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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한 이 : 안개님(대장님), 저, Neomoon, 담덕님
- 코스 : 용대리(10/17 01:20)-백담사-수렴동대피소(04:00)-조식-수렴동출발(05:30)-용아장성- 봉정암(12:00)-점심-봉정암출발(13:30)-수렴동대피소-백담사(17:00)

1. 왜 용아를 떠나게 되었는가!
   때는 바야흐로 2003년 10월25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리산을 접하면서 알게된 Neo님과 설악산 공룡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코스는 "용대리-백담사-오세암-마등령-공룡능선-휘운각-대청봉-오색"(새벽 1시20분부터 걸어서 저녁 7시 40분까지)에 하산할 때까지 가혹한 공룡능선을 접하면서 약속을 하게 되었지요.
다음에는 반드시 용아장성을 함께 가자고 농담반 진담반 약속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서로간에 바쁜 일상으로 과거의 약속은 잊혀져 갔습니다. Neo님은 그 이후에 뜀박질에 빠져 100키로 울트라마라톤, 마라톤 완주 5회(?) 등 서서히 철인으로 변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중 5월말에 Neo님으로 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용아에 가자고...저는 흔쾌히 승낙을 하였고, 등반대장은 같은 뜀박질 클럽의 "안개"님(유일한 50대)께서 맡기로 하셨고, 나머지 1분은 Neo님과 月 1회 부평에 있는 시설에 방문하여 봉사활동(목욕시키기, 청소하기 등)을 함께 하는 "담덕"님으로 용아장성 등반팀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2. 용아로 떠나기 까지...
  용아를 떠나기 전에 우리 등반팀은 성수동에서 예비모임을 가졌습니다. 추어탕에 소주..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등반계획도 잡았습니다.
준비물 등 몇잔의 소주로 결의를 다졌으나 저 포함 담덕님도 전날 술에 찌든 몸이라 가볍게 1차로 마감하였습니다. 일단 용아를 탈려면 릿지화가 있어야 한다길래 동대문운동장에 가서 릿지화를 구입하였고, 떠나기 전날에는 작은 배낭에 준비물을 차곡히 챙겼습니다. 헤드랜턴, 우비, 물통 등 휴대용품과 삶은 계란, 자유시간등 행동식을 챙겼습니다. Neo님은 코펠, 배낭을 챙겼고, 안개님은 자일을 준비하기로 하였습니다.

원래 일정은 수렴동대피소에서 1박후 용아를 넘기로 하였으나 사정이 생겨 10/16-10/17 무박2일로 잡았습니다. 그렇게 하여 10/16 밤 10시30분에 안개님의 차편으로 인제군 용대리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비가 오면 용아는 포기해야 하므로 날씨가 좋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3. 용대리에서 봉정암까지

10/17(토) 새벽 0시30분경에 우리 등정팀은 용대리에 도착하였고, 배낭 부피를 줄이기 위해 서로가 챙겨온 물품을 검사후 불필요한 물품은 차에 넣었고, 출발 기념을 위해 Neo님께서 준비해 온 양주와 담덕님이 사온 닭꼬치로 간단히 요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드뎌 1시50분에 출발~~

백담사의 경우 국립공원입장료 1,600원+문화재 관람료 1,600원 합해서 입장료가 3,200원인 곳입니다. 입장료 절감차원에서 헤드랜턴을 끄고
2인 1조로 조용히 매표소로 접근하였고, 매표소 문은 닫혀있었습니다. 3,200원*4=12,800원이 Save된 것입니다..ㅎㅎㅎ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는 8키로 정도...대장이신 안개님과 함께 빠르게 걷습니다. 대청 쪽에 걸쳐있는 달빛이 백담사계곡을 비추고, 고요 속의 맑은 계곡소리만 요란합니다. 빠른 걸음이라 쉽게 3시경에 백담사에 도착합니다. 앞으로의 일정이 있길래 쉼없이 수렴동대피소를 향해 걷습니다. 등산객은 단지 저희 4명. 헤드랜턴의 불빛만이 설악의 고요를 환하게 비추고, 몸도 풀려서인지 온 몸은 땀으로 적어갑니다. 백담사에서 수렴동 대피소까지는 5키로 정도 빠른 걸음이라 새벽 4시 조금 넘어 도착합니다. 대피소는 아직도 잠에 빠져 있고, 저희는 아침 요기를 하기 위해 햇반을 데치고, 라면을 끓이고, 풋고추, 참치로 포만감 넘치는 아침요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커피 한잔...

