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단에 여시비 내리니
산길 풀섶마다
옛적 어머니 웃음빛 닮은 것들
온통 일어나 나를 반긴다
내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지천 듣고
고개만 숙이시더니
정재 한구석 뒷모습
흐느껴 눈물만 감추시더니
오늘은 돌아가신지 삼십여년 만에 뵙는
어머니 웃음빛
이리 환하게 풀꽃으로 피어 나를 울리느니!
-이성부 시집 <지리산>중에서-
* 여시비 : 여우비
* 지천 : 꾸중
* 정재 :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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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부 시인의 시는 <지리산> 속으로만 피고 있는것 같네요.
덴버에서도 두어편 소개했지만 이 시들은 지리산을 좋아하는
'섬진강 김인호 시인의 섬진강편지'에서 덜어내 온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