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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8.01.18 20:55

포옹

조회 수 1081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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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비가 외국으로 간단다. .
교육계의 해외송출을 잘 모르겠지만 국가에서 처리하는 일이고 뭐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하니 기뻐해야 하겠지만 스스로 원하지 않았으면 그러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 .
감정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공연히 눈물이 난다. . .
내게 지워지는 짐이 무거워 져서 생긴 심통은 아닐까 생각하지만. . 오래비에 대한
나의 깊은 골은 "홀로인 늙어 빈껍데기인 어머님을 생각하지 않은 처사"라는  지점
에서 균열이 생긴다. . .
이런!
누군가에게는 서운하고 누군가에게는 가슴저리게 아픔이 일고. . . 이 모든 것이
바로 인연의 고리에서 발생하는 번뇌로 윤회의 사슬이 만들어낸 절대 苦 이다. . .
며칠을 두고 홀로 깊은 생각에 잠기고 아프고 어머님과의 대화도 없어졌다.
왜? 자식들에게 희생만 하고 결국은 소외당하는 것일까???그녀에 대한 나의 분노는
사랑에서 나왔다기 보다 측은함이 주는 아픔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인다.
행복해 지고 싶다.
그런데 슬픔으로 죽어가는 인간의 안타까운 굴레에서 벗어날 길이 요원한 듯 보이는
앞으로의 시간들을 상상하곤 불행해 지고 만다. . .
그러다. .
나 자신과 정한 오래전 약속을 지켰다는 그 생각에서 슬픈 나와 서운한 오래비와
가련한 어머니와 포옹해야만 한다. . .

나누고 .새로 생기게 하지 말고 .갖지 말고.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 .  
모든게 소멸하고 나는 다시는 세상에 나지 않을 것이다. . . .
As good as it gets. .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멀쭘히 나를 보고 있는 남자가 눈에 뜨인다.
ㅎㅎㅎㅎㅎㅎㅎ
나는 금방 알아 보겠구만. . . . 저 이는 한참을 보구있네. .
"아!!!"
가까이 가서야 반가움에 입이 벌어진다.
자기보다 더 큰 아들냄이를 데리고 시장보러 나왔나 보다.
애처가 이겠지. . 원래 품성으로 봐서도 ㅎㅎㅎㅎㅎ
"와!!!한번 안아 보자!"
"그러자"
나이든 남자와 여자가 그 많은 사람과 그 아들앞에서 포옹을 한다. .
감동은 두 사람만의 것이 아니길 바라면서 아들냄이를 보니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안심이 된다. 주책은 아닐까 걱정 했건만 ㅎㅎㅎㅎ
"인사해라 . 아빠 친구다. . .참 멋있는 친구였지. . "
역시 마음씨 곱던 예전처럼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
그렇지 난 늘 남자애들한테 여자라기 보다는  친구였지. . .ㅎㅎㅎㅎ
그는. .
이미 대학교때 승용차를 가지고 친구들 여기저기 구경시켜주던 친구. ,. .
화장실 앞에서 핸드백 들어주면서 인내심 가지고 기다려 주던 친구. . .
그런데. .
대중 앞에서 포옹할 수 있는 여력은?   아마 나이탓일게다. . . ㅎㅎㅎㅎㅎㅎ
사람들이 모두 쳐다 보곤 웃는다. . .
"아빠 배를 보니 이런 음식들은 못드시게 해야 하겠네???"
"네 저만 먹어요. 아빠는 안드려요. ㅎㅎㅎㅎ"
포옹한번 거나 하게 했네. . .
언제 한번 보자!!!
왜 그런 소리들은 메아리가 되지 못하고 흩어지는 걸까????
가슴이 차지 않는다. .
먹어도 먹어도 부르지 않는 배 처럼.. 허기가 가득한 . . .
동창을 만나다. . . ㅎㅎㅎㅎㅎㅎㅎ


*이마*
"고모 !이마에 관해서 할말이 있어. . . "
얼굴에서 이마가 차지하는 비율이 반 이상이나 되는 나는 얼굴을 좀 가려야 하는
헤어 스타일을 필요로 하였기 때문에 예쁘고 자그마한 넓이의 이마를 가진 조카
에게 늘 이마를 가리는 요즈음의 뱅 헤어 스타일의 머리를 하지 말라고 성화를
댄다. . .동그란 이마가 드러나는 아름다운 얼굴을 강요하는 것이다. ㅎㅎㅎㅎ
그런데 자꾸 앞머리를 잘라야 하는데 고모때문에 못자른다고 성화를 대면서 길고
있는 중이다. . 오늘은 정말 한 바탕 할 요량인가보다. .
이마 전쟁이다. . .
"그럼 고모가 이마를 가리는 헤어스타일을 한 번 해보면 나는 대신 이마 내어 놓아
볼께. 그건 안하지?"
"나이들어서 어려 보이려고 하는 것 같은 이미지를 줄까봐 못자르는거야. . 이해를
해 줘야지. . "
"어려 보이면 좋지 뭘 그래?"
"고모는 안 그러고 싶다."
하여간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 ㅎㅎㅎㅎㅎㅎㅎㅎ


