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산행기>시문학방

2007.10.25 14:45

뽕에대한 기억

조회 수 136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뽕에대한 기억


             시. 강희창


    오므렸다가 한껏 펴서는 졸음을 쫓아주기도 하고
    조글조글 소리를 빚어서 바람 몰래 뒷춤에 숨겼다가
    허기가 질 쯤이면 숭덩숭덩 푸른 살점을 풀어먹였던 거다
    기름을 살짝 발라 엎었다 잦혔다 볕에 잘 구워내서는
    부채손을 까닥여 석 혹은 넉 잠씩이나 재울 줄도 알았단다
    국문도 깨치지 못한 사촌 누이가 언뜻 아른아른하여
    가끔 고치 닮은 치마를 두르면 반들반들 윤기가 나더라는 둥
    힌 피를 뿌려 자기는 걸쳐보지도 못할 명주실을 삼았다는 둥
    이히 그 누에라는 놈이 젠장 씨에서 깨는지 알을 쳐서 내는지
    실핏줄 사이로 꼬물꼬물 질긴 기억들을 토해냈다는 어쩌고,
    잎맥 어디서 찰진 소리를 몇 소쿠리씩이나 뱉었길래 저쩌고
    한때 신례원 방직공장에 다녔던 누이와 어찌 꼭 닮아가지고서는
    아니 신라 이차돈 이란 청년이 느닷없이 살아온 것도 아닐 테고
    어떻게 오골오골 팔남매를 다 가르치고 자수성가시켰다는 것인지
    인자 치매가 갉아먹은 망사잎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그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9 연리목(連理木) 1 김용규 2007.11.13 1615
158 사량도 연리목(보호수지정) 1 도명 2007.11.11 1581
» 뽕에대한 기억 볼프강 2007.10.25 1364
156 생명의 땅 민족의 땅 토지.. 도명 2007.10.13 1487
155 불일폭포 7월 1 도명 2007.09.25 1433
154 풍성한가을 달과달 2007.09.03 1335
153 향수의 강 1 도명 2007.08.30 1199
152 7월의 연꽃이여 2 도명 2007.07.30 1517
151 유월.. 1 도명 2007.06.13 1279
150 강희창시인의 글 옮김 1 도명 2007.05.09 1462
149 얼레지 꽃/김현거사 1 도명 2007.04.12 2093
148 [김현거사 한시축제]1 1 도명 2007.04.05 1537
147 無題 /김현거사 도명 2007.04.05 1586
146 광교산에서 /김현거사 도명 2007.04.05 1400
145 이영성시인에게/김현거사 1 도명 2007.04.05 1542
144 지리산 편지 1 창조사업 2007.04.03 1672
143 다시,벽소령 파란 모싯대에 도명 2007.03.31 1349
142 수처작주 도명 2006.12.20 1600
141 하동여행 2/김연주 도명 2006.12.20 1586
140 그 해 겨울 1 때까치 2006.12.19 138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