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손가락 지문이 없어졌어요.~~~~

by moveon posted May 2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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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하늘채로 올라오는 길 입니다.
저곳에 보이는 덩굴도 다래 덩굴입니다.



결국 반질 연고 바르는 일을 그만 두었습니다.
아!!!모르시죠?
시골 약국에서 습진이라길래 그럭저럭 약 사서 바르다 아무래도 이상하여
시내 종합병원으로 달려 갔었습니다.
습진이 아니고, 각피증이라고 하는데 의사 선생님 말씀이 더 재미있었어요.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손질을 하지 않아서 생긴 것 같은데 증상이 없어서
병이라고 할 수 없답니다. 그래도 병은 병 아니냐고 하니까 병이 아니라서
처방전이 없다고 하더군요.그냥 반질 연고 같은 것 바르세요~~~~
습진이라는 말보다 더 어이가 없었습니다.
손 바닥이 발갛게 변하고 엄지와 검지 사이는 이미 딱딱하고 손바닥 전체도
역시 딱딱해 지고 있는 실정에 말입니다.
눈물이 조금 났습니다.
시골 생활이 아름답기만을 바라는 철부지 아니었지만 손이 그렇게 되고 보니
괜히 짜증나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얼굴에 로션하나 바르지 않아 검게 그을리고,주름살 투성이 되어가는 것에도
초연할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음~~~~심리적으로 이유가 있을 것이겠지요? 얼굴보다 손발에 신경쓰는 것
말입니다.
"그래~~~~~ 다른데는 자신이 없고 늘 손,발이 어여쁘다는 칭찬을 받아온 탓
이구나."
[ㅎㅎㅎㅎㅎㅎ]
더 이상 어여쁜 손을 기대 하는 것은 어리석은 아집이 되겠구나. . 하는 깨달음[?]
뒤에 포기를 합니다.
돌아보니,
지리산을 다니면서도 늘 뽀송한 모습을 자랑하던 나의 발도 이곳 저곳이 단단히
각질화 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조만간 좋아 지려니 하는 것은 부질 없는
바램이겠습니다. 늘 일은 많고 보이면 어떻게 해서든지 제가 손을 대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시골 여인이 되어 가는 거겠지요.뭐 마음 추스리고 나니 괜찮습니다.

그런데. .
며칠전에 손을 데었습니다.
냄비에 라면 끓여서 밖의 테이블로 옮겨 가려하다가 잠깐 정신을 놓고 그냥 맨손
으로 집어 들려고 하면서  엄지와 검지가 데었는데 시내에 있더라면 화상연고도
바르고 신경을 서서 치료가 잘 되었을 일을. . .후시딘에 밴드를 바르고는 그냥
두었고 하루하루 밴드만 갈아 주었더니 새살이 돋으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히멀건
상처가 났는데 지문이 없어 보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늘은 일체 약을 바르지 않고 그 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각피증에 화상까지. . .
보기 흉하긴 한데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지난 시절 생각이 나는 군요.
한참 茶 공부도 하고 맛을 알게 되고 茶器를 모을때 입니다.
새로 사온 茶器기는 반드시 약한 소금물에 한번 끓여서 보관을 하는데 유약처리된 것
그리고 기타 불순물을 제거 하기 위한 일반적인 방법이어서 였습니다.
부엌에 얹어 놓고 깜박 했지요.
부엌에 가득한 김을 보고 놀라서 얼른 끄집어 낸다는 것이 맨손을 그 끓는물에 집어
넣어 버렸답니다.
손에 보호 장갑을 낀 것으로 착각 한거지요.ㅎㅎㅎㅎㅎㅎ
밤에 난리가 나서 병원으로 약국으로 헤매고 다녔습니다.
이상한 것은 소금물에 데인 상처가 그냥 물에 데인 상처보다 쉽게 낫고 그다지 상처가
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정성스레 정말 너무나 정성스레 치료를 받고 손이 다 나았을 때 부터 저는 茶器를
다 치워 버렸습니다. 마치 그것들 땜에 사고가 났다고 생각하고는 쳐다보는 것도 싫었
으니까요.. . ㅎㅎㅎㅎ정말 한심하죠?
"살갗이 어린아이 같아서....."
다치기도 잘 하고 데이기도 잘하는 통에 부엌에 얼씬도 못하는 집안일 못하는 여자가
되는 그럴싸한 이유가 되었습니다.지금도 어머니는 집에서는 아무것도 못하게 하십
니다. 제가 사는 시골에서야 말려줄 사람도 없어서 이렇게 다치고 상처입고 하지만. . .
어머니 없는 데서는 어쩌겠어요.

건강은 반대로 다 나은 듯 보입니다.
건강이 최고니 뭐 다 잘 된 것이긴 하지만요. . .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 다는 것 만으로도 저는 요즈음 행복합니다.


그래도
아이고 !!!!손을 쳐다 보면 쬐금 언짢습니다.

내일도 이것 저것 할 일이 많은데. . .손 다듬을 여유가 어디 있겠습니까???