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단에 여시비 내리니' /이성부

by 섬호정 posted Sep 1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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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에 여시비 내리니

산길 풀섶마다

옛적 어머니 웃음빛 닮은 것들

온통 일어나 나를 반긴다

내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지천 듣고

고개만 숙이시더니

정재 한구석 뒷모습

흐느껴 눈물만 감추시더니

오늘은 돌아가신지 삼십여년 만에 뵙는

어머니 웃음빛

이리 환하게 풀꽃으로 피어 나를 울리느니!


-이성부 시집 <지리산>중에서-


* 여시비 : 여우비
* 지천 : 꾸중
* 정재 : 부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