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편지

by 창조사업 posted Apr 0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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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편지

                         창조사업

산이 그리워
산 넘고  또 산 넘어
누가 오란 소식 없어도
산을 이고 또 산을이고
가는 삼월 아쉬운 날에
산을 메고 또 산을 메고
중산리 먼 길을
돌아올 그 길을
높은산 깊은 계곡
사는법 다르건만
오르고 또 오름길에
법계사 만나 높음으로 가름하고
천왕봉 가는 길은
가는 길이 쉼보다 못하다


파아란 하늘을 가까이 만나고
운해 위 산그림자
저녁놀에 잠기니
먼훗날 내가 널 다시 만나더라도
낯설지는 않아서 좋겠구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장터목 노을길에 놓아 두고
더디 가는 발걸음
어둠속에 붉게 물든다

넓은 터 산속 광장엔
바람조차  어둠속에잠들고
상현달빛과 무더기별빛들
당신의 고마운 선물
그리고 뜨거움


떠나고 싶을 때 떠날수있음에
보고 싶을 때 볼 수있음에
만나고 싶을 때 만날수 있음에
네가 있고
널 닮고싶고
너와 하나되고싶은 마음은
본래 하나였을까
내일로 미루고
억지로 잠을 청해본다.
  

*
이 글은 창조사업님의 허락을 얻어
이안이 대신 실었습니다.
이 시인께서는 07-03-30(금) 출발하여 천왕봉 노을을 보신연후
장터목 1박후 천왕봉에 다시 오른  후 백무동으로 하산하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