒤로는 맑은 날 지리산(노고단-천왕봉)의 주 능선이 그대로 눈에 든다 해서 지리망산(智異望山)부르다가 지금은 줄여 지리산으로 부른다. 이 지역 사람들은 새들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토요일 저녁 10시 반,집을 나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달려 사천나들목으로 나가 밤이 깊어지는 한적한 도로를 달려 경남 고성군 하일면의 용암포 선착장에 도착했다.
(대개의 안내자료에는 사량도행 여객선을 타기 위해서는 통영의 가오치 터미널, 고성 일운면 입암리 맥전포, 사천시 삼천포항만이 소개 되어 있으나 진주방면에서 여행자라면 하일면의 용암포 선착장이 훨씬 유리하다)
용암포 선착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거의 새벽 2시가 다 되었고 조그마한 도서 지방의 용암포구에는 마땅한 잠자리도 없어 차속에 침낭을 펴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보니 4시 반이 되었고 밖으로 나가 새벽바람이 차거운 포구의 해안 방파제에 앉아 생각에 잠긴다.
고요한 바다!
그리고 정박해 있는 뱃전에 부딪히는 바닷 물소리!
가끔씩 고요를 깨뜨리며 바다로 달려 나가는 자그마한 어선 들.
사람이 태어나 살아가는 한 평생이라는 것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이 끝없이 스쳐 지나가고 마음은 무겁게 가라 앉는다.
이 무거움에서 벗어 나려는 듯 해안가를 따라 이어지는 주차장으로 발길을 돌리니 60여대의 차들이 밤을 새우고 있고 의자를 눕혀 새우잠을 자는 이들도 간혹 눈에 든다.

어둠이 가시고 07시 30분. 배가 용암포를 출발한다. 용암포에서 목적지인 사량도로 떠나는 배는 이 시간을 비롯해 마지막 배가 17시 10분에 출항한다.대개 1시간에서 2시간 간격이다.
사량도에서 돌아오는 배는 첫배 08시 10분을 비롯하여 마지막 배가 18시 10분에 있으니 놓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다만 용암포나 사량도에서나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공휴일 등 승객이 많으면 운행시간을 조정하니 참고로 삼을 일이고 산행을 마치고 사량도에서 마지막 배를 타지 못하면 하룻밤을 묵거나 배를 전세내야 하니 주머니에 부담이 갈 것이다.
용암포(전화 055-673-0529)에서 배삯은 3,000원이고 다리호가 전속으로 운행한다.

40분 동안 남해바다를 운항한 다리호는 08시 10분 금평항에 승객들을 쏟아 놓는다.걸음을 옮겨 농협앞을 지나고 잠깐 기다려 돈지로 가는 마을 버스에 오른다.
택시는 없고 마을 버스 2대가 운행되고 있으며 요금은 1,600원이다. 물론 금평에서 돈지방면으로 산행을 할 수도 있지만 산행을 마친 후 육지로 돌아가는 배편이 금평항이 더 많기 때문에 돈지에서 시작하는 것이 편리하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를 마을버스는 승객을 가득 태운 채 힘겹게 돌고 길가에 무리 지어 피어 있는 하얀색 찔레꽃의 진한 향기가 차창을 넘어 스며든다.

08시 40분. 돈지 포구에 도착하고 버스에서 내려 마을을 가로질러 사량초등학교 돈지분교 정문 앞에서 왼쪽으로 길을 든다. 잔디 밭의 표지판은 지리산 2,10km를 알려 주고 급사면으로 이어지는 길을 올라선다.
119구조 통영 3-2(지리산 길)의 능선이다. 우로 방향을 바꾼 길은 소나무 숲 사이로 시원하게 이어지고 급경사 나무계단 길을 지나 바위 사면을 올라서니 (지리산1,2km.돈지1,25km) 산 아래로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사천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눈 앞의 섬은 한가롭고 끝없이 펼쳐진 바다는 하늘과 맞닿아 희미한 하늘금을 긋고 잇다.
숲속을 지나고 암릉을 넘어 돌무더기 하나 있는 암봉을 지나니 세로결을 이루며 마치 수많은 군상들이 무리 지어 서 있는 듯한 암릉을 지난다. 오른쪽의 바위절벽이 섬뜩하고 왼쪽은 숲을 지나 시퍼런 바닷속으로 이어져 내린다. 이어지는 주능선은 암릉이 연이어 지고 눈길을 머물 곳이 없다.