이번 코스는 원점 회교라 코펠과 버너 등 불필요한 물품은 대피소에 놓았고, 먼동이 훤한 5시30분에 용아장성을 향해 출발을 했습니다.
수렴동대피소 우측으로 진입하니 등산불가 팻말과 함께 입구가 나옵니다. 대장님의 지시에 따라 가파른 산길을 오릅니다.
20여분쯤 걸어서 능선에 도착하였고, 본격적인 암릉구간이 나타납니다. 용아를 다녀온 분들의 산행기를 보면 뜀바위, 개구멍바위, 30미터 직벽구간을 제일 위험한 곳이라고 하여 다른 곳은 별로 어려운 구간이 없는 줄 알았는데 초반부터 북한산 비봉구간 같은 구간이 나타납니다. 대장님은 3번째의 용아산행이라 가볍게 넘었지만 저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립니다. 왜냐하면 좌우 모두 직벽의 절벽 구간이니까요. 대장님의 지시에 따라 겨우 암릉을 지났습니다. 용아장성 6.3키로 중 초반인데 앞으로도 무시무시한 구간이 많을텐데 내심 걱정이 됩니다.

대장님이 맨 앞에 서고, 그 다음 저 그리고 Neo님과 담덕님이 따릅니다. 대장님의 지시는 곧 생명이라 무조건 대장님 꽁무니만 따릅니다. 드뎌 용아의 뾰족한 산붕우리 능선에 도착합니다. 우측으로는 깍아지른 수렴동계곡과 저멀리 서북능선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아늑하게 자리잡은 오세암이 보입니다. 그리고 공룡능선의 웅장함도 눈앞에 다가옵니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전후좌우 눈으로 마음껏 설악의 아름다움을 조망합니다.

"생각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지리산으로 가고, 생각을 잊기 위해서는 설악산에 오르라"는 말이 있습니다. 17시간 50분 동안 설악산 공룡능선을 탈 때는 너무 힘들어서 아무 생각이 없었으니까요. 갑자기 지리산의 봉우리도 눈앞에 다가옵니다.

대장님께서 말씀하십니다. 11시까지 봉정암에 도착하면 되니까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조망하면서 가자고요. 봉정암의 절밥이 11시 경에 방문객들에게 나오는 모양입니다. 처음 두 고비를 넘겨서인지 이제 약간의 자신감도 생깁니다. 1시간쯤 지나자 드디어 뜀바위가 나옵니다. 1미터 정도 점프한후 바위를 잡고 올라야 합니다. 대장님은 선수라 휙하고 뛰고 저는 주저합니다. 잘못하면 300미터 계곡으로 추락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바람도 거셉니다.
Neo님이 휙 뛰고 그 다음에 제가 준비합니다. 죽기아니면 까무라치기...배낭을 담덕님께 맡기고 점프!! 성공입니다..ㅎㅎ
대장님은 격려의 말씀으로 힘을 돋구어 주십니다. 힘이 납니다.

용아장성은 9개의 암봉을 넘어야 봉정암에 도착한다고 하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이름도 모르는 암봉을 오르고 내리는 길의 연속입니다.
여전히 좌측의 공룡능선과 우측의 서북능선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바위 속에 뿌리는 묻고 힘겹게 생명의 긴 緣을 세월과 함께 엮어가는 소나무 세월의 끈을 놓아버린 고사목. 용아장성에는 설악의 모든 끔찍한 아름다움이 담겨있었습니다.
대장님은 처음으로 가는 우리 일행에게 추억을 심어주기 위해서 경치좋은 곳은 포토라인을 만들어 사진을 찍어 주시고, 함께 행동식도 같이 합니다. 대장님은 낚시에서 등산으로 그 다음에는 마라톤으로 종목을 바꾸신 분이고 마라톤 풀 코스를 3시간 40분에 주파하는 건각이십니다.
저는 2달간 천안에서 책상에만 앉아 있어서 체력도 달리고, 몸무게도 10근정도 늘어서 예전의 체력이 아닙니다.

