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단풍 들다

by 때까치 posted Nov 22, 200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늦단풍 들다 / 강희창

그대 가을산 단풍을 바라볼 때

그 눈빛은 하례인가, 조문인가

늦은 몸짓이 잔치인 듯 사름인 듯

내게는 무슨 의미로 오는 것인가

까실하니 탕 난 마음 비집고 오는

햇살 쏘임이 이리도 달더란 말이지

산허리 둔부를 슬쩍 쓰다듬는 구름아

까닥이는 단풍손에 미혹되던 반달아

그래 나보고 어쩌란 거냐

겨드랑이 사이 저 간지럼은 또 어쩌구

햇살의 농간이든 바람의 장난이든

모두가 지나가는 것이란다

속히 지나가는 걸 낸들 어쩔 거며

나라고 속이 타들지 않겠냔 말이다

색깔 바꾼다고 속마음이 감춰지더냐

어차피 알 걸, 다 알아챈 걸 어쩌라고

영산홍 피 토하던 날에 안그런 척

서로 눈이 딱 맞았다는거 아니냐

그래 서리꽃 앉는 벼랑 끝이라 해도

이 참에 뜨거운 사랑 한번 해야 쓰겄다

늦으막에 탄성 한껏 질러 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