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밭에서

by 볼프강 posted Jun 1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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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밭에서 / 강희창

세상에서 떠날 것은 모두 떠난다

하지만 떠난 것들의 바램은 요지부동이다

모진 날들을 녹여 각을 세우는 것이야

스스로를 빚는 일일진대 거듭 산다는 것은

흔들리던 기억들조차 아예 떨쳐 버리고

까마득 잊힌 나의 결정을 찾아가는 일이다

결정 전부를 던질 때 비로소 이뤄지는 바램

땀으로 온몸을 적시면 소낙비는 두렵지 않다

바람이 내 나이를 읽고 가는 소금밭에서

나약해진 뿌리를 파다 찾아낸 육면 처방전

신성하게 내린 이름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긴히 간직해야 할 것은 짜게 절일 일.

잡것을 멀리 하며 다시는 물렁해지지 말것

* 네이버 처리님 사진 작 "빛과 소금"

* sacral nirv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