2시간 정도 걷다가 개구멍바위를 맞이합니다. 걱정 많이 하고 있는데 다행이 설치되어 있는 자일이 있어 무사히 통과합니다. 그 다음부터는 오르락 내리락...멋진 설악을 가슴에 품고 걷습니다. 참으로 행복합니다.

11시에 봉정암으로 하산하고자 하였으나, 중간에 쉬면서 오다보니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습니다. 대장님은 우리 일행에게 에델바이스를

보여줄려고 산행 계속 에델바이스를 찾습니다. 이제 마지막 위험구간은 봉정암 도착하기 전에 있는 30미터 직벽입니다. 직벽에 도착하기 전에 대장님께서 에델바이스를 찾아 사진도 찍고 저희에게 보여주십니다. 사려깊으신 우리 대장님!!!

마지막 위험구간인 30미터 직벽..맨손으로 잡고 내려가야 하는데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장님의 도움과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자일에 의지하여 엉금엉금 겨우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12시경에 드뎌 봉정암에 도착하였습니다. 걸어온 봉우리를 바라보니 내 자신의 대견함과 아름다움에 절로 흥이납니다.
봉정암에서 절밥을 얻어먹기 위해서 줄을 섰지만 등산객들의 주먹밥 사재기로 미역국과 오이지 그리고 저희가 준비해 간 삶은 달걀, 참치 등으로 점심요기를 하고 부처님의 사리가 모셔져 있는 사리탑에 올라 시주를 하고 제가 아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대장님, 저, 담덕님도 예를 표합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준비해온 양주로 하산주를 합니다. 돌아온 용아의 봉우리를 보고 다시 한번 감회에 젖습니다.

4. 봉정암에서 백담사까지

오후 1시 50분에 봉정암에서 수렴동 계곡을 따라 백담사로 향합니다. 오른쪽에는 용아의 직벽이 웅장하게 서 있습니다. 봉정암에 불공을 드리러 오는 많은 분들을 뒤로 하고 열심히 걷습니다. 하산길이라 쉽고 마음도 편합니다. 중간에 수렴동계곡에 발을 담그고 냉족욕도 합니다. 물이 너무 차서 10초도 견디지 못합니다. 그러나 많이 걸어 힘든 발은 시원함과 평안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수렴동 대피소를 거쳐서 백담사에는 오후 5시에 도착 드디어 용아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습니다.
안개님과 Neo님은 힘이 남는지 달리기 시합도 하고...강철체력이라..ㅎㅎㅎ
오는 길에 홍천 화로구이로 보신을 하고 운전하는 저를 제외하고 소주잔을 돌립니다. 마시고 싶지만...ㅠ.ㅜ

11시에 서울에 도착 그리고 인사를 올리고 집으로 갑니다.
  • ?
    nEo 2006.06.23 10:33
    여기에 올렸을 것 같아서 와봤는데..., 역시~
    '용아장성 보고서'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저는 마라톤 풀코스 11회 (3:02:49) 완주입니다~ ㅎㅎ
    올가을 춘천마라톤에서는 sub-3 러너가 되어 보겠습니다.
  • ?
    오 해 봉 2006.06.23 23:48
    6월초부터 용아장성을 가볼려고 준비를하고 있답니다,
    그곳을 잘아는 한상철님께 부탁을 해놓았으나 미뤄지고 있어서
    월요일쯤 수렴동에 갈려고 합니다,
    용아장성 산행기를 여러곳에서 보았지만 반갑게 잘 읽었습니다,
    폭탄주님 용아완주 축하 드립니다.
  • ?
    해성 2006.06.26 10:37
    지나버린 시간속에서 약속을 기억하고 추진한 "용아장성 산행기" 잘보았습니다. 올리신 산행기를 보니 나름대로 경험이 있으신 분과 동행을 하여야 할 듯 싶으네요. 폭탄주님을 비롯하여 동행하신 분들의 체력들도 대단하시구요 수고하셨습니다. ^^
  • ?
    담연 2006.07.03 23:43
    사진이 없어 아쉽습니다.
    사진도 좀 올려줘요....^^
    수고하셨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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