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단에 여시비 내리니 산길 풀섶마다 옛적 어머니 웃음빛 닮은 것들 온통 일어나 나를 반긴다 내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지천 듣고 고개만 숙이시더니 정재 한구석 뒷모습 흐느껴 눈물만 감추시더니 오늘은 돌아가신지 삼십여년 만에 뵙는 어머니 웃음빛 이리 환하게 풀꽃으로 피어 나를 울리느니! -이성부 시집 <지리산>중에서- * 여시비 : 여우비 * 지천 : 꾸중 * 정재 : 부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