암릉의 사면을 타고 길을 이으니 09시 40분이 되면서 돈지 1,7km.지리산 0,9km의 표지판을 지나는데 이 곳의 암릉 타기는 산행의 재미를 안겨 준다. 급경사를 내려 지나면 또 길은 절벽을 이루는 외길 능선으로 계속되고 우회로의 갈림길에서 수 십길 벼랑으로 이어지는 칼날같은 암릉의 능선으로 발을 잇는다.
돈지 2,1km.지리산0,15km.가마봉2,85km 표지판과 "위험 추락지점"의 표지가 있는 암릉의 오름이다. 칼바위 암릉 사이의 절벽을 지나고 아찔한 수직 암릉을 내려서니 10시가 되면서 지리산(397,8m)정상이다.

암릉의 정상에는 조그마한 표지석과 92년에 설치한 삼각점이 있다. 정상을 내려 계속 길을 이으니 주능선은 암릉길이 계속되고 좌우의 급사면은 온통 암봉이 널려 있다.암릉 사이의 푸른 숲은 이미 성하의 계절로 들어선 듯 푸른빛이 진하다. 지리산 0,35km.가마봉 2,7km.옥녀봉 3,1km 지점을 지나고 길은 급사면으로 내려 이어진다.

329m봉을 넘어 안부로 내려서니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간이 휴게소가 있는 곳인데 생수,맥주,아이스크림 등을 팔고 있다. (내지 3,0km.성자암0,3km.옥동1,3km.지리산0,6km.가마봉2,3km) 이 곳에서 성자암으로 내려서면 석간수를 맛볼 수 있는데 물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체력이 약한 사람은 여기서 옥동마을로 내려 서는게 좋다.
가마봉을 향해 계속 발길을 이어 쭈빗 거리며 서 있는 소나무 숲을 지나고 사면을 돌아 길을 재촉한다.

길 옆 오른쪽의 녹슨 철조망을 올라서면 솟구쳐 서 있는 암봉앞에 가마봉 1,3km.옥녀봉 1,7km 표지판과 우측 암봉 아래로 우회로가 있다.
이 곳의 암릉길은 폭이 좁아 훨씬 짜릿하고 고도감이 매우 크므로 자신이 없다면 우회로로 들 일이다. 이 사량도의 지리산 위험한 등산로에는 안전을 위하여 우회로가 있으니 무리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11시가 되면서 마치 고래의 등지느러미 같은 현깃증 이는 직벽의 벼랑위로 이어지는 암릉선으로 오르니 바로 해발 400m의 달바위 정상이다.
이 곳이 사량도의 최고봉으로 고려 때부터 나무가 없어 "不毛"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사방의 조망이 기막히게 확보되는 곳이지만 위험하기도 하다.이 봉에서는 마치 설악의 공룡능선 같은 가마봉-향봉-옥녀봉 능선이 그 웅장한 산세로 눈앞에 들어온다. 메주봉,톱바위(거두바위),가마봉 그리고 향봉(탄금바위)과 옥녀봉도 기운차다.
내려서는 절벽 구간은 급경사 길이지만 내려서는 것은 이외로 크게 어렵지 않다.

길을 계속하여 간이휴게소를 지나고 (가마봉 0,8km.옥녀봉 1,2km) 두개의 암봉을 넘어서니 암릉에 세 가닥의 굵은 밧줄이 매어 있는 곳이다.보기 보다는 쉽게 암릉(메주봉)을 넘고 또 길을 잇는다. 물론 이어지는 능선길은 암릉이다.
이 곳 부터는 위험한 곳으로 암릉산행 중 추락사고가 너무 자주 발생하여 위험한 구간에 로프나 철계단 또는 줄사다리를 설치 해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매년 두서너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곳이다.

