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배지에서
-타국생활 -도명
땀 흘린 한 생을 먼 토굴에 머물면서
소진한 햇살 아래 가부좌는 하품일어
유배지 낯선 風情에
고독만을 경작했네.
2. 4월의 산책
-도명
산 벚꽃 활짝 웃어 하늘로 마음이 뜨면
발 아래 노란 수선 봄 날을 찬미하고
한 낮의 산책길에 듣는
이팝나무 하얀 이야기.
3. 젊은 날을 부른다
- 도명
초엿새 조각달이 강물 위에 춤추고
단발머리 찰랑대던 먼 날의 소녀들이
추억을 안주 삼아서 막걸리를 마신다.
강변 솔밭 바람소리 반갑다고 수런대고
꽃비 날리던 섬호정에 고향노래 울리는데
음성만 귓가에 남은 그 얼굴도 떠오른다.
세월은 강물 따라 뒷모습도 감췄는데
마을 뒤 산복도로 산벚 꽃 여전할까
은발의 강물 앞에서 젊은 날을 부른다.
- 2010. 시조세계 여름호 집중조명 소시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