                                                                          
                                               사랑스러운 표정의 지은이와 남자친구


                                             
         낙안 읍성마을의 편지함 . .



  • ?
    지은이 2008.01.18 21:53
    전혀 사랑스럽지 않아_ㅠ 두고봐 주말에 미용실가따오꼰께!!ㅋㅋ
  • ?
    벤더스 2008.01.19 11:24
    진원님! 하고 포옹한 배나온 동창분 열나 부럽습니다

    흘러가버린 강물에는 발을 담글수 없으니, 오히려 그런 그리움들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양념이 아닐런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알아가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렇게 서글픈 일만은 아니라 생각이 드는것은 왜 일까?
    어제는 어제의 진원님으로 남고, 오늘은 오늘의 진원님으로 남고, 내일은 내일의 진원님으로 계시지 않겠습니까?

    오늘 나는 열나게 부럽습니다
    마트에서 진원님과 포옹한 배나온 남자를!! ㅍㅎ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ㅇㅈㅇㅈ 홧팅~~~
  • ?
    moveon 2008.01.19 11:45
    ㅎㅎㅎㅎㅎ 밴더스님!!!!저도 공개적인 장소에서 포옹해본게 처음이라 어떨떨 하더랍니다.ㅎㅎㅎㅎㅎ원래 좀 통통한 스타일이라 늘 저의 마른 체형을 부러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옛날 모습에다 배가 좀 더 불룩하더군요 ㅎㅎㅎㅎㅎㅎ
  • ?
    야생마 2008.01.19 15:50
    ㅎㅎ 진원님이 아주 화끈 하시구만요. 저도 여행 나오기 전엔 시집간 동창들에게 얼굴맛사지, 노래방에서의 화끈한 부르스 등등 나보고 기쁨조라고 했는데..ㅎㅎㅎ 근데 공개적인 장소에선..그때 느낀것은..모든게 소멸하고 나는 다시는 세상에 나지 않을 것이다. . . . As good as it gets. .
    조카가 말만 이쁘고 귀엽게 하는줄 알았는데 얼굴도 아주 귀엽고 예쁘네요. 남자친구도 아주 잘생겼어요.^^

  • ?
    東窓 2008.01.20 00:06
    연로하신 어머님을 두고 멀리 떠나는 오래비의 마음은
    진원님보다 더 아플 것입니다.
    오랜만에 해후한 동창과의 찐한 포옹으로 울적했던 마음이 좀
    풀린 듯 하니 다행이네요. ㅎㅎ
    다행이네요.
  • ?
    회색 2008.01.20 11:59
    진원님의 몫인게죠. 너무 서운해 하지 마세요. 사람은 다들 각자의 몫을 타고 난다지요. 오라버니는 오라버니의 몫을 다하시겠죠.
    진원님 글읽고 항상 편안했습니다만 오늘 가벼운 무게를 느낌니다. 진원님의 서운함 저도 공감합니다. 100미터도 안되는 곳에 큰형이 살고 있습니다만 일주일에 전화조차 한번 없습니다. 어머님 어떠시냐고요. 원수진일도 없는데. 그래도 아내와 저는 이 모든것이 우리들 몫이구나하고 살고 있습니다. 어머님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 항상 그리워 했을 겁니다.. 같이 사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
  • ?
    k양 2008.01.23 03:03
    생사는 구름같지만 생사의 무게는 구름같지 않다. 구름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처럼 삶은 실체가 없으나 고통은 실체가 있다. ..... 사람들이 삶에서 원하는 것은 삶의 진실이 아니라 위로다. 진실은 끔찍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삶의 진실과 대면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진실은 끔찍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위로의 방식으로 삶의 고통은 치유되지 않는다....위로란 잠시 고통에 눈멀게 해주는 마약에 불과하다......
    좋은건 좋은건고 나쁜건 나쁜거고 이기적인건 이기적인거죠?
    내 맘이 바뀌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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