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위의 여자 : 막사발 안수동 시인글

by 섬호정 posted Nov 2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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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시기 좀 편하게 해드리죠 ^^* 

<구름 위의 여자 / 안수동> 

키를 높여 구름 위에 서고 싶은 
팔을 벌려 지리산을 품고 싶은 
그 무슨 갈망이 
여기까지 오르게 하였는가 

산을 오른다는 일이 
진 짐을 비워가는 일이지만 
비울수록 가팔라지는 
비탈을 밀치고 올라 

용트림하는 운해에 세안하고 
불끈 치솟은 일출에 머리 말린 
천왕봉에 서면 
여태 온 길만이 길이 아니듯이 
고난은 고난만이 아니다 

꿈을 꾸면서도 포기해 
그대로 말라버린 고사목들의 
이루지 못한 아름다운 희망을 
구름 위의 여자는 
빈 배낭에 주워 담는다.   

2004/11/10 허허바다님의 텍스트 수고를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