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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4.02.28 11:01

황당 에피소드로 시작되는 여행

조회 수 1398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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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부족으로 벌개진 눈으로 홍콩 공항에서. . . 저기 보이는 주황색
주머니 가방이 제가 잃어 버릴뻔한 가방이었답니다.




공항에서 인터넷을 통해 일행이 된 2명을 기다린다.
그런데,
7시 30분이면 티케팅 하는 시간과 여러 복잡한 출국
심사에 비추어 늦을 듯 도 싶다.
너무 일찍 도착한 나는 이것 저것 사야할것들을 사기
위해 열리기 시작한 공항내 상점들을 기웃거린다.
버거킹 이라고 커다랗게 쓰인 곳이 바로 우리가 만나
기로 한 장소인데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잠을 전혀 자지 못한데다가 컨디션불량 ,그리고 오랫동안
매어 보지 못한 배낭때문에 정신이 혼미해 지고 있었다.

6시30분경 즈음이 되어가는 때에 화장실엘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화장실에 갔다가 나는 그곳에서 휴대용
가방을 벗어 놓고 나와 버렸다.
몸에서 떼어 놓아서는 안되는 것이었지만 불편하다는
생각하나 때문에 잠시 곁에 내려 놓은 것에 건망증은
여지 없이 발휘되어 그냥 나와 버린 것이다.

한참을 뭔가 생각하다 아!!몸이 허전한 것을 알았다.
여권이며, 항공권이 들어 있는 그 가방이 없다.
그래!화장실..

그런데 문제는 어느 화장실에 두고 왔는지가 기억이 안
난다.
지니고 있는 짐을 청소하는 아주머니께 맡기고 화장실을
뒤지기 시작했다.
세상에 이제 급기야는 건망증이 정도가 아주 심하군. .
홀로 생각하면서 온몸에 땀이 흥건히 젖도록 뛰어 다니
는데 분명히 이곳이다 싶은 그곳에 가보니 가방이 없다.
어디 였더라?
어쩌면 좋아?
이미 시작도 하기 전에 지쳐버린 몸과 마음에 스스로
화도 나고 어찌 할바를 모르겠다.
차분히 차분히. . .

다행히 기억해내어 찾아간 곳에서 아직은 손타지 않은
가방을 발견하고 돌아나오는데 청소 도우미 아주머니께서
한마디 하신다.
"여기서는 아무것도 몸에서 멀리 두면안되요."
"네 !감사합니다"

휴대폰을 두고 와서 공중전화로 아직 나타나지 않은 일행
에게 전화를 해야 하는데 이런 또 동전이 없다.
학생에게 100원을 빌려 공중전화를 하니 그 만남 또한
쉽지가 않은 모양이다.
대구에서 올라오기로 한 사람이 만나기로 한 장소를 찾지
못하고 다른곳에서 헤매고 있단다.
환전도 해야하고 바빠 서 어쩔 줄을 모를일인데 여길 못찾다니. .
잠깐 짜증이 난다.
뭐든지 미리미리 준비하는 나로서는 시간에 맞닥뜨려 무슨
일이든지 하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웃음]

아침부터 흘린 땀때문에 기분이 언짢아지기 시작할때 ,
일행들과 합류하고 보니 웃지 않을수가 없다.
인사하기도 바쁘게 이것 저것 수속을 마치고 보니 금새 친해져
있는 것을 느낀다.
온라인에서 몇번 이야기를 나눈 것이 어색함을 없애준듯 싶다.

휴~~~무사히 비행기에 올랐네?
왜요? 무슨일이 있엇나요?
응 소지품 가방을 잃어 버렷었거든. .
어머나 어쩌다가?

이야기 할 힘도 없어서 피식 웃고 말았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게 되었지만. . . .

경유지 홍콩에서는 지하철을 타고 출국을 해야 할만큼 커다란
공항 규모에 놀라고 말았다.
바다를 배경으로 비행기가 착륙할때에 그 낯설음에 크게 웃으니
곁에 있던 홍콩여인이 우릴보고 같이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바다를
가르킨다.
느낌으로 우리가 무엇때문에 흥분햇는지를 알아 채린것 같다.
음식값을 달러로 지불해야 하고, 물가는 무진장하게 비싼것 같다.
홍콩에서 네팔로 갈때에는 왼쪽에 앉아 가야 히말라야의 모습을
비행기에서 볼 수 있다는 말에 좌석 배치를 그렇게 부탁했다.
그런데 다시 오른쪽인듯 싶다는 다른 여행객의 말에 그 변경을
부탁하는데  말하면서도 좀 미안하다.
이미 정해진 보딩 티켓을 찢어 없애면서 까지 친절히 손님의 기대에
부응해 준다.
친절하게 웃음을 띠고 순수하게 응해주는 직원들의 태도가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결국 밤에 도착하는 바람에 그 말로만 듣던 절경이라는 비행기
에서 보는 히말라야의 모습은 수포로 돌아 갔다.

