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call 11

by moveon posted Nov 0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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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파출소 긴급 단축 전화 번호 이다.

*사건 개요*
이야기가 거슬러 올라가자면 사건의 발생은 이모님을 병원에 모시고 갔다 집에 모셔다 드
린 날이 된다.
그 때 이웃집  즉 이모님의 당 조카--집성촌인 그 마을은 같은 성씨들의 친척들이 모여
산다---는 이모님을 모셔다 드리고 돌아서는 날 보았다고 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돈간에 속하는 사람이라 처음 우연히 마주 쳤을때 아는체 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가 된다.
걸어서 15분 거리의 슈퍼마켓에 물건을 사러 가야 하는 일이 생겨서 걸어가는데 뒤에서
갑자기 불러 세운다. .다짜고자 소매를 잡아끌면서 던지는 말이 좀 . . ㅎㅎㅎ.[여기에 밝
히자니 조금 이상해서내용은 안 밝힌다.]
정중히 한마디. .
"이모님께 안부 전해 주세요. 저랑 사돈인거 아시죠?"
"이야기 좀 합시다."
"지금 제가 바쁘답니다."
도망치다 시피 돌아서서 볼 일을 마치고 집으로 왔다.
그 때 혹시나 사람들이 내게 제대로 말만 해 주었다면 준비라도 했을 텐데. . .

다음날은 시내에  먹을 거리를 준비하러 가야 해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서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부지런히 한 정거장을 걸어갔다.
말을 거는 것도 귀찮을 때가 있는 법이라서. .
급기야 사람들이 모여 있는 도로 주변에 와서 까지 날 아는체 하다 소매까지 잡아
끄는 사례가 발생했다.
분노가 폭발했다.
"너 한번만 더 나한테 이러면 죽을 줄 알아!!!!"
ㅎㅎㅎㅎㅎㅎ
단번에 날아 드는 것은 욕지거리 였는데. . 듣고 있을 수 없어서 근처의 아는이 집으로
피해 들어갔다.
그 때서야 마을 어른들이 그의 전적에 대해 말해 주신다.
"고등학교때까지는 무척 순진한 녀석이었는데 말이야. 어느날 깡패들한테 맞아서 머리가
좀 이상해 졌거든. . . 치료 시기를 놓쳐서 자기 어머니 아버지를 때린 혐의로 교도소에서
출감한지 얼마 안되는디. . . 어쩌냐 저녀석 계속 저러면 경찰에 신고 해야지. .
하긴 경찰도 속수 무책이던디. . "
갑자기 내 동창 녀석 중 한 녀석이 대학교 2학년 초에 몰매를 맞아서 여름방학 내내 치료
를 받았는데 결국 정신이상자로 전락한 사례가 떠 올려진다.


한편으론 안쓰러운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감상적일 수만은 없을
것. . . . . 조울증 이상의 정신병력의 소유자들에게서 직시되는 제일 무서운 것들은
폭력적인 성향이다. 자해적인 성향은 자신만을 해하지만 타인을 향한 분노나 잠재의식은
타인을 해하고 말기 때문에 그 피해자는 몹시 불행한 피해자가 된다.

*사건의 진행*
정신무장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 정신무장은 다음날 여지 없이 깨지고. .

갑자기 방문을 덜컥 열고 문앞에 서 있는 그를 본 순간 나는 겁을 먹고 만다.
왜? 오토바이 소리를 듣지 못했을까?????
10월의 마지막날이라고 분위기에 들떠서 음악을 크게 틀어 놓은 탓이다. [웃음]
다짜고짜로 마당의 한켠에 실례를 한다[작은 것].
말같지 않은 칭찬[생략]
성희롱수준의 떠벌림
"도망을 가야 해"
집을 나서는 순간 다시 소매를 잡아 끈다.
"으악 !!!!"
놀라서 주춤하는 그 순간에 냅다 저 멀리 들녘에 평화로이 일하는 사람들에게로 달렸다.
집앞에서 30여분을 날 기다리는 그를 피하느라 땡볕에 한참을 서성이다 올라오는 이들
에게서 상황을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 꿈이라면 좋겠건만. . .

가슴을 추스리고 오후에는 집에 수북히 쌓인 낙엽들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
이번에는 새 옷을 차려 입고 선그라스를 끼고 들이 닥친다. . ㅎㅎㅎㅎㅎㅎㅎㅎ
다행히  밖에서 부딪치는 일이라서 가슴이 덜 떨린다.
오는 길에 동네 사람 한 사람을 만났다며 자신 스스로 얼른 자리를 뜬다.
"휴우~~~~"
안되겠다. 내일은 경찰에 알려야지. . .

경찰서에선 그 녀석 이름만 듣고도 놀란다.
"만일 다시 찾아 오면 오는 즉시 저희들에게 전화를 하십시오."
단축 전화번호 11번에 파출소를 등록 시킨다.

단순한 시골 정신이상자의 호기심의 반작용인가의 결론을 내리기 전에 ,시골을 떠나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까가 더 걱정이다.
이런 곳에서의 사람들의 인심은 늘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 . 여성에 대한 편견은
아직도 시골 곳곳에 깊숙하게 도사리고 있어서 유별나게 티나더니 저런꼴을 당하는게
아닐까? 하는 불순한 눈초리가 있게 마련이라서. . .

*내가 해야 할일*
오늘 다시 급하게 시내에 나갈 즈음엔 이곳 저곳에 문을 다 잠갔다.
그러나 늘 실수가 있게 마련이어서 부엌문 잠그는 것과 목욕탕 잠그는 것을 잊었다.
돌아와 보니 부엌문은 너절하게 열려서 부엌에서 방으로 통하는 문도 열려 있고 목욕탕
문도 열려 있다.
그 녀석이 어제 왔을때 이곳 저곳 문 부터  덜컥 열어 제치던 것을 감안할때 다시
그녀석이 온것이 확실하게 생각된다.
차라리 와서 네가 지껄인대로 이곳 저곳 어느곳이던지 한번 부수거라. .
널 경찰의 손에 한번 넘겨야 한다면 빨리 넘겨 버리고 싶다.

오늘이 11월 1이다.
나의 경계 태세 단축 번호도 11번이다.
살아가는 세월의 경계가 다시 되었다면 오히려 감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