칼날의 암릉을 지나고 어렵게 톱바위를 넘으면 눈 앞의 가마봉 오름이 고민에 빠지게 한다.직벽의 암릉에 약 20m 길이의 로프 두 가닥이 느려뜨려져 있는데 오직 올라서는 길은 로프 뿐이다. 만약 자신이 없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할 곳으로 일단 로프를 잡고 직각의 암릉에 붙었다면 그 누구도 도와줄 수없다.오직 자신 스스로의 힘으로 올라서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로프에 의지하여 올라서면 가마처럼 생긴 가마봉 정상(해발 303m)이다.지나온 달바위 봉 능선이 하늘 높이 솟구쳐 있고 그 능선을 걷는 산행객들의 그림자는 흐릿하다. 산 아래 옥동 마을은 전형적인 포구의 마을로 평화롭게 고즈넉하며 마을 앞 바다는 물결 하나 없이 잔잔하다.
가마봉을 내려서는 길은 양쪽에 우회로가 있고 가운데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다.이 철계단은 모두 98개의 계단으로 30계단은 완만하지만 나머지 68계단은 70도가 넘을성 싶은 급경사 이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다시 길을 계속하여 바위턱에 오르니 수직 벼랑이 서 있는데 바로 거문고를 닮은 탄금대(彈琴臺)이다.로프를 잡고 올라서니 옥녀봉 능선에서 최고의 공포감을 준다는 탄금대 하산길이 기다리고 있다. 10여 m의 직벽에 흔들거리는 줄사다리가 결코 쉽지 않다. 이 줄사다리를 내려서면 암릉사이의 표지판은 금평 1,2km.지리산 3,1km를 알려 주는 표지판이 서 있다.
산길은 다시 암릉을 우회하여 왼쪽 사면으로 이어지는 급경사 길이지만 바위에 설치해 놓은 철제 손잡이를 이용하면 별 어려움 없이 암릉으로 올라설 수 있다. 이제 산행이 끝나나 보다 생각되지만 능선을 지나 소나무 숲속의 옥녀봉이 또 기다리고 있다.

욕정에 눈먼 아버지를 피해 도망친 옥녀가 떨어져 죽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지는 옥녀봉에 오르니 13시가 되었다.소나무에 둘러싸여 있고 돌무더기 하나가 있으며 철재나 석재 표지판을 설치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에 따라 프라스틱 안내판과 사각의 프랑카드가 옥녀봉임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다시 옥녀봉을 내려서니 소나무 숲이 우거진 흙 길을 지나고 해풍이 시원하게 땀을 가시게 하는 79개의 철 계단을 내려 지난다.
지금까지의 암릉길은 사라지고 발길 편한 내리막 길은 소나무 숲 사이로 금평리 진촌 마을 까지 계속된다.
찔레꽃 곱게 만발한 길을 이리저리 돌며 좌측의 사량섬 유스호스텔을 보면 지리산의 꿈결 같은 산행은 막을 내리게 된다.

용암포에서 출발하여 사량도 금평항으로 뱃길을 잇는 다리호의 선장은 배가 출발한지 20분 쯤 지나면 멋진 안내 방송을 한다.
"승객 여러분! 지금 여러분께서는 사랑을 하러 가시는 길입니다. 사랑을 하는 데에는 약 5시간이 소요되며 만약 사랑을 마친 후 여흥을 즐기시느라 마지막 배편만 염두에 두셨다가는 하룻밤을 더 묵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마지막 배는 사랑을 늦게 마치신 분들께 양보하고 일찍 사랑을 마치신 분들은 그때 그때의 배편을 이용하여 육지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물론 여기서 사랑이란 사량도 지리산의 산행을 뜻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다리호 선장님!
사랑! 잘 하고 왔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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