네팔 항공은 생각이하로 수준이 낮았다.
우리나라 시골 버스이하의 수준인데다가 자리에 앉아서 보는
비행기의 벽지가 뜯어져 있고 여기저기 손봐야 할 곳이 보인다.
"이러고도 비행기가 무사한것이 이상하다 그치?"
더군다나 도무지 좁아 터져서 작년에 갔었던 운남행 비행기를 생각
했지만 이것은 그보다 더 형편이 없다.

그러나, 그런 불안감을 일시에 없애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
승무원과 승객간의 허물없는 친밀감이었다.
전통 네팔 사리를 입은 여승무원이나 남자승무원 모두 한없이
친절하고 다정했다.
차림에서 오는 친밀감도 있고 화장기 없는 자연스러운 얼굴도
그런 느낌을 더하게 했는데 얼굴에 밀납처럼 화장을 하는 우리
승무원들의 친절함과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다.
비행기 안이 좁은 이유도 있었겟지만 네팔인들의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선량함이 승무원들의 태도에서도 묻어 나오는 탓이라
여겨 졌다.
그 기분은 네팔 곳곳에서 이어져서 너무나 착하고 아름다운
국민이라는 되새김질을 하게 한다.

허름한 카드만두 공항은 썰렁한 기운마저 든다.
30달러의 비자 대금을 내고 즉석 비자를 발급받는데 모드 사람들의
표정이 부처님같다.

환전을 하고 나오는 동안 일행 중 한명이 어디선가 홀로 여행온
[정은이]아가씨를 한명 데리고 온다.
안나푸르나를 가기위해 혼자 왔단다.
아이고 용감하여라. . .
일행이 되어 여행자의 거리인 타멜로 향했다.


info
대부분 여행자들이 찾는 타멜 거리로의 이동 수단은  주로 택시다.
특히 밤에 도착하는 경우엔 prepaid 요금제로 운영되는 택시를
타는게 좋다.
요금을 흥정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덜 수 있고 혹시 있을 목적지에
잘 못 데려다 주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택시의 수준은 모두 폐차 직전의 것들인 것을 명심 할 것.
인도에 대한 정보로 머리가 어지러운 사람들에겐 네팔 인들에게도
그 의심을 품게 하는데 네팔인들에게서 속임수를 당한다는 생각
은 안해도 좋다.













  • ?
    다감 2004.02.28 12:34
    하마터면 못갈뻔 했네요.. 준비성이 없는 나같은 사람때문에
    고생도 쪼께 하시고~~^^* 좋은사람 용감한 사람들..
    앞으로의 행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 ?
    길없는여행 2004.02.29 01:48
    시작부터가 복선을 깔아주시는 건지...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전 네팔에 대한 인상자체가 무진장 좋습니다. 좋은 사람들만 만나고..... 신세만 져서인지... 아님, 그 무엇의 동질감때문인지... 암튼 저에겐 기분좋은 나라임에 틀립없습니다. 진원님의 여행이 어떻게 펼쳐질지 매우 흥미롭습니다.
  • ?
    허허바다 2004.02.29 13:29
    긴 장정에 드셨군요 ^^* 아이고 진원님은 그래도 물건에 대한 건망증이니 다행이십니다... 전 "느낌 건망증"입니다. 그래서 바로 글로 뱉어 내어 버려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덜 익은 사과맛만 나는 글이 되어 버리죠 ㅎㅎ 에고~ 오늘도 지금이 새벽 6:10... 새벽 2:20부터 잠도 못자고 눈거플 부비고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왜 이리 글을 재미있게 쓰시는 것입니까! 잠 좀 잡시다! ㅋㅋ ^^*
  • ?
    산유화 2004.02.29 17:42
    아이고~ 클날뻔 했습니다. 시작부터 아슬아슬 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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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메 2004.03.02 14:20
    허허헛. 출국시 부터 진땀을 빼며 시작된 인도여행이 더욱 흥미진진해집니다
  • ?
    시공 2004.03.02 20:48
    건망증으로 시작된 여행 솔솔한 재미가 묻어납니다 벌써 목이마릅니다.보따리를 서서히 풀어주시죠....
  • ?
    판도라 2004.03.20 02:00
    제가 늦게온것이 아니라 진원님께서 여행에 들떠 잠을설쳐너무 일찍온 거죠, 그후로도 진원님은 많은것을 두고 기부하고 오셨죠, 예쁜 머리핀이랑 사진으로 유명해진 했빛가리게용 손수건 등등 ㅋㅋㅋ, 잘 잙었고요 계속 올려주세요
  • ?
    moveon 2004.03.20 11:07
    판도라님 ㅎㅎㅎㅎ그렇게 판도라님을 만나게 되기 전에는 못된 성질머리 때문에 짜증이 나려 하다가 판도라님을 마나고서는 금방 웃게 되었다는 이야기 입니다.잉~~~기분나쁘지는 않으시죠? 으아~~그렇다고 모두모두 기부하고 온 것을 다 털어 놓으라